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NQ8bwd0EQGU?si=PS8VHQHUYZOUIGBN
기다림이란 덜 여문 알밤 같은 것,
철 모르는 아이나 집어 올리는
썩은 도토리 같다고 생각하던
그 때의 나는 나였을까?
바스락바스락 그 많던 기척들은
어디로가서 서운한 무지개가 되었을까
누구를 밀어내고 다녔기에 손바닥에는
이렇게 깨진 실금들이 많아졌을까
깨진 것들은 어디서
사금파리로 울고 있을까
이제는 알겠다
기다림이란 밖에서 오는것이 아니다
손흔들며 오는 나를 내가 밖으로
밀쳐낸 것이다
기다림이란 아직도 계단에 앉아있는
그 소녀일지도 모르겠다
실눈 뜨고 살았기에 쓸데없는 눈물이 많아졌다. 기척들을 안아주지 않았기에 저물녘, 불이 켜지는 창문 앞에서 영혼을 파는 형벌을 받았으리라. 어스름이 지배하는 공간에 내동이쳐질 때 엑셀을 마구 밟아대며 지상에는
없는 집 한 채, 마구잡이로 찾아다니는 것이리라.
나의 혈액행은 기다림/ AB형
이 피는 나의 속죄, 나의 눈물, 나의 자식이니
피를 바꾸어야 할 때 나는 기다림과 극적으로 만나
비로소 하나가 되는 기쁨을 누리리라
그러니 기다림의 우환이여
마음껏 나를 농락하고 지배하려무나
나는 기다림의 자식, 너의 노예임을
이미 예전에 승낙하였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