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소: 지리산 "칠선계곡"
◆ 일시: 2009년 8월 9일 (두째일요일)
◆ 코스: 추성리-> 삼거리-> 두지터-> 선녀탕-> 비선담(원점회귀)
◆ 산행거리 : 왕복8,2km(3시간)
◆ 산행시간 : 오전10시 ~ 오후3시(5시간)
◆ 산행후 서암정사 답사 차량으로 이동(5분)
◆ 후식은 의탄교다리아래서
◆ 회비 : 22,000원
◆ 준비물 : 간식충분히 , 식수, 비옷기타
지리산 최후의 원시림 지대로 불리는 칠선계곡.
이 계곡은 설악산 천불동계곡, 한라산 탐라계곡과 함께 우리 나라 3대 계곡의 하나로 손꼽힌다.
칠선계곡은 지난 64년에야 부산지역 산꾼들에 의해 처음으로 등로가 개척됐다.
국제신문 산행팀의 초대 산행대장이었던 성산, 지난 77년 고 고상돈과 함께 에베레스트 등반대원으로 참여한 곽수웅 씨 등 부산지역 원로 산악인들이 당시의 개척 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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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담 전망대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산꾼들. 이곳이 현재까지 오를 수 있는 상한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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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워낙 깊고 험준한 데다 장마나 태풍때 급격한 지형 변화로 인해 해마다 숱한 생명을 앗아가 한때 '죽음의 골짜기'로 불렸다.
마음은 있지만 선뜻 발걸음이 내키지 않는 그런 존재였다.
세월이 흘러 지난 99년 칠선계곡은 자연휴식년제 도입으로 2005년까지 7년간 선녀탕까지를 제외한 전 구간이 비법정 탐방로로 지정됐다.
비록 선녀탕까지는 개방돼 있었지만 등로와 계곡이 동떨어져 있어 산꾼들에겐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비선담까지 개방구간을 500m 더 늘리면서 산꾼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사무소 함양분소 하덕호씨는 "올 봄까지도 사실 뜸했지만 여름철이 되면서 주말이면 전국에서 많은 산꾼들이 찾아와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며 "옥녀탕 비선담이 포함된 500m의 위력을 새삼 실감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산행은 함양군 마천면 칠선계곡 추성리 주차장~추성 매표소~두지동~(통제기간) 출입문~출렁다리~옛 칠성동 마을터~(추성)망바위~선녀탕~옥녀탕~비선담~비선교~추성리 주차장 순.
등산로 중간중간에 계곡을 잇는 다리와 덱 등이 설치돼 있어 초보자도 3시간이면 거뜬히 다녀올 수 있다.
한때 편도 18㎞로 알려졌던 칠선계곡(추성리~천왕봉)은 최근 공단 측에서 25m 줄자로 실측해 본 결과 9.7㎞였다. 들머리에서 선녀탕까지는 3.4㎞, 비선담까지는 3.9㎞. 매표소에서 주차장까지 200m쯤 돼 결국 비선담까지 4.1㎞를 왕복, 총 8.2㎞를 걷는 셈이다.
매표소에서 포장로를 따라 오른다.
왼쪽 움푹 파인 국골을 중심으로 오른쪽 초암 능선, 왼쪽 두류봉 능선이 보인다.
급경사 오름길이 600m 정도.
숨이 몹시 차다.
고갯마루부터 소로로 이어진다.
곧 갈림길.
오른쪽은 정상골 가는 길로 기(氣) 치료하는 보화선원이 있다.
직진한다.
정상교를 건너면서 소로 우측 비탈에는 녹차, 왼쪽에는 호두나무가 지천이다.
3, 4㎝ 크기로 자란 호두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모두 주민들의 생계수단이다.
25분 뒤 두지동(옛 두지터).
오래전 화전민들이 기거했던 마을이다.
자주달개비 닭의장풀 왕원추리가 반긴다.
가야의 마지막 왕인 구형왕이 이웃 국골에서 진을 치고 있을 때 식량창고로 이용했다는 설과 지형 자체가 쌀 뒤주를 닮았다는 설이 있다.
지금은 네 가구가 민박을 치며 농사를 짓고 있다.
8년 만에 이곳을 다시 찾은 이창우 대장은 "덩굴로 에워싸인 입구의 첫 건물인 건조장만 그대로고 나머지는 모두 새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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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제한을 알리는 비선담 안내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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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지교와 통제기간 중 출입문, 그리고 대숲을 잇따라 지나면 이내 출렁다리.
동행한 하덕호 씨는 "계곡물이 범람할 땐 3, 4m 높이의 다리를 훌쩍 넘을 정도로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출렁다리를 건너면서 계곡과 멀어지며 된비알이 시작된다.
험난한 산세 때문이다.
3분 뒤 자귀나무 꽃이 보일 무렵 시야가 트인다.
정면 저 멀리 장터목~샘터~하동바위로 굽이치는 산줄기가 우뚝 서 있다.
(서암정사 내의 연못)
6분 뒤 뜻밖의 평탄한 길로 바뀐다.
옛 칠선동 마을터다.
길 왼쪽엔 축대, 오른쪽엔 계단식 논의 흔적이 보이고 바닥에는 과거 방이었던지 장판이 그대로 남아 있다.
지계곡을 건너 전망이 좋은 너른 바위 위에 이른다.
(추성)망바위다.
이때부터 집채만한 바위의 행렬이 이어진다.
숙취에 좋다는 헛개나무가 눈에 띄지만 손에 닿는 가지는 죄다 잘라갔다.
이럴수록 자연휴식년제 해제는 더뎌진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선녀탕은 이제 1㎞ 남았다.
모처럼 진한 숲 향기를 음미하며 한동안 오르내리며 걷는다.
기복이 심한 돌길도 지나고 늘푸른 산죽길도 헤쳐 나간다. 숯가마터도 지난다.
(옥녀탕 2007.8.20 칠선계곡답사시)
최근 세운 듯한 이동통신 안테나를 지나면 이내 계곡과 다시 만난다.
일곱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선녀탕이다.
3년 전 만든 아치형 나무다리에서 바라보면 더욱 운치있다.
몇 년새 상류에서 휩쓸려온 모래와 돌 등으로 메워져 예상보단 초라하다.
오히려 100m 상류의 옥녀탕이 더 넓고 빼어나다. 매끈한 암반과 울창한 숲, 출렁이는 물결이 벼랑으로 이어지면서 비경의 극치를 이룬다.
옥녀탕부턴 계곡을 왼쪽에 끼고 공단 측이 조성한 덱을 따라 걷는다.
덱 오른쪽에는 덱 조성 전 산꾼들이 타고 오르던 밧줄이 곳곳에 눈에 띈다.
과거 밧줄을 잡고 힘겹게 오르던 이곳을 이젠 덱을 따라 편안하게 걷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10분이면 이번 산행의 종착지 비선담에 닿는다.
바로 위에 역시 흔들다리인 비선교가 계곡을 가로지르고 있다.
비선교 입구쪽 암벽에도 밧줄이 매달려 있다.
다리 건너 왼쪽에는 비선담 전망대가, 오른쪽엔 '자연휴식년제 출입금지'라고 적힌 팻말과 함께 길이 막혀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비선담 또한 절경이다.
# 떠나기전에
- 용소·서암 등 주변 볼거리 재미 쏠쏠
사실 칠선계곡 비선담까지만 다녀오면 허전하다. 그렇다면 산행 후 매표소에서 왼쪽으로 500m쯤 떨어진 용소를 찾아보자.
이정표가 서 있고 12분쯤 걸린다.
직사각형 모양의 시퍼런 소로 물소리가 우렁차다. 오래전 마을에 흉사가 있거나 기우제를 지낼 때 용소에 돼지를 제물로 바쳤다고 전해온다.
참고로 용소 못과 만나는 초암농장으로 방향을 잡으면 초암능선으로, 촛대봉을 우회한 후 하봉 중봉을 거쳐 천왕봉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비법정 탐방로다.
아직도 칠선계곡은 자연휴식년제 해제와 관련, 주민들과 환경단체와의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함양분소 하덕호 씨는 "현재 비선담 상류쪽에도 등산로 정비 공사는 계속되고 있지만 이것이 곧 자연휴식년제 해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자연휴식년제 해제 여부는 현재 시행 중인 용역결과가 나온 뒤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암정사 입구 2008년 12월 지리산 옛길답사시)
칠선계곡 인근의 서암도 찾아보자.
차로 2분 정도 걸린다.
한국 현대불교미술의 결정판이라 불리는 석굴법당 극락전이 볼 만하다.
20평 규모의 이곳에는 지장보살과 아미타여래좌상이 암벽에 조각돼 있다.
인간 능력을 초월하는 땀과 체취가 물씬 느껴진다.
함양에 오면 흑돼지, 일명 '마천 똥뙈지'를 맛봐야 한다.
마천면 소재지의 경남식육식당(055-962-5037)과 월산식육식당(055-962-5025)이 유명하다.
비계층이 살 속에 고루 스며있어 쫄깃하면서도 부드럽다.
식사 후엔 생초IC 대신 도중 갈림길인 '오도재·함양' 방향으로 가자.
속리산 말티고개를 연상케 하는 꼬불꼬불한 오도재길도 멋있고,
이어 만나는 지리산 조망공원에선 천왕봉에서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주능선도 감상할 수 있다.
이 길로 계속 직진, 함양IC를 통해 고속도로로 진입하면 된다.
생초IC 진입보다 20분쯤 더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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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빨랑 가고 싶은 산입니다. 산행이사님 수고 하셨습니다.
8월의 정기산행때는 심심계곡에서 하루의피서가 충분한 적기적소의 산행지라생각하고 선택해주심에 감사하고 기대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