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저녁무렵...전화벨이 울렸다..
18회 사무국장인 친구 덕정이였다...아하! 배가 출출한 시간이라 술 한잔 생각나서
전화했나 보다고 나름대로 생각하고 반갑게 전화를 받았다.
지금 신설동에서 재경동문회 임원회의가 있다고 왔으면 좋겠다고 한다.
모임에 참석한지가 오래되어서..서먹한 감이 들까봐 성큼 가겠다는 말이 나오질 않았는데..
뵙고싶은 선배님들도 계시고...여자 동창들도 나오는지 궁금해서....
전화 끊자 마자 부리나케 가게문을 닫고 택시를 타고 신설동으로 향했다.
8시가 넘어서 신설동 명성회관에 도착하니....다들 참석했다는 말을 듣고 달려왔는데..
식당안은 조용하기만 했다..
덕정을 따라 방문앞에 서서 쭈욱 가지런히 놓여진 검정색 구두 수십컬레를 보면서
덕정이에게 물었다...."야야! 여자들은 몇명이노?"
"니 밖에 없어.."....그러는데
"야가 무슨 소리노? ..다 남자들이라?..나 집에 갈란다..에고 남사사루와라.."
그래도 어쩌겠는가?..여기까지 와서 돌아갈 수는 없는 일..
눈알이 찢어지게 덕정이에게 눈을 흘기고....살짜기 열린 문 사이로 안을 쭈욱 훑어보고는
또 한번 놀랐다.
다들 흰 와이셔쓰 정장차림인데...내 옷 차림을 비교했다..
오늘따라 빨간 티셔쓰에 청바지에....."이걸 우에먼 좋노? 야야.."
허벌죽 웃고있는 덕정이 등짝을 냅다 한대 치고 ..방으로 살며시 들어가며...가볍고 교양있게
목례를...했다.
상위 불판위에 삼겹살이 노릿하게 구워지다 못해 까매지는데..
카페에서 늘상 보아온 안주호후배가 진지한 얼굴로 동문회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안쪽으로는 대 선배님들이 앉아 계시고...후배들은 김창규. 이창명{30회} 강항돈.황재균{29회}박형철{22회}....송두호{20회}밖에 없었다.
.노일홍 후배와 권영안 후배는 선배들 사이에 앉아 있어서 나는 우리 선배인줄 알았다.
재경 동문회의 임원회의는 예전에 늘상 보아온 타 임원회의 같지않게 시종일관 진지한 자세로
의견이 오고 가고 있었다.....
그런데 왜 여자 동문들은 한명도 없는지 궁금했다..
요즘같이 국무총리도 여자가 하는 세상에....여자동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나 나름대로 아쉬웠다.
그러면서도.
아..나는 빨리 끝나기만 사실 속으로 바래고 또 바랬다..
배도 고프고 소주잔이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거 같애서...그리고 앞에 앉은 항돈이를
하도 오랫만에 만나서 떠들고 싶은데...한마디 우스개 소리했다가..
안주호 사무차장이 쬐맨한 눈으로 나를 한번 주의를 주어서...숨죽여 소주를 마셨다.^^
9시 반이나 되어서 회의가 끝났다..
대 선배님들 앞에서 사회를 보던 안 주호 사무차장이 자리에 앉았다..
그제서야..서로들의 안부를 묻고...대 선배님들께 인사를 드리고....옆자리에 앉은 김창규를 보고
반가워서 손을 잡고 흔들었다..
카페에서 꼬리글을 달며 먼저 인사한 사이라 그런지...더욱 친숙한 느낌이였다.
이제 본격적으로 소주잔을 들이키는데...회의 끝나고 10분도 되지않았는데 일어나서 가잔다.
"고기는 우에고 벌써 가니껴?" 내가 물었다..
세상에...금계중 동문은 우째 이럴수가 있을까? 싶다.
회의끝나고 보통 두시간여가 뒤풀이인줄 알았던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된 부분이였다.^^
근처 길거리 포장마차로 2차가 이어졌다..
시원한 바람이 느껴지는 밖에서 마시는 생맥주에.....다들 유쾌한 분위기로 이어지고...
하재순 회장님..조대원부회장님..차동원 부회장님이 계속 자리를 지키시며 후배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며 분위기를 조성해 주셨다..
16회 박병규 선배님은 언제 가셨는지.....한참을 찾다가 전화를 하니 집이라고 해서..
우리 후배들을 기운빠지게 하시고...홍일점을 초청했던 사무국장인 덕정이도 없어졌다.
금계중 미덕은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는 건줄 알았는데..좀 서운했다.
하나 둘 정겹게 인사를 하고 떠나고.....대 선배님 세분과 이창명,강항돈. 김창규.안주호.22회 박형철후배 .나..이렇게 ....
근처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네명의 후배들은 술 마신 기색도 없이...선배들과의 분위기를 참 잘 맞추어 주었다..
동문회를 위해 너무나 열심인 것이 눈에 보였다..
선배님들을 배려하며....노래를 하고...분위기를 띄우고....끝까지 예우를 지켜주었다.
이 정도 오게되면 보통은 흐트러지게 마련인데....새삼 후배들이 돋보였다.
안주호 사무차장에게 노래를 부르다가 내가 물었다..
"여자 동문들은 왜 부회장이 하나도 없니껴?..."
" 영라이 선배님이 하이소.." 마이크를 잡고 있다가 대답했다.
"회비가 얼마이껴? 회비만 내면 시켜 줄라이껴?"ㅎㅎㅎㅎ
"아이고 ..영라이 선배님은 세일해서 30만원만 내시면 되니더.."...귀가 쫑긋 쫑긋..
내가 학교 다닐때 반장 부반장도 한번도 못해봐서 ...임원에 천추에 한이 맺힌걸 누가 알래나?..ㅋㅋ
말해놓고도 우스운지...안주호 입이 헤벌죽 해졌다..
밤 1시가 가까워서야 모두 끝나고...
선배님들 떠나시는거 보고...일산 방향인 항돈이와 창규와 택시를 탔다..
집앞에 내려주며 인사하고 떠나는 항돈이와..앞자리에 앉아서 하늘같은 선배 내리는 줄도 모르고
곯아 떨어진 창규후배에게 마음으로 인사를 건넸다..
맨날 11시에 여는 가게를 오늘은 10시에 열었다..
영라이 부회장에 도전해 볼라꼬...30만원을 모아 볼라꼬....이를 악물었다..ㅎㅎㅎㅎ
예전에는 사실 금계중을 고공이라고 놀리는 우리 오빠와 남동생땜에 서러움이 많았다..
근데 지금 타 동문회를 쳐다보면...우리 끼리 이야기지만....말 새 나갈라?ㅎㅎ
금계중은 의리도 있고 단합도 더 잘되는거 같다.. 18회를 비교해봐도 그렇고..
이제부터는 카페활성화에도 그렇고 더욱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할 때 인거 같다.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다...나도..
7시에 문을 닫던거를 8시에 닫기로 결심했다..
여자동문들의 파워를 보이기 위해서 ....세일 금액을 들고 사무차장을 만나야 하니까..
풍기에 계시는 우리 엄마와 오빠에게 알려야 하니까..
"엄마요...50년만에 부회장 자리에 올랐니더..."
축하해 주이소.....
금계중 파이팅.......
추가로....22회 박형철 후배와 창명이 후배를 혼동 했음을 알립니다..
미안해요 형철후배...노래방에서 부루스..지루박까지 땡기고는 이게 웬일이래요?
나이가 나이인지라...이해하삼...^^^^
첫댓글 18회 동기대표(이사)가 부득이한 사유로 불참하게 되어 급하게 불러내 미안하네만 안주호 차장으로 부터 너무나 재미 있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네. 영란씨는 역시 분위기맨.... 후배들한테도 인기가 있고, 참석해 줘서 고마웠다.
참석을 하지 않은 금계동문님들 이글을 읽어 보아도 너무도 완벽한 내용 그대로 입니다. 하옇튼 선배님의 참석으로 즐겁고 행복한 시간 이였습니다...다음에는 제가 끝까지 책임을 완수할수 있도록 노력 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창규후배..잘 갔니껴?..택시비가 엉가이도 많이 나왔을텐데 ..덕분에 즐거운 시간 잘 보냈니더.. 항돈이...창명이 후배 애썼니더....다음에 다시 만납시다..^^^^
죄송합니다, 마침 같은 아파트에 사시는 노일홍 선배님 차타고 편하게 걌습니다, 누님도 오셨는데 같이 놀았어야했는데 정망 죄송합니다. 다음에 뵙지요!~~~~~~~~~~~
재균이구나..잘갔어? 재밌었다 담에 한번 보자..^^
선배님... 눈에 선하게 그림이 그려 지네요.. 즐거운 모임 가지신것 같아 부럽사옵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선배님...반갑고 고맙습니다.....쬐금 오버해서....행복했습니다.선배님들과 후배들과 함께하는 선배님의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았습니다.앞으로도 후배들 많이 이끌어 주시고 늘 함께할 수 있는 선배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의 생생한 글에서 저도 그 자리에 있었던 듯 흐뭇한 미소가 그려집니다. 저도 어디 모임가면 절대로 자리 일찍 못뜨는 스타일이거든요. 1차 식사 회의. 2차 포장마차 3차 노래방이면 딱 제스타일입니다. 할건 다하셨네요. 언제 한번 저도 끼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영란 금계중학교 총동문회 부회장님!! 멋집니다 멋져요.
세상에 여성파워 없이 되는일 있으면 누가 대보시라요! 선배님 힘내십시요!
재경 동문회가 있었습니까???,, 좋은 시간들 보내신 것 같네요,, 부회장되심을 축하 드립니다,, ㅎㅎㅎ
와이로 주고 산 부회장을 누가 존경이나 하겠읍니까 ? ... 기냥 못 들은채 고개 푹 수그리고 열심히 하이소 ! ... 몇년동안 쿠테타 없이 조용하면, 누님께 술 한잔 사드림시더 ~ ... ^_^
어마나..큰일 났네..부회장이 된게 아니구요...ㅎㅎ 글이 오버했나벼요..아니래요.... 이담에 된다는 말이씨더.. 우에먼 좋니껴?...ㅎㅎㅎㅎ
영란씨! 워낙 지지하는 후배들이 많아서 부회장 될지도 모르겠니더.. 그렇치 않으면 후배들의 반란이 일어나지 않을라나.ㅎㅎㅎ
덕정아 ..일이 커졌다 왜..ㅋㅋㅋㅋ 풍기 사람들은 농담도 모르고,,,우에노?.....남사스럽다,,,야야..ㅎㅎㅎㅎ
21회 장병수 입니다. 못가 뵈서 죄송하고요. 즐거운 시간 되셨다니 덩달아 기쁩니다. 이영란 선배님! 부회장으로 낙점 되신것 추카 드리고 대포 한잔 대접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무슨 가게 하시나요?
장병수 후배님은 카페에서 자주 보았어요..항상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내가 대포한잔 이라면 사양을 안해봐서리..^^^ 수입 보세 옷을 하는데..31회 여동생이랑 하고 있습니다..^^^
남자 옷도 있어요? 담에는 모임에 꼭 가얄텐데...
에휴~ 미안혀라, 이튼날 짐싸야 되는디 진도가 너무 느린께 먼저 일어섰잖어, 노래방 꺼정 가는줄 알았으면 코피나더라도 끝꺼정 배기는긴데, 참고로 요긴 북경이여유(도망친 이유)~ , 글코 그때 도망쳤다고 미워하지 마서유~
선배님 추석을 북경에서 보내시는군요...넘 좋으시겠네요...가족들이랑.. 추석 잘 보내시고 다녀와서 한번 뵈요...
이번모임에 일찍 참석하여 접수 , 안내에서 부터 뒷풀이 마무리 까지 자리를 함께하며수고를 해 주신 안주호, 김창규,송두호,철이,강항돈, 이창명 그외 여러 후배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후배들이 동문회 활동에 매우 적극적이어서 재경동문회가 앞으로 크게 발전하리라 믿어집니다.
역시 미인이라, 홍일점이군
역시 미인이라, 홍일점이군
오랫만이네?..대건님...반갑다..^^ 추석 잘 보내고 한번 봅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