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춥다. 주머니에 손을 숨겨봐도
너무 춥다. 손을 모아 입김 불어봐도
마음이 얼어붙어서 자꾸 입술이 튼다.
나만 춥다. 이불로 내 몸을 감싸봐도
너무 춥다. 누군가의 품에 안겨봐도
가슴이 구멍 나서 막아보려 해도 자꾸 바람이
샌다.
-에픽하이 '춥다' 중-
사이 좋은 부부가 있었어요.
너무너무 사이 좋아서 여행도 자주 갔죠.
그날도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 차에서 삐그덕 소리가 계속나는거에요.
남편은 갓길에 차를 세우고 앞좌석, 뒷좌석을 살펴봤지만 잘 모르겠어요.
아내에게 "내가 뒷 트렁크에 들어가서 소리를 들어볼테니까 운전좀 해봐" 라고하며
"내가 트렁크를 두번 쌔게치면 차 세우고 문열어줘야되" 라고도 말했습니다.
아내는 초보운전이라 잔뜩 긴장하고 차를 운전하기 시작합니다.
초보에 차 달리는 소리까지... 당연히 남편이 트렁크 치는 소리를 못듣습니다.
남편은 초조하고, 황당하고, 결국 분노해서 트렁크를 막! 발로차요.
그러다 지쳐서 마음은 지극히 차가워졌습니다. 한이 쌓인거죠.
집에 도착해서 아내가 트렁크를 열어주자
남편은 무표정한 얼굴과 단 한마디의 말도 없이 집으로 들어갑니다.
그로부터 10년간 남편은 아내와 말을 섞지 않았답니다.
10년 뒤 남편이 술에 취했어요.
아내에게 말합니다.
"10년전 그때. 무슨 마음으로 나를 트렁크에 가둔거야?"
"전 못들었어요. 그런마음 전혀 아니었어요. 무섭고 걱정되고, 당황해서..."
우리가 원한을 가지는 경우를 살펴보면
정말 큰 사건으로인 경우도 있지만
사소한 사건인 경우도 정말 많습니다.
사소한 사건을 혼자 곱씹으며 분노를 키워가고, 그게 한이 되는거죠.
1년을 10년을... 이놈의 한때문에 내 몸에 병들고 마음이 괴롭죠.
당신 마음에 이런 한 하나쯤 없나요?
한국인들에게만 있는 병이 있답니다.
'화병'
심장에 한이 쌓인거에요.
외국에는 이 병이 없답니다.
왜 그럴까요?
문화의 차이입니다.
서양인들은 실제로 1분간의 침묵도 견디지 못합니다.
끝없이 이야기를 하죠.
일명 저요저요 문화입니다.
한국인들은 수다는 곧 잘합니다. 서양인과 별로 뒤쳐지지 않죠.
근데 정작 중요한 마음의 말이나 발표시에
일명 제요제요 문화입니다.
말을 안해요.
마음에 화가 나면 풀어내야 합니다.
폭발시키면 언어적, 정신적, 육체적 폭력이 되지만
풀어낸다면 당신의 몸과 마음이 평안해진답니다.
한이 되기 전에 풀어야해요.
그리고 그 방법은 대화에 있답니다.
일단 내 마음에 안맞는 일이 일어나면
마음에 난 불은 어느정도 꺼야 합니다.
심호흡해보시고, 달달한 커피도 한잔 드시고, 안되면 운동이나 절좀 하시고, 샤워도 해보시고
그것도 안되면 그냥 한숨 주무세요.
그럼 마음에 난 불이 어느정도 꺼지는데.
그 때 나를 분노케 한 그 친구와 대화를 해야 합니다.
마음이 분노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말도 독설입니다.
하지만 마음을 진정시킨 상태에서의 대화는 소통이 될 수 있답니다.
그렇게 자신의 진심을 이야기하시고,
상대와의 오해를 푸셔야 되요.
그래야 내가 혼자하는 그 편집적 상상에 고통스럽지 않을 수 있답니다.
내 마음을 얼리는 그 한으로부터 스스로 자유로워질 수 있어요.
마음에서 이놈의 한이 나를 힘들게 하면 한마디 날리세요.
"춥냐? 그럼 그만하자"
추워요. 추워요.
전설의 고향 귀신들이 하는 말이자나요?
우리 하는 말과 마음수준이 이제 귀신레벨은 넘어서야겠죠?
세상 모든 한가진 사람의 마음이 풀리기를 기원합니다.
함께가요. 행복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