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문학기행, 2016년 4월 23일(토),춘천 일대 (김유정문학관에서)

[박경화]

(사)한국편지가족 대구경북지회 2016년 봄 문학기행

일시 : 2016년 4월 23일 토요일

장소 : 춘천 김유정문학관, 청평사, 제이드 가든 수목원

참석 : 회원 23명, 비회원 2명

올해 대구경북지회의 문학기행은 춘천 일대를 둘러보는 것이었다.

23명의 회원과 2명의 비회원이 참석한 강원도 춘천으로의 여행은 하루 일정이라 몇 군데만

가보는 것이었지만 그것 또한 바쁘게 다녀서 한 군데도 제대로 살펴볼 수가 없었다.

더 자세하고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여행은 다음으로 미루며, 회원들과 차를 타고 나누는

즐거움과 친목감이 아주 컸기에 다른 것의 부족함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들 어찌나 다재다능한지 버스 안에서의 장기자랑은 무슨 대회를 방불케 했다.

오고 가는 시간을 편지 낭송과 편지강좌에 관한 이야기, 가정사, 노래, 건강춤, 간식 등으로 메꾸며

끊이지 않는 웃음과 박수소리는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소리였다.

어릴 적에 재미있게 읽었던 "동백꽃", "봄봄" 등의 작가 김유정 선생님의 문학관을 둘러보며

오래 사셨더라면 주옥같은 작품이 더 많았을 것을 생각하니 천재작가의 요절이 무척 안타까웠다.

소설의 배경이 된 곳에서 사진을 찍으니 나도 소설 속 인물이 된 듯 근사한 대사 한 줄이라도 읊어야 할 것만 같았다.

주변 풍광이 마음에 들어서 산 좋고 물 좋은 춘천에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음 코스인 청평사를 향해 새소리 들으며 걷는 걸음은 마치 선경을 찾아가는 듯했다.

나는 청평사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불심이 깊고 부지런한 회원들은 그곳까지 다녀왔다.

다리가 아픈 몇몇 회원과 계곡 물소리 들으며 공주와 뱀의 전설을 동상으로 만들어 둔 곳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창 물오른 나무들의 연둣빛 잎사귀들이 바람에 살랑대며 태고적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진달래꽃을 좋아해 그 곁에서 폼 잡고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다. 어느 날 문득 그곳이 그리울 때면 사진을 꺼내보겠지.

사진 속에서 시들지 않고 늘 피어있을 진달래 꽃송이와 4월의 연푸른 나의 조국 산천...

2,660여 종의 식물로 가꾸어진 유럽풍 정원인 제이드 가든 수목원은 여러 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시간 관계상 다 둘러볼 수가 없었다. 가족과 연인들이 많았으며 그들은 모두 미소를 띤 표정으로 행복감이 넘쳐보였다.

사랑하는 사람과 거닐며 아름다운 곳을 즐기는 마음은 숨길 수가 없을 테니 얼굴 가득 저절로 미소가 흐를 것이다.

점심은 춘천의 유명음식인 닭갈비와 저녁으로는 간단하게 막국수를 먹었다.

육식을 잘 하지 않는 나로선 몇 점 먹어본 닭갈비의 육질이 생각보다 엄청 부드러움에 놀랐다.

나는 아주 오래 전에 친한 친구와 춘천에 가서 먹었던 막국수 맛을 잊지 못하고 그 맛을 조금쯤 기대했었는데

영 다른 느낌었다. 나이가 든 내 입맛이 달라졌는지 그 시절의 막국수풍이 아닌 현대적인 것인지...

그렇게 변하는 것 중에도 추억은 변하지 않으며 세월은 흘러흘러 가는가 보다.

회원들의 찬조금과 풍성한 먹거리, 행사 때마다 정성을 다한 부회장님의 갖가지 준비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즐거웠던

여행이 되었다. 참석해주신 회원과 비회원, 참석하지 못하는 마음을 찬조금과 문자로 보내주신 회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우리가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며, 사라져가는 편지 문화를

사랑하는 공통점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번 문학기행의 인사말을 편지글로 써서 낭송하며 글의 추신으로 이런 말을 썼다.

"편지를 쓰는 손은 늙지 않습니다!"라고.

늙지 않는다는 것, 누군가를 위해 편지를 쓰는 고운 마음은 영원히 늙지 않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그 마음, 그 손은 곧 사랑이며 정성인 것이다. 편지로 소통하는 조금쯤 느린 세상에서 살고 싶다. 느릿느릿!

   (김유정문학관에서)

[윤무숙]

수고 하셨습니다
전부 다 밝은 표정이
참 멋지십니다

[박경화]

숙낭자님이 불참하셔서 아쉬웠지만
모든 것이 마치맞게 즐거웠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