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사회가 정보화사회로 진입하자마자 지식창조화라는 ‘제4의 물결’이 사회 전반의 변화를 주도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지식의 가치와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기 시작했으며, 각 기업은 이러한 상황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지식경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지식경영에 대한 이해와 효과적 구현을 위한 통찰(insight)을 제공하는 한 권의 책을 소개하기로 한다.
SK그룹 내의 SI(system integration)업체인 SK C&C(www.skcc.co.kr)와 안동대 교수로 재직 중인 유영만이 지은 「지식경영과 지식관리시스템」은 우리사회가 처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의 틀을 제공하며, 정부가 2000년부터 추진 중인 성과주의 직무분석과 관련하여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판단된다.
먼저 저자는 정보화사회와 지식사회의 차이점을 인간에 대한 해석 내지 관점에서 찾고 있다. 정보화사회에서는 인간의 창조적 능력보다는 정보기술이 사회변화의 추진력이라고 파악하는 반면, 지식사회는 정보기술의 발달로 폭증하는 다양한 정보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판단하는 ‘인간’을 변화추진의 원동력으로 본다. 따라서 정보화사회에서의 인간은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소극적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식사회에서의 인간은 급변하는 환경변화를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능동적인 학습주체로 부각된다. 이것이 바로 정보통신기술이 주도하는 정보화사회와, 인간의 적극적인 학습을 통해 지식창출이 이루어지며 창출된 지식이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지식사회를 구분하는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지식경영은 조직의 발전전략에 직결되는 핵심지식을 부단히 창출하며, 이를 신속하게 전파하고 공유함으로써, 모든 조직구성원이 원하는 지식을 적기에 습득하고 업무활동에 적용해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조직 내외에 산만하게 표류하는 정보나 지식을 체계적으로 관리경영(management)하자는 ‘21세기형 경영혁신전략’이라고 정의되고 있다.
이러한 지식경영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지식사회의 파수꾼인 지식인은 적성과 자발성을 발휘하여 창의적인 성과를 내는 신인재로서 ‘골드칼라’라고도 불리어진다.
이러한 지식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6가지의 자기변화전략은 다음과 같이 제시되고 있다.
1. 전문성으로 무장하라.
“과연 나는 이 조직에서 어떠한 차별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까?”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2. ‘창조적 파괴’를 일상화하라.
우리는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색다른 각도에서 보는 연습을 해야하고 그것을 일상화해야 한다.
3. 역할모델을 정해서 끊임없이 학습하라.
학습은 이제 모든 사람이 반드시 일상적으로 반복해야 하는 의무적인 활동인 것이다.
4. 전문성을 가진 사람과 지속적인 네트워킹을 시도하라.
벤치마킹에 비해 네트워킹은 지식인 상호간의 연대성을 강조하는 상호 협력적 성향이 강한 학습활동이다.
5. 체력은 또 하나의 지력(知力)임을 명심하라.
지력은 체력의 바탕 위에서 창출되는 뇌업(腦業)이다.
6. ‘미래의 눈’으로 현재를 통찰하라.
시대변화에 둔감한 개인, 기업, 국가는 더 이상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다.
저자는 이론적인 틀뿐만 아니라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제시하고 있는데, 특기할 만한 것은 SK C&C가 지식관리 프로젝트를 1년여 기간동안 수행하면서 얻은 다음과 같은 교훈들로서, 직무분석이나 변화관리를 추진하는 조직에게 유용할 것으로 보여진다.
첫째, 프로젝트의 최종 산출물 이미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팀원들간에 지식관리 프로젝트의 목적 및 범위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각 세부단계별 작업 산출물의 이미지에 대한 명확한 합의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둘째, 현업부서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한다. 가능한 모든 작업에서 사용자들의 관심과 참여도를 높이는 데 소홀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체계적인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전략적, 프로세스적, 변화관리적 그리고 기술적 측면은 다양한 현황 및 이슈들을 입체적으로 고려하여, 서로간에 혼돈 없이 일관된 방향성을 갖고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식경영의 활용과 관련해서는 핵심역량 중심의 경영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역설하고 있다. 그간 리스트럭처링과 리엔지니어링에 의한 경영혁신은 문제해결 중심의 단기적인 차원에서 전개되는 전술적 경영혁신 기법으로서 기업에 일정부분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준 것도 사실이지만, 거시적인 접근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경쟁력강화에는 다소 미흡했다는 공통적인 한계가 표출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요즘에는 인간의 창조적 능력이나 상상력을 토대로 다른 회사가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자사만의 독특한 기술적 영역을 개발·육성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에서의 미래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최근 들어 기업에서 각광받고 있는 새로운 경영전략인 핵심역량(core competency)을 통한 경쟁우위 확보노력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역량이란 한 마디로 특정조직이 아니고는 그 누구도 결코 해낼 수 없는 고유하고 독자적이며 궁극적인 능력을 의미한다.
저자는 지식경영사회에서의 바람직한 인재상으로 기존의 상식과 틀을 깨고,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지적 창의력과 자기분야에 대한 전문성으로 무장하여 이른바 ‘프로의 근성’을 갖춘 사람을 제시하고 있다. 인텔(Intel)의 앤드류 그로브 회장은 「편집광만이 살아 남는다」라는 책을 통해 “편집증에 걸린 사람처럼 초긴장 상태로 항상 경계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기존의 경영방식, 경쟁방식 등에서 비롯되는 영향력과 새로운 변화가 촉발되는 전략적 변곡점(strategic infection point) 사이에서 전혀 다른 발상으로 환경변화를 예지하지 않으면 기업은 쇠약의 길로 빠져들고 만다고 주장했다. 전략적 변곡점에 이르렀다는 것은 곧 지금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환경변화의 조짐이 있다는 징표이며, 따라서 과거와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으로 새로운 상황에 대처해야 함을 의미한다. 21세기가 요구하는 인재는 이러한 전략적 변곡점에서 새로운 발상으로 창조적 끼를 발휘할 수 있는 편집광 또는 일상적 틀을 벗어나 남이 하지 않는 일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이단적 기질을 보유한 사람이다. 이러한 편집광들은 누가 권하지 않더라도, 심지어 다른 사람이 극구 말린다 하더라도 한 가지 일에 온 몸을 던져 몰두하는 워커홀릭(workaholic)으로, 철저한 승부근성, 즉 프로근성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 특성이다. 그리고 이들은 항상 발상과 인식의 전환을 시도하면서 기존의 틀을 깨는 창조적 파괴정신, 남들이 꺼리고 기피하는 분야에 과감히 도전하는 정신, 어떠한 고난과 역경 하에서도 난관과 위기를 극복해 내며, 한번 도전하면 반드시 그 결과를 얻어야 직성이 풀리는 그야 말로 ‘파워 프로(power pro)’들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