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소감>
중1 때부터 대학교까지 근 10년을 합창단 생활을 했다. 김민부 시, 장일남 작곡의 ‘기다리는 마음’은 가곡을 좋아하거나 좀 부르는 사람들에게는 최애곡이다. 나 또한 그렇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중학교 2학년 때, 음악 시간 가창 실기시험을 바로 이 곡으로 봐서 당당히 A학점을 받았다.
이제 성인이 된 딸과 몇 해 전 출간한 시집을 꺼내놓고 시에 대해 담소를 나누던 중, 수상 소식을 전해 들었다. 참 공교롭게도 2004년 매일신문으로 등단할 당시에도 가까운 詩友와 시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당선 소식을 들었었다.
한때 동인들과 밤새 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지루하지 않았다. 그 뜨거운 열정은 한여름 열대야보다도 더 뜨거웠다. 시 한 편을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밤을 불면으로 지새웠던가. 치열하게 시를 쓰자는 것을 모토로 시에 미쳐 살았던 청춘이었다. 이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김민부 선생은 고등학교 때, 이미 유수의 신춘문예에 두 군데나 당선된 천재 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시를 쓰는 사람들은 잘 안다.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성공은 없다. 특히 문장은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절차탁마만이 좋은 시를 쓰기 해 준다.
선생은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그 족적을 따라가는 뜻깊은 상을 받게 된 것은 큰 영광이다. 김민부 문학상에 부끄럽지 않은 시를 쓸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하며, 수상 소식을 유선상으로 직접 전해 주신 강달수 선생님과 배옥주 선생님, 그리고 부끄러운 졸시들을 선해 주신 심사위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제 시의 근간이신 제 모친 여해영 여사님과 이무순 장모님, 그리고 시를 쓴다고 소홀했던 제 아내와 두 아이들에게도 죄송한 마음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지금은 각개전투 중인 <난시>동인들과 시산맥 <영남지회>동인들, 그리고 인천에 살고 있는 제 시의 독자이자 친구에게도 여전히 그 마음들을 잊지 않고 있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