(여행 내내 저와 함께한 저의 가방. 지금도 잘 메고 다닙니다^^)
안녕하세요 주앵입니다!
저는 얼마전에 베트남 여행을 다녀 왔고요 (2/20-3/2) 그 때 아맙의 구수정 '누나'와 권현우 형님을 만나뵙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여행이 끝나면 저의 보잘것 없는 여행기를 이곳 아맙 카페에 올리는 것이 어떻겠냐는 황송한 제안을 받고 그러기로 결정을 하였드랬습니다. 여행 동안 저는 매일 밤마다 모기와의 사투를 벌여 가며 간단하게 일기를 쓰고 있었고, 그래서 큰 고민 없이 그냥 그것을 고대로 올리면 되겠다 싶었기 때문입니다. 별로 재미없는 내용이겠지만 그냥 눈요기감으로 가볍게 읽으시면 큰 불편함이 엄습하지는 않을 것 같사옵니다!
저는 지난 여름에 베트남의 굿윌과 한국의 나와우리가 주관하는 평화캠프를 다녀왔습니다. 평화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해 본 적은 없었지만 캠프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여러가지를 생각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지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곳에서 만난 베트남 친구들과의 인연이 제게는 정말 소중했습니다. 함께 한 시간은 고작 2주였지만 캠프 기간 동안 그 친구들에게 저는 한국의 몇 안되는 제 지인들로부터도 쉽사리 느끼지 못했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캠프 후반부에 아쉬운 석별의 정을 나누면서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I will be back!!!
지난해에 대학 3학년이었던 저는 캠프에서 돌아온 후 2학기에 저희 학교에서 개설하는 교양 수업 중 하나인 '베트남어'를 수강하기도 했습니다. 교양 수업이 보통 그렇지만, 한국인 선생님이었고 베트남어를 심도 있게 가르치지는 않았지만 한학기 내내 재미있게 수업을 들었어요. 비록 훌륭한 성적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 선생님께 가장 사랑받는 학생이었다고 자부합니다!! ㅋㅋ
드디어 겨울방학이 오고, 시간이 흘러 해가 바뀌고 다시 학교에 가야 하는 억울한 시기가 다가 올 무렵에, 저는 베트남에 가기로 마음먹고 꽤 비싼 돈을 주고 비행기표를 예약했습니다. 페이스북을 통해서 베트남 친구들에게도 그 소식을 전했고 바리바리 짐을 챙겨 지난 2월 20일 일요일 오후 1시경! 저는 호치민 공항에 도착하게 됐습니다. 헥헥.. 아직 여행은 시작도 못했는데 전주가 너무 길어졌네요.
정말 감사하게도 공항까지 친구들 네다섯 명과 권현우 형님이 나와 주셨더군요. 다시 만난 친구들.. 무지 반가웠습니다. 약간은 수줍은 얼굴로 저를 기다리는 그들에게 다가갔지요. 아~ 이곳이 베트남이구나 하며 감격에 겨워할 때쯤 친구들이 한결같이 말했습니다. "오빠 살쪘어!" ... 제가 조금 몸무게가 늘긴 했지만 이런 반응이 올 줄은 몰랐는데 ㅋㅋㅋ 점심때라 친구들과 함께 쌀국수를 먹으러 식당으로 갔습니다. 그 때 처음 알게 된 것인데, 대학생인 제 친구들.. 다들 오토바이를 한 대씩 가지고 있더군요. 캠프 때만 해도 그런 것까지는 알 시간이 없었는데.. Linh의 뒤에 타고 가면서 좀 얼떨떨했습니다.
(굿윌 사무실에서.. 친구들 ^^)
점심을 먹고는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굿윌 사무실로 향했어요. 사진에서만 보던 사무실 내부에 들어서니, 처음부터 아주 내 집처럼 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진으로 많이 봐서 그런가.. ㅋㅋ 친구들이 깎아 주는 과일을 먹으며 앉아 있는데, 이 친구들 베트남어로 열띤 토론을 벌입니다. 현우형님 말로는 앞으로의 제 여행계획을 짜는 중이라고 하더군요. 네 그렇습니다. 저는 아~~~무런 계획 없이 10일간의 여행을 무작정 온 겁니다. 물론 거기에는, 제 친구 Huy의 "무슨무슨 해변에 가자, 캄보디아에도 가자" 등등의 감언이설들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물론 나중에 그 실체가 밝혀지기는 했지만... ㅎㅎ 캠프 때 저와 같은 민박집인 7번집에서 지냈고 유달리 많은 정을 나눈 친구들 중에 Thao가 제 여행 매니저를 맡기로 했습니다. 아주 믿음직스럽네요.
아 참, 굿윌의 Ngan 누나도 오랜만에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혼자서 캠프 팀을 지휘하던 카리스마도 그렇지만, 그 이면에는 누나로서 살갑게 대해 준 따스한 면이 있었던 Ngan 누나.. 제가 참 좋아했었는데, 다시 만나니 진짜 반가웠습니다. 누나의 크나큰 배려로 저는 여행 동안 굿윌 사무실을 베이스캠프로 해서 이곳에서 잠도 자고 맛있는 것도 해먹고.. 많은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
저녁식사로는 호치민에서 유명한 음식인 '염소고기'를 먹게 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아주 맛이 좋았어요. 지금도 다시 먹고싶을 정도로요. 우선 염소고기를 조금 구워 먹고.. 염소의 '뇌'를 넣은 탕을 먹었습니다. 베트남에서 건배를 할 때 외치는 'mot, hai, ba, yo!!!' 를 오랜만에 외치고 맛난 걸 먹으니 이제야 진짜 베트남에 와 있다는 실감이 나는 거 있죠. ㅋㅋ 그리고 가라오케에 갔는데, 캠프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베트남 친구들.. 노래하는 걸 정말 좋아합니다. 저는 아는 베트남 노래가 많지 않아서 'cho ban cho toi' 한곡을 부르고 계속 박수치며 장단을 맞추고 있었는데, 친구들이 신나게 노래하고 노는 모습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현우형님.. 다들 아시겠지만 어찌나 잘 노시는지 ㅋㅋㅋ
(맛있는 염소탕..)
(노래방에서 신난 친구들)
다시 굿윌로 돌아와서 친구들과 함께 잠을 잤는데.. 아주 모기가 많았어요. 팔이 벌집이 됐습니다. ㅋㅋ
첫날 이야기까지 썼을 뿐인데 너무 길어져서 일단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뒷 얘기는 어느 정도의 분량으로 언제쯤 또 쓰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다시 여행기를 쓰니까 그때 일들이 떠오르기도 해서 재미가 있네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그날 주영씨가 오신 날, 베트남 친구들이 어찌나 좋아하던지. 수줍고 말 없던 친구들도 그날은 엄청 좋아하고 들떠서 맥주도 먹고 농담도 많이 하고 그랬죠. ㅋㅋ 그래서 저도 덩달아 신나서 살짝 과하게 놀긴 했습니다만 ㅋㅋ 잘 읽었습니다. '주앵이의 여행일기' 계속 기대할게요~~~~ ^^:
주앵이의 여행 일기 재밌어서 단숨에 읽어 내렸네. ㅎㅎ 그 2탄이 기대 만빵! ^^ 한국에서도 즐겁게 지내길... 어디서든 열심히 살다가 또 얼굴 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