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주민뿔났다-용산녹색당 참여 후기

[도현 용산]

이번주는 참 여러가지 일이 많은 주였습니다. 백남기 어르신 지키기 투쟁, 청계광장 시위..그리고 최순실에 관련된 사실들이 끊임없이 봇물처럼 터져나왔지요. 박근혜 정부가 매일 매일 우리에게 선사하는 신기한 소식에 아침부터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요즘입니다. 이러한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29일 (일)요일, 용산녹색당은 우리가 오랫동안 주요 의제로 다뤄왔던 '용산미군기지'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자 이태원 광장에서 열린'온전한 생태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용산주민성토대회 "용산주민뿔났다" ' 집회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온전한 생태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용산주민성토대회>
"용산주민뿔났다"
 

-주최 : 온전한 생태평화 공원 조성을 위한 용산시민회의(가)
 

1.행사 취지
-2017년 미군기지 반환 이후 용산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첫 번째 국가공원이 조성될 계획입니다. 서울 한복판 110년 넘게 외국군대가 주둔했던 역사를 넘어 시민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이 조성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온전한 생태평화공원 조성은 여러 난관을 겪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미군기지 인근 환경오염은 지속되고 있으며 국가를 대표한다는 공원은 미대사관 이전 및 미군의 잔류 요구로 인해 누더기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공원 계획 수립과 추진과정에 시민참여가 보장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온전한 생태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용산시민회의(가)는 10.29일 주민들의 마음을 모아 온전한 공원 조성을 요구하는 행사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2.일시, 장소
-2016년 10월 29일 (토요일) 오후 2시~4시 이태원 광장(1시간여 집회 후 경리단 방향 행진)
 

3. 주요 프로그램
2시 집결

~2시10분 : 몸풀기 시간 : 간단한 손 구호와 노래(우유송 개사한 용산공원송) 배우는 시간

~15분 : 여는 공연 : 용산마을밴드 돌삼밴드

~20분  : 여는 발언 :시민회의 공동대표 김은희

~50분 : 주민 공연 및 자유발언
 
: 고래 어린이 노래 공연 (아름다운 세상)
: 용산에서 학교다니는 대학생 발언
: 중증장애인 센터 발언
: 만담꾼 공연
: 환경단체 활동가 발언
: 주부 자유 발언

~55분 : 결의문 낭독

~3시 : 단체 퍼포먼스

~ 40분 : 경리단 방향으로 행진

~ 4시 : 21번 게이트에서 간단한 정리집회

오후 2시~ '돌아오는삼각지밴드' 일명'돌삼밴드'의 공연으로 행사가 막을 열었습니다.

용산주민분들이 행사에 많이 참여해서 아이들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자유발언 첫번째 순서로, 아이들이 나와 노래를 불렀습니다. 노래가 끝난 다음에는 용산공원 안돼! 하며 힘껏 발차기를 하더군요^^

다음 순서로는 용산에서 학교를 다니는 대학생 김도현씨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진 탓에 모두 두꺼운 옷들을 입고 계시네요~

시민분들의 자유발언이 끝나고 퍼포먼스가 진행됐는데요,

이렇게 뿅망치로 풍선들을 터뜨리는 재밌는 퍼포먼스였습니다. 사람들이 한명씩 나와 '용산 미군기지 절대안돼~'같은 구호를 외치고 풍선을 팡 터뜨렸답니다.

이태원 광장에서 열린 행사가 끝난 후, 이태원광장~경리단길 입구~육교~미군기지 게이트 21까지 행진을 했습니다. 구호를 외치고 용산미군기지 반대노래를 부르면서 재미있게 걸었답니다.

날씨가 추웠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분들이 모여 주셨습니다.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었던 행사라서 더더욱 힘이나고 즐거웠습니다. 용산미군기지는 내년 2017년에 평택으로 이전되고 용산공원이 조성될 예정이지만, 정부는 시민을 위한 온전한 생태공원이 아닌 누더기 공원을 만드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10월 6일자 한겨레 신문 기사 내용입니다.

http://www.seouland.com/arti/society/society_general/1050.html

날도 추워졌는데, 용산녹색당분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청계광장에서 열린 집회에도 참여하신 용산 녹색당 분들도 계셨습니다..)

+)용산녹색당 김도현 당원 연설문

안녕하세요, 용산에 있는 유일한 대학교, 숙명여대에 재학중인 정치외교학과 1학년 김도현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발언 기회가 주어져 연설문을 쓰려고 자리에 앉으니, 문득 미군기지를 처음 본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때는 바로 입학한 지 이틀도 안되던 날이었습니다. 녹사평역에서 약속이 있었습니다. 용산을 잘 모를 때였던 지라 숙대입구역과 녹사평역이 굉장히 가까운 줄 알았습니다. 지하철로 한번만 환승해서 한 정거장만 가면 되는 거리니까 걸어가도 시간이 얼마 안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숙대에서 출발해 도로 표지판을 보면서 녹사평역까지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남영역을 지나니, 제 옆에 높다란 벽이 들어섰습니다. 끝없이 이어진 벽 위에는 설치된 철조망은 굉장히 위협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분명히 녹사평역이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30분 넘게 지루하게 걷고만 있었습니다. 저는 결국 약속시간에 거의 한 시간 가까이 늦고 말았습니다. 미군기지를 둘러싼 벽만 없었으면 약속시간에 늦지 않고 빨리 올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야 그 벽 안에는 미국군사기지가 들어서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용산을 돌아다니면서 미군기지가 정말 얼마나 크고 넓은지 그리고 그 존재가 얼마나 불편한지도 몸소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이걸 계기로 미군기지에 대해 알아보고 나름의 조사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조사를 하던 중 제 통행을 불편하게 했던 미군기지가 내년까지 반환 되고 그 자리에 용산공원이 조성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잘 된 일이라 생각하며 속으로 기뻐하는데, 그 내막을 잘 살펴보니, 미대사관이나 드래곤힐 호텔, 헬기장같은 미군관련 시설들이 새로 생기거나 그대로 남게 되더군요. 여기에 더해 ‘한미연합사’를 미군이 추가로 요구한다는데, 이것을 제외하더라도 385만 제곱미터의 엄청난 미군기지 면적 중에서 우리는 단 235만평만 돌려받게 됩니다. 백자리수가 바뀔만큼 큰 면적을 잃게 되는 것 입니다.
알아볼수록 미군기지는 더더욱 온전하게 돌려받아야하는 땅이었습니다. 미군기지에는 일제강점기 때 빼앗겨 일본군 병영으로 쓰인 역사가 있고 해방 후에는 미군이 그대로 받아 60년 넘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우리의 땅이 미국이 우리나라를 지켜준다는 빈약한 명분으로 그렇게 오랫동안 빼앗겨 있다는 사실에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정부의 지금 계획대로라면 우리는 누더기처럼 갈가리 찢겨지고 오염된 땅 만을 돌려받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경찰박물관, 호국보훈광장 등 국가 기관을 대규모로 유치함으로서 용산공원을 시민의 공간이 아닌 정부 시설공원으로 만드려고 합니다. 심지어 미군기지를 독극물과 기름으로 오염시킨 미군은 아무 책임 없이 평택으로 떠납니다. (오염 조사와 정화까지 다 우리에게 떠 넘기고 가는 미군이 평택을 또 어떻게 망쳐놓을지 저는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몰상식한 공권력이 탈취했던 이 미군기지는 반드시 시민의 공간, 시민의 공원이 되어야합니다. 정부는 우리의 소중한 영토를 오염시킨 미군에게 그 책임을 엄격히 물어야할 것 입니다. 또한 무분별한 권력에 희생된 땅인 만큼, 국가 홍보공원이 아닌 시민의 공원, 역사공원,자연 생태공원으로 용산공원의 정체성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제가 용산에 머문지 벌써 반년이 넘어 갑니다. 미군기지는 저보다 120배 정도 오래 용산에서 살았네요. 그만큼 오래 살았으니 이제는 물러갈 때가 되었습니다. 용산공원은 온전히, 깨끗하게 시민의 품으로, 우리의 품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gkpaul]

와~!!!^^; 도현님 너무도 꼼꼼하고 재미있는 집회참여후기입니다. 도현님 소라님 '용산주민 뿔났다!' 마치고 '박근혜하야집회'까지 너무들 수고가 많으셨습니당~!!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