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마음에서 기인하지 않는 질병도 있겠지만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분이나 질병으로 고생하는 분이 있다면 질병을 극복하는데 있어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생각해 보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긍정적이고 편안한 마음은 면역력을 높이고, 약과 식이요법, 운동 못지 않게 질병을 치유하는데 꼭 필요한 요소임을 알아 두셨으면 합니다.
마음과 육신은 서로를 비쳐주는 명경(明鏡)이다. 숱한 신체 질환이 번잡한 머리와 어수선한 마음으로부터 연유하니, 잠시라도 눈을 감고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 침잠해 보라. 마음의 병은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조금씩 떨쳐낼 수 있으니, 몸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라.
미국 타임지(誌)는 최근 ‘마음으로 육신을 치유하기(How your Mind can heal your Body)’란 특집을 냈다. 두뇌 속 무한대의 영묘한 정신세계를 다스려 건강을 되찾고 지키는 방법에 대한 이 시사잡지의 과학적 분석을 소개한다.
◆ 왜 ‘마음’인가 = 우울증(depression)은 단순 정신질환에 그치지 않고, 고약한 질병들과 연결돼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드와이트 에반스 교수(정신과 전문의)는 “우울증이 암·AIDS·심장병·당뇨·골다공증·간질·발작·알츠하이머·파킨슨씨병 같은 질환과 관계가 있음이 상당 부분 입증됐다”면서 “우울증은 콜레스테롤처럼 심장병을 발병시키는 독립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울증과 다른 질병 간의 인과관계는 아직 연구의 초기단계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울증은 세로토닌(serotonin) 같은 체내 신경전달 물질의 순환체계를 교란시켜, 몸 전체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골다공증조차 우울증과 관계된다. 스트레스 유발 호르몬으로 알려진 코티솔(cortisol)이 과다 분비되면 뼈의 칼슘 흡수 기능을 떨어뜨린다. 미국 내 우울증으로 인한 여성 골다공증 환자는 한해 35만명으로 추정된다는 학계 보고도 있다. 우울증 치료는 체내 생화학적 균형을 바로 잡아 우울증과 공생하는 허다한 질병 치료에 유효하고, 따라서 ‘마음을 다스리면 몸을 건사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 마음 속 행복찾기 = ‘유산소 운동’은 효율적이면서 안전한 우울증 해소책이다. 심장박동과 호흡을 가속하는 어떤 운동도 뇌 속의 자생 항우울제인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며, 특히 속보(速步)는 매우 효과적인 운동이다. 운동은 매주 5일, 한번에 45분간 내리 하는 것이 좋다고 미 애리조나대학 앤드류 웨일 박사는 권한다.
‘호흡법’도 근심을 없애는 방법이다. 숨을 깊이 천천히 조용히 규칙적으로 들고 내면, 신경체계를 진정시키고 혈압을 낮추며 심장박동을 늦춰 혈액순환·소화를 촉진하고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다.
호흡과 밀접한 ‘명상’, 즉 의식 집중(focussed awareness)도 마음을 추스르는 간편 요법이다. 명상은 동맥경화를 완화하고, 수술을 앞두고 정기적으로 명상 수행을 한 환자의 경우 출혈이 적고 차도가 뚜렷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영양 식단’도 중요하다. 뇌 세포막의 주요 성분인 오메가-3 지방산이 다량 함유된 정어리·연어·고등어·꽁치·참치와 호두·콩·아마는 정서 순화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태아·유아기에 오메가-3 지방산 섭취가 부족할 경우 성장 후 정신적·정서적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으며, ‘정신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임산부의 오메가-3 섭취를 늘려야 한다고 웨일 박사는 충고한다.
은행잎이나 콩 추출물도 노화·치매 방지를 막는 (정신)건강식으로 주목 받고 있다. 가족애(결혼생활)·종교 수행 역시 정신 건강을 위해 존중돼 온 전통 가치다.
◆ 해법은 가까이 있다 = ‘행복(평상)’을 논하기엔 인색하면서 ‘병(비정상)’에만 집착해 온 우리가 아닌가. 행복의 조건과 정의를 사색한 적은 없으면서 ‘나는 불운아’라고 단정했던 것은 아닐지.
우리의 감정은 전적으로 환경의 지배를 받는 것이 아니며, 건강하게 먹고 운동하고 말을 삼가며 화를 억누르고 깊이 사고하는 과정에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
삶에서 최고·최선의 것은 때로 공짜다. “행복은 감사와 사랑을 행할 줄 아는 능력에 달렸다”는 애리조나주 투손시(市)의 댄 베이커 생활향상프로그램 소장의 말에 공감한다면 더욱 그렇다.
“행복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깨닫는 데 있다. ‘우리는 항상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야망은 쟁취할 가치가 있을 뿐, 사활을 걸 만한 것이 아님을. 하찮은 해학(諧謔)도 삶을 구하는 균형감각이 될 수 있음을. 우리가 그토록 몸부림치며 갈구하는 행복은, 몰래 다가와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