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인협회상]은 1957년 제정된 국내 최고 권위의 시문학상으로 최근 1년 동안 발간된 시집과 문예지 등에 발표된 문학작품 가운데서 작품성이 가장 뛰어나고 한국시단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을 선정, 시상하는 작품상이다. 또한 [젊은 시인상]은 2005년에 새로 제정된 문학상으로 등단 15년 미만의 젊은 시인들 중 한 해 동안 가장 치열한 작품 활동을 펼친 시인에게 수여하고 있다. 두 상 모두 수상자에게 순금 메달과 수상 기념패, 그리고 대표작의 서예작품이 수여된다.
한국시인협회는 올해의 수상자를 선정하기 위하여 최영규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젊은 시인들이 2008년에 발표된 개인 창작 시집을 대상으로 심사 대상에 포함될 작품을 추천, 정리하여 본심 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의뢰하였다.
심사위원은 김남조, 오세영, 서정춘, 허형만, 그리고 직전년도 수상자 원구식 시인 등 5명으로, 2009년 2월 10일 오후 4시 한국시인협회 사무실에 모여 김남조 시인을 심사위원장으로 추대하고 심사에 임했다. 심사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창작 시집이 아닌 시선집은 제외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심사 대상 시인은 사무국의 예심을 거쳐 올라온 11명이었다. 11명의 대상 시인들의 시집에 대하여 심사위원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며 토론을 벌인 뒤 나태주, 유안진, 이기철, 이명수 등으로 좁힌 후 다시 진지한 토론을 거쳐 투표 없이 만장일치로 나태주 시인을 제41회 한국시인협회상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나태주는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1973년「대숲 아래서」를 낸 후, 수상시집「눈부신 속살」(2008년)까지 27권의 시집을 상재해온 성실하면서도 역량 있는 시인이다. 특히 2007년 죽음과의 사투를 딛고 일어선 의지력으로 오직 詩 하나만을 위한 치열한 창작정신으로, 새로운 한국 서정시의 전범을 아낌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의 詩는 청록파 시인들을 비롯하여 이형기, 박재삼, 박용래로 이어지는 한국 전통적 서정시사의 계보를 잇고 있는 자연주의와 생명사상이 두드러지는데 특히 이번 수상 시집의 경우, 죽음의 세계를 넘어선 삶에의 사색과 성찰, 그리고 천하 만물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녹아든 순정적 서정시를 확립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심사위원들은 또 [젊은 시인상]에 걸맞게 자기만의 개성적인 목소리와 작품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인을 선정하기로 뜻을 모으고 사무국의 예심을 거쳐 올라온 7명의 시인이 펴낸 시집을 면밀히 검토하였다. 젊음의 패기와 개성을 지나치게 앞세워서 작품의 진정성과 완결성이 이완되는 경우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한국 현대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젊은 시인들의 치열한 시인정신을 높이 평가하였다. 이 가운데서 박진성, 우대식, 윤관영의 시집을 대상으로 토론을 벌인 결과, 사물을 보는 개성적인 안목과 숨김없이 이어지는 독특한 시적 어조가 알맞게 조화된 윤관영 시인의 시집「어쩌다, 내가 예쁜」을 제5회 [젊은 시인상] 수상작으로 결정하는데 심사위원 전원이 합의하였다.
윤관영 시인은 1994년 <윤상원문학상>으로 등단했으며, 1996년『문학과 사회』가을호에 작품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후 뚜렷한 작품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이번 수상 시집이 그의 처녀시집이다. 그는 최근 풋풋하고 섬뜩한 힘을 쏟아내기 시작하면서 고집스러울 정도로 힘 있는 자기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