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셉
<그림 45>에서 요셉은 아랫부분에 그려져 있는데, 무엇인가 생각하고 고민에 차 있는 듯하다. 그 앞에 있는 구부러진 지팡이를 짚은 털옷을 입은 노인이 무언가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콘에 따라 다른 여러 형태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즉, 성모님의 동정성을 요셉이 의심하도록 유혹하는 사탄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눈에 보이는 사탄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의심을 상징한다. 천사로부터 듣고 본 놀라운 이야기를 전하는 양치기라든지, 계획된 하느님의 섭리였음을 알리기 위해 이사야 예언자를 등장하기도 한다.
해당 성경 구절을 요약하면 이러하다. ‘그는 마리아와 약혼한 사이로 같이 살기 전에 잉태한 것이 드러났다. 그는 법대로 사는 사람으로서 조용히 파혼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천사가 꿈에 그 의심을 풀어줘 그는 천사가 시킨 대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다.’(마태 1,18-25),❲그림 49❳. 요셉은 마리아의 임신을 갈등 없이 완전히 믿을 수 있었을까? 그도 처음에는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많은 갈등을 겪었다. 이는 요셉만이 아니다. 지금까지도 신앙인에게 믿음에서만 해결할 모서리 돌이다. 여기서 요셉은 우리 인간으로서 의심, 고민, 갈등하는 삶 등을 드러내는 각본으로 꾸며진다.
<그림 45>에서 요셉의 뒤에 있는 작은 나무는 이사이의 나무로서 “이사이의 그루터기에서 햇순이 돋아나고 그 뿌리에서 새싹이 움트리라.”(이사 11, 1-2)라는 구절에서 나온 나무로 다윗 가문의 자손을 상징한다.
아기를 비추는 세 줄기의 빛은 삼위일체를 나타낸다. 성자는 살아 계신 아버지와 같은 분이시며, 빛으로 우리에게 오시고, 그분을 통해 그 안에 계신 아버지를 보게 된다(요한 8,19; 10,30 참조).
사도 요한은 복음에서 그분이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에 가는 길임을 알리고 그 길로 안내하고 있다.
• 아기를 씻김과 산파
왜 성탄 이콘에서 아기를 씻기는 장면을 표현할까? 우선 아기를 씻기는 의식은 몸은 깨끗이 하는 과정으로, 구원으로 가는 상징적 행위이다. 즉, 구원의 순서로서 깨끗이 하려면 씻어야 한다
는 것, 물로 씻는다는 것은 세례를 받는 것, 이로 인해 결국은 영
혼을 씻는 과정을 보여준다.
외경에 의하면(야곱 원복음) 여기에 나오는 여인은 살로메라는 산파이다. 그녀는 아기가 성령에 의해 동정녀에 잉태되었고, 구세주로 오시게 되었다는 요셉의 말을 듣고도 믿지 못했다. 그 여인이 손가락으로 임산부를 만지자 손이 불에 덴듯 화상을 입었다. 그녀는 울면서 믿지 못한 잘못을 빌며 애원하였다. 그때 천사가 나타나 ‘아기에 손을 대어라’ 하자 아기 예수에 손을 대었고 다시 낫게 되었다는 여인이다.
못 미더워 웃는 살로메는 그 당시 요셉이 산후조리를 위하여 필요로 했던 산파로써, 여기서는 믿지 못했던 하와(Eva)를 상징한다. 아기를 씻기며 하느님을 찬미하면서 하와로 인한 원죄에서 벗어나게 됨을 기뻐하는 모습이다. 하와의 교만에 의한 불복종으로 죽음이 왔지만, 동정 마리아를 통해서 구원이 오게 된 것이다. 씻기는 의식은 순수한 인간적인 행동을 통해, 아직 드러나지 않은 사람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강조한다. 그리고 세례의 전조를 보여 준다.
❲그림 45❳ 성탄: 69 x 58cm, 템페라, 이콘 마오로 미술관
| ❲그림 49❳ 요셉의 꿈에 나타난 천사: 22 x 15cm, 템페라, 12세기 채색 삽화, 바바리아 도서관, 뮌헨, 독일. 수사본의 이콘화 작업, 이콘 마오로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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