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포스터만 봐도 어떤 영화일지 대충 느낌이 옵니다. 아이들도 그걸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상영관에도 관객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느티나무전용관''처럼 여기고 영화를 보았답니다.
* 5, 6학년 팀-''편안하게''
어치피 다른 사람도 없고, 아이들이 기대하던 그런 재밌는 영화도 아니어서 조금이라도 즐겁게 해주려고 앉고 싶은 자리에 편안히 앉으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풍경이 재미있습니다. ''편안하게''라는 말이 다양하게 해석되고 있었지요.
현 : 처음에는 진혁과 나란히 앉아 보더니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후, 자리를 옮겨 시냇가 앞좌석에 혼자 앉아서 봅니다. 지구의 아름답고 웅장한 장면이 나오면 핸드폰을 꺼내 이리 저리 화면을 담아보려 하네요. 진지하게 관람하네요.
희원 :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맨 앞줄에서 두 번째 줄로 옮겨 혼자 앉았습니다. 아마도 눈이 나빠 그랬나 봅니다. 북극곰 가족, 밀림의 희귀한 새, 펭귄들의 모습 등 사랑스러운 등장인물들이 나오면 희원이의 감탄이 뒤에까지 전해지네요. 슬픈 눈의 사슴이 표범에게 먹히는 장면에서는 안타까워 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재형 : 무서운 영화일까봐 시냇가 주변에서 멀리 떨어지지 못합니다. 영화관에 가면 특히 궁금한 게 많아지는 재형이는 오늘도 그랬답니다. 먹고 먹히는 동물들의 모습이 나오자 안절부절 못하고 급기야 ''아! 안돼! 빨리 뛰어'' 등 절규가 나옵니다. 그랬다가도 아름다운 지구의 모습들이 펼쳐지면 마음이 금세 편안해져서 두 다리를 앞좌석에 턱 걸치고 누운 듯 관람합니다.
진혁 :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과 축구를 해서 피곤하다고 합니다. 얼굴에도 피곤함이 보였답니다. ''편안하게'' 봐도 된다는 말에 정말 편안하게 봅니다. 의자의 팔걸이들을 다 올리고 소파를 만들더니 옆으로 누워서 봅니다. 언제 이런 자유를 누릴까 싶어서 조금 누워 있게 두었습니다. 지그시 보더니 잠깐 꿈나라도 갔다오네요.^^
다들 제각각 떨어져 앉아서 영화를 관람합니다. 무슨 생각들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나란히 붙어 앉으면 가끔씩 대화소리가 들려 아이들 생각을 엿볼 수 있는데, 오늘은 생각할 거리가 많은 영화라 그런지, 아니면 평소 혼자 앉아 보고 싶었던 건지 알 수 없지만, 각자 떨어져 앉아서 알 수가 없네요.^^
2. 4학년 팀- 같이 봐야 재미있지
''그다지 재미있지 않아'' ''지루해'' ''귀여워'' 등 선배팀으로부터 귀뜸을 받고 영화관에 들어섰죠. 그러나 고학년 방과후를 한 지 얼마되지 않아 그런지 무얼 해도 호기심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영화관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신난다고 합니다.ㅋ ㅋ ㅋ
각자 앉고 싶은 자리에 앉아도 된다고 했건만 굳이 시냇가 옆에 나란히 앉아야 된다면서 안 떨어지네요. 또 무섭기도 하답니다. 역시 아직은 어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