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기사에 나오는 위성항법장치(GPS)를 보고 문의를 해 오는 독자가 가끔 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GPS는 선박의 항해 등에 필요한 전문장비쯤으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웬만한 차량에 네비게이션 장치가 있을 정도로 일반화돼 있다.
등산에 있어서도 많은 등산학교들이 지형도와 나침반을 이용한 독도법만 가르치던 것이 최근 들어서는 GPS 사용법을 가르치기 시작할 정도로 산악용 GPS의 보급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원래 GPS는 미 국방부가 1973년 개발하기 시작한 인공위성 기반 위치파악 시스템의 명칭이다. 이 시스템은 수개의 위성으로부터 전파를 수신해 각 위성까지의 거리를 계산함으로써 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지녔다.
지상의 전파 송수신 시스템은 지형이나 인공물 등에 의해 제약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하늘의 인공위성은 시간과 기후에 거의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인공위성으로부터 전파를 수신토록 했다.
군사용으로 개발된 이 GPS가 민간에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83년 구 소련의 대한항공기 격추사건 이후부터다. 민항기의 항로이탈 방지를 위해 국제민간항공기구가 미국 정부에 강력히 요청함에 따라 민간 사용이 이뤄진 것이다.
미국 정부는 그러나 민간에 개방하는 위성신호에는 고의로 위치오차를 주도록 해 오차가 어느 정도 발생토록 했다. 이 고의 위치오차 기능이 2000년 5월 해제될 때까지 GPS의 위치오차는 무려 100m 정도가 될 정도로 컸다. 고의 위치오차 기능 해제 이후 현재 GPS의 오차는 기기의 성능에 따라 5~20m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정확성을 지니고 있다.
가민 CS60시리즈
국내에서 유통되는 산악용 위성항법장치(GPS)는 모두 외국산이다.
가민과 마젤란, 두 회사가 양분하고 있는 전 세계 산악용 GPS 시장의 판도는 국내에서도 똑같다.
제품을 구입하려고 검색을 하다보면 엄청나게 비싼 가격에 놀라게 된다. 구형 휴대전화 크기만 한 산악용 GPS 한 대의 가격이 1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외국 현지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도 배 가까이 비싸다. 국내 수입업체에서는 국내지도를 별도로 제작하고 한글화 작업까지 거치다 보면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의 한 주에서보다 수요가 적은 한국 산악용 GPS 시장의 실정을 감안한다면 당분간은 산악용 GPS 가격이 내려오기 힘들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차량용 GPS인 내비게이션이 대중화하면서 가격이 대폭 내려갔듯이 산악용 GPS도 대중화 정도에 따라 곧 저렴한 제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가민사와 마젤란사의 산악용 GPS에 대해 각 기기 사용자들은 저마다 우수성을 들고 있으나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차이가 있을 뿐 기본적인 위성신호 수신 기능은 큰 차이가 없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로는 사용상의 편의나 한글화 정도를 들 수 있겠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지 사용시간이다.
최근 넓은 컬러 화면에다 수많은 기능을 추가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으나 막상 산에서 사용하다 보면 반나절 만에 배터리가 바닥나 애를 먹었다는 사용자들의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
차량용 GPS와는 달리 계속 전원공급을 받을 수 없는 산악용 GPS는 배터리 사용시간이 긴 것이 좋다.
마젤란에서 신형으로 나온 Triton 시리즈
산악용 위성항법장치(GPS)로 무엇을 할 것인가.
GPS는 위치를 찾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다. 복수의 위성신호를 잡아 내 자신이 서 있는 곳의 위·경도가 어떻게 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여기에다 산악용 GPS는 움직일 때마다 위성신호를 받아 변화한 위·경도의 지점을 지도상에 찍어주는 역할을 한다. GPS 소지자가 움직인 경로가 지도상에 선을 그리며 나타나는 것은 일정 간격마다 수신한 위·경도를 전자지도상에 GPS가 찍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능으로 인해 산행을 다녀 온 뒤 어떤 경로를 밟아왔는지 트랙을 정리할 수 있다. 트랙은 GPS가 켜져 있는 동안에는 계속 찍히기 때문에 트랙을 새롭게 입력하려면 기존 트랙을 별도로 저장해 놓고 지워야 한다.
이 트랙 기록 기능은 안개가 심하게 끼거나 폭우가 쏟아져 사방을 구별하기 힘든 산 속에서도 지나온 길과 갈 길을 구분해 주기 때문에 길을 찾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지도만으로 산행할 때 자신의 현 위치를 알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이 단순한 기능이 얼마나 유용한지 알 수 있으리라.
이 외에도 산악용 GPS는 트랙 중간 중간에 별도의 지점을 표시할 수 있는 웨이포인트 기능을 제공한다. 중요한 갈림길이나 시설물 등의 정확한 위치를 트랙 위에 표시할 수 있도록 하는 이 기능은 개념도 제작시에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이 같은 트랙이나 웨이포인트를 파일로 저장해 놓으면 다른 GPS에서 다운로드를 받아 차량용 GPS처럼 선답자가 간 길을 따라 길 잃을 염려 없이 산행할 수 있다는 점도 산악용 GPS가 가진 매력이다.
위성항법장치(GPS)를 들고 산행을 다녀 온 뒤 트랙을 인터넷에 실었다가 낭패를 당한 경험이 있다.
어느 날 독자가 전화를 걸어 와 부산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산의 높이가 1천m를 훌쩍 넘게 나온다며 이상하다는 지적을 했다.
GPS의 강력한 기능 중에 하나인 고도계를 철석같이 믿었고 산행시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던 터라 무슨 이야기인지 몰라 확인에 들어갔다가 경악을 했다.
정말 트랙 상의 고도가 실제 고도보다 500m 가량 더 높게 기록돼 나온 것이다. 이유를 몰라 허덕이고 있을 때 전화상의 그 독자 왈, "GPS 고도계는 한번씩 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보정을 해 줘야 합니다."
GPS 기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압 차이를 측정해 고도를 표시하는 GPS의 경우 경험상으로는 1천m가 넘는 산을 다녀온 다음에는 고도가 잘 안 맞을 때가 많았다.
이럴 때에는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고도계를 보정해 줘야 한다. 기압 고도계일 경우에는 현재 고도와 현재 기압을 알면 가장 정확한 고도를 표시하겠지만 대부분 이를 제대로 알 수는 없다. 그럼 어떻게 할까? 그냥 현재 고도와 기압을 모른다고 입력해 줘도 GPS는 상당히 정확한 고도를 표시해 준다.
나침반도 오래 사용하다 보면 방향이 잘 안 맞을 수가 있기 때문에 한 번씩 보정을 해 줘야 한다. 가민사 제품의 경우에는 나침반을 보정할 때에는 보정 기능을 켜 놓고 천천히 두 바퀴를 돌리면 보정이 끝난다.
산행 출발시에는 고도계와 나침반을 한번씩 보정해 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산행을 다녀온 뒤 데이터를 정리하다 고도가 엉망진창이 된 사실을 발견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출발 전 미리 고도계를 보정해 놓았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으나 잘못은 항상 저지르고 나면 발견하기 마련이다.
동네 뒷산 정도의 산의 고도가 해발 2,000m에 가깝게 표시돼 있다거나 한다면 망연자실하기 쉽다.
많은 이들이 이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탓인지(혹은 덕인지)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나와 있다.
튀어버리거나 엉망이 된 고도를 바로 잡는 방법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GPS 비주얼라이저' 홈페이지(www.gpsvisualizer.com/elevation)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 홈페이지의 중간 쯤에 보이는 사각형 가장 왼쪽에 바로 잡으려는 GPS 파일(확장자가 gpx이어야 한다)을 업로드 한 뒤 두 번째 칸의 'convert & add elevation' 버튼을 누른다.
잠시 후 화면이 넘어가며 아주 긴 숫자로 된 gpx 파일이 나타난다.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이용해 이 파일의 이름을 바꿔 저장하면 고도가 제대로 수정된 트랙을 얻을 수 있다. 웨이포인트가 있는 트랙 파일의 경우에는 웨이포인트 명칭이 파괴되므로 원본 gpx 파일을 별도로 보관하고 있다가 트랙만 지운 뒤 GPS트랙메이커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새로 만들어진 gpx 파일과 병합(merge)하면 된다.
GPS트랙메이커 프로그램은 인터넷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는 공짜 프로그램으로서 가장 범용으로 이용되는 GPS 트랙 편집 프로그램이다. 부산일보를 통해 제공되는 gtm 파일도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만들어진다.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산행을 한 뒤 이동경로를 정리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GPS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트랙 편집기(가민사의 맵소스 등)를 이용하는 것이다. 자체적으로 전자지형도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등고선 상에 트랙을 표시하는 데 이보다 쉬울 수는 없다.
하지만 전자지형도에 표시되는 등고선 상의 트랙만으로는 아무래도 시각적인 효과가 떨어진다. 이럴 땐 전 세계 인공위성 사진을 공개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구글어스를 이용해 보는 것이 좋다.
구글어스에는 확장자가 gpx인 GPS파일을 불러올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서로 다른 각 트랙 편집기들이 모두 gpx 확장자로 트랙파일을 저장할 수 있도록 돼 있으므로 트랙파일을 저장할 때 gpx 확장자로 저장하면 편리하다. 구글어스에서 불러온 초기 트랙파일이 위성사진 위에 경로를 표시하고 나면 이를 입맛에 맞게 바꿀 수도 있다. 구글어스의 '편집' 메뉴 하단의 '특성'을 클릭한 뒤 '스타일, 색상'을 다시 클릭하고 '스타일 공유'를 다시 선택한다. 이후 나타나는 화면에서 선의 색깔과 굵기, 글씨의 크기, 웨이포인트의 크기와 색깔 등을 바꿀 수 있다. 작업이 끝난 뒤 위성지도 왼쪽에 있는 '위치' 항목에서 '트랙' 밑의 '포인트'를 체크 해제 시키면 변화된 모습이 지도에 나타난다.
산의 높낮이까지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더욱 입체적인 모습을 원한다면 위성지도 오른쪽 위에 있는 나침반 모양을 N극 방향으로 지긋이 눌러주면 된다.
위성항법장치(GPS)는 특정 위치의 위도와 경도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이 기본적인 기능이다. 이 기능은 단순한 것 같아도 가장 강력한 기능이다. 지구상 어디에 있더라도 GPS의 이 기능은 변함이 없다.
GPS의 이 기능은 산행 중 길을 찾거나 다녀온 트랙을 저장하는 것 이외에 재미난 일도 가능하게 한다.
GPS와 디지털카메라의 시간만 일치시켜 놓으면 산행이나 여행을 다녀 온 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정리할 때 사진에 위도와 경도 데이터 입력이 가능하다. 특정 시각에 GPS가 찾아 놓은 위·경도 데이터를 같은 시각에 찍힌 사진에 입력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개별 사진의 시간을 일일이 찾아 GPS의 위·경도 데이터를 수작업으로 입력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많이 쓰이는 것은 'Location Stamper'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공짜 프로그램이므로 인터넷 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공짜라고는 해도 기능은 상당히 막강하다. 반면 사용법은 무척 간단하다.
우선 이 프로그램에 위·경도 데이터를 입력해야 하는 대상 사진을 불러온다. 그 다음 확장자 .gpx의 트랙파일을 불러온다. 트랙파일까지 불러오고 나면 오른쪽 하단의 'APPLY Tracks...' 누르고 프로그램이 시키는 대로 'OK'를 해 준다. 트랙 위로 사진들의 위치가 올라가는 모습이 보이면 사진에 위·경도 정보가 입력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위·경도 정보가 입력된 사진은 구글에서 제공하는 파노라미오 등의 서비스를 이용해 위성사진의 해당 위치에 사진을 연결시킬 수 있어 입체적인 정리가 가능하다.
출처 : 부산일보 이상윤 기자 nurumi@ 사진-우.리.들.산
첫댓글 비박,,야영 즐거웁고 행복하게 보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