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가옥은 원래 좌식이었는데
우리 아이들은 이제 서양사람들처럼
"식탁"에는 앉아도 "밥상"에는 잘 앉질 못한다
외국친구 중에는 아에 바닥에 앉질 못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우리도 언제부턴가 침대에 걸상을 쓰다보니
아이들이 시골와서 밥상을 차려주면
이리 꼬고 저리 꼬고 밥을 제대로 못먹는다
아차 싶지만 이미 늦었다
시굴사랑은 10년이 되어가니 이제야 제법 가부좌가 편안해 보인다
작은 집에 책상놓고 침대놓으면
가구에 사람이 얹혀 사는 꼴이 된다
실제로 가구가 너무 많아 여백이 없으면
氣가 질리고 빼앗긴다
다락골 2평 남짓한 방에는 몇몇 낮은 소품뿐이다
옷은
대나무를 묶어 옷걸이를 만들고
선반하나 달면 수납 끝
반평생 살아오면서 후회하게 되는 일이 허다하지만
그 중 하나
아이들 어릴 때 앉은뱅이 책상으로 습관들이지 못한 것-
입식보다 좌식생활이 365개나 되는 뼈들을
더 유연하게 해준다는 보고도 있다
척추이완에도 좋고 체중이 비교적 골고루 분배되는 이치가 아닐까
요사이 책상은
천편일률적으로 선반에 너른 나무를 끼워넣어
책상을 걸고 걸상을 사용하는데
선반 칸을 조정하고 서랍장을 낮은 것으로 바꾸면
책은 그대로 수납하면서 좌식 책상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낮은 서랍장 구하기 힘이 들면 ㄷ자 간이 장식대를 만들어 써도 좋겠다
좌식책상을 쓰다보면 침대도 걸맞지 않아
나즈막하게 나무로 평상을 두 개를 만들어
맞붙이고 그 위에 요를 깔면 스프링 없는 낮은 건강 침대가 되고
손님오시면 길게 빼내어 밥상을 만든다
남편의 암선고이후 제일 먼저 한 일이
스프링침대버리고 갈빗살침대로 바꾼 일이었다
평상 다리 밑은 훌륭한 수납공간
대형마트에서 똑같은 라면박스를 모아다가
한지나 색지를 곱게 입히면
멋진 수납박스
침대밑에 들어가니 뚜껑도 필요없다
베란다에 헹거를 잘 활용하면
장롱마저 사라지고
방도 넓어지니
작은 평수에서도 멋지게 산다
집 늘릴 돈으로 젊은 시절 여행을 떠나라
이제 풍요로움이 자랑도 미덕도 아닌 세상이다
비만도
넘치는 재물도
정신없이 망가지고 오염되어가는
이 작은 행성에서는
오히려 건강의 걸림돌이고
작은자들 시린 눈의 얼음꽃이다
지금은-소박함이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되고
청빈한 선비정신이 빛나던 그 때로 - 다시 돌아갈 때
*눈높이가 낮으면 시야가 넓어지듯이
가구가 낮으면 방이 넓어 보인다
가구없는 젠 스타일이 요사이 인테리어 트렌드
첫댓글 아이들이 커가면서 수납공간도 생활공간도 부족함을 느껴 조만간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해야지 했었는데 ..지원님 글 읽으니 제 욕심이 지나치다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집 늘릴 돈으로 젊은시절 여행하라는 말에 많은 공감을 하며 내일부터 작은집 넓게 쓰는 지혜를 터득해 보렵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저희 집도 작아서 공간활용에 여러가지로 도움이 되는 말씀 고맙습니다.*^^*
다락골에 오시는 분들 대체로 집들이 작지요^^ 아이들이 처음에 바닥에 앉질 못하면 좌식의자를 사주면 적응이 될 거에요
집이 작아서가 아니라, 너무 많은 욕심거리들이 들어 앉아, 우리집이 작게 느껴진 거였구나.... 느-끼-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