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 비열하지만 탐욕스럽진 않다.
기생은 스스로 양분을 섭취을 못하는 관계로 다른 생물체에서 양분을 뺏어오는 관계입니다. 이와 달리 공생이란 서로에게 해가 되지 않고 서로 도움을 주는 관계를 말합니다. 하지만 기생과 공생에 구분이 명확하게 아니며, 기생에 범위도 다양하게 애기 되어 질 수 있습니다. 기생은 나쁜 것 공생은 좋은 것이라 것은 인간에 시각이기도 합니다.
’기생충 열전‘은 특별히 기생 생명체 중 기생충만을 다룬 책입니다. 기생충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중간 숙주냐 종 숙주냐에 따라 기생충의 행동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입니다. 기생충은 중간 숙주는 막대하고 종 숙주는 자신이 최종적으로 머물러야 할 곳이기에 즉 함께 살아야 할 곳이기에 조심스럽게 대하는 이유입니다.
기생충은 유성 생식을 하기도 하는데 유성생식이든 무성생식이든 기생충의 존재 목적은 모든 생물체와 같이 자손의 번식입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 기생충 학과가 기생충 왕국의 오명을 씻어달라는 국가적 주문에 의해 만들어졌기에 기생충 감염이 3퍼센트 이하로 떨어진 지금에는 필요 없는 학문으로 취급받고 있습니다. 기생생충의 습성을 알아냄으로써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안전만이 아닙니다. 앨러지나 자가면역질환(아토피,알레르기 비염 등) 같은 질환이 급증하는 것은 갑자기 상대가 없어진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우리 몸을 공격해서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기생충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기생충을 박멸의 대상으로 여기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지 못하지만 지금은 기생충을 이용해 환자(자가면역질환)를 치료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습니다.
인간이 기생충의 숙주가 된 것은 아주 오래 전 어느 시점에서 기생충에 감염되었기 때문입니다. 기생충에 대한 연구는 인류학이나 고고학에 기존 학설을 뒤집기도 합니다. 베링해 육지 도하설을 뒤집기도 하고, 조선시대 음식문화, 병리학을 연구 하는데도 도움을 줍니다.
기생충에 관한 “기생충 우리들에 동반자(2011, 정준호,후마니타스)”라는 책을 보면 ‘붉은 여왕 효과’라는 이론이 소개됩니다.
이상한 나라에 엘리스에 나오는 애기로 비유한 이론으로
모든 것이 모순덩어리인 붉은 여왕의 땅에서 엘리스는 체스경기를 하면 ”그 자리에 머물러 있기 위해서는 있는 힘을 다해서 뛰어야 하며, 어디엔가 도달하고 싶다면 적어도 그 두배는 빨리 뛰어야 한다”는 종에 경쟁, 진화, 파멸을 애기하는 이론입니다.
인간과 기생충 역시 이런 경쟁에서 인간은 유성생식을 기생충은 무성생식을 주로 선택하게 하는 이유로 작용하며, 불리할 것 같은 유성생식은 유전자 다양성이라는 장점을 가지게 되며, 경쟁 속에서 인간과 기생충은 서로 공진화(共進化,co-evolution) 합니다.
2. 기생충의 종류와 다양한 생태.
기생충 학과는 건강을 위해 대변 검사 같은 것을 하는 것과 무관합니다. 그것은 진단검사의학과와 관련된 것입니다. 기생충 연구를 위해 학자들은 기생충을 먹기도 하고 눈에 넣기도 한다니 고생이 큼을 알 수 있습니다.
기생충은 각기 개별적인 특성들을 지녔습니다.
요충은 사람 기생충의 대부분이 동물로부터 전파된 것인 데 비해 사람에게서 먼저 생긴 기생충입니다. 또한 회충은 우유빛 흰색을 자랑한다. 그런가 하면 편충은 외모도 아름답지만 장내 기생충 중에서 숙주에게 의학적 피해를 가장 적게 주는 기생충입니다. 또한 간디스토마(디스토마는 입이 두 개라는 뜻이다.)는 환경이 깨끗할수록 더 잘 산다. 개별 기생충의 특징이 아닌 전체에 해당하는 이야기이겠지만 유충은 성충에 비해 약 효과(제거)가 잘 안 먹힙니다.
간디스토마는 자연산 생선회를 먹으면 걸리는데 이는 간디스토마의 생활사에서 가장 중요한 쇠우렁이 양식 환경에서는 살 수 없기 때문으로 당연히 양식 물고기엔 간디스토마 유층이 없다. 기생충은 역사적 사실을 추정하게도 합니다. 미라가 된 500년 전 아이의 변에서 간디스토마 알이 검출된 것을 근거로 저자는 그 아이가 생선회를 먹은 것으로 보며 당연히 임진왜란 이후 에도 시대에 생선회가 널리 퍼진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가 먼저 생선회를 먹은 것이라 풀이합니다.
일반적으로 먹히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지만 기생충은 거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기생충 유충은 갑각류 같은 것에 먹힐 경우 소화되어 영양분이 되는 대신 그 안에서 더 큰 유충으로 자랍니다. 기생충의 생존 전략을 보면 기이하고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중간숙주는 유충단계를 보유하고 종숙주는 성충이 기생하고 암수의 교미가 이루어져 알을 낳는 장소가 됩니다.
톡소포자충이 중간숙주인 쥐를 조종해 종숙주인 고양이에게로 가게 하는 것 역시 기생충의 생존 전략의 하나이며, 영화로 유명해시 연가시도 동일한 전략입니다.
물을 싫어하는 곤충들이 물에 가게 하도록 뇌에 작용하는 연가시는 치명적 유혹이라 할수 있습니다.
얼룩말(줄 말이라 해야 하지만)의 세로 줄이 기생충에 의해 생기는 수면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진화한 결과라는 사실도 흥미롭습니다.
기생충의 생존 전략 중 놀라운 것은 감비아파동편모충과 말라리아입니다.
감비아파동편모충은 인체내에서 표면단백질을 2, 3일마다 싹 바꿀 수 있는 능력자입니다.
면역체계는 불과 2, 3일만에 항체를 만들지만 침입자인 감비아파동편모충이 표면단백질을 싹 바꾸는 바람에 무찔러야 할 기생충을 식별하지 못하게 됩니다.
말라리아 매개 모기는 종합 예술을 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람을 물 때 침을 흠뻑 발라 피부를 흐물흐물하게 만들고 진통제를 집어넣어 침을 넣을 때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하며 항응고제까지 분비해 피가 굳지 않게 합니다.말라리아 암수는 모기가 감염자의 피를 빨 때 우리 모기 체내로 이동(말라리아의 종숙주는 모기)하고 자손들은 모기의 침샘에 들어 있다가 모기가 다른 사람을 물 때 그 안으로 들어갑니다.
말라리아 백신을 만들기가 어려운 이유는 말라리아 병원체가 우리 몸에 들어온 지 30분도 채 되지 않아 간으로 들어가 숨고, 혈액으로 나온 뒤에도 적혈구 안에 들어가 살며, 그나마도 계속 형태를 바꾸기 때문입니다.
3. 밀고 당김.
한 인문의학자가 세균과 인간의 밀고 당김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기생충과 인간도 거기에 해당한다 하겠습니다. “이기적인 유전자”라는 책을 보면 인간을 포함한 생명은 유전자에 전달이라는 목적을 가진 매개체라는 과격한 견해도 있습니다. 이런 견해로 본다면 인간은 기생충에 유전자 전달 매개체라고 할 수도 있고 우리가 기생충 보다 더 나은 입장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인간과 기생충과 협력과 경쟁은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애기 한 자연선택의 진실과 과정을 생각하게 됩니다.
“살아남는 종은 가장 강한 종도 아니고, 지능이 가장 높은 종이 아니고,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다”
첫댓글 발제문을 출력해 갈게요.
갑자기 부탁드렸지만 역시나 완벽한 발제 ㅎ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