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우화회 회보에 실을 글을 부탁받고 여러분들의 사진을 다시 한 번 살펴봅니다.
사진 옆에 부연된 설명을 보면서 함께 지냈던 시간들을 다시 돌아봅니다.
어느새 낯이 익은 얼굴들, 다정한 가족들을 보는 듯합니다.
여러분, 모두 평안하신가요?
주님의 사랑을 담아 인사를 전합니다.
온전히 함께 할 수는 없었지만 여러분들을 맞이하고 배웅하는 그 시간에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서 아쉬움이 남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저는 공항으로 마중을 가지 않고 개별적으로 숙소로 오시는 분들을 맞이하는 미션을 맡았습니다.
미토 키요시 씨와 다케우치 게이코 씨와 함께 숙소에서 일행을 기다리는 동안에 대화를 조금 나눌 수 있었는데
저에게는 선물 같은 시간들이었습니다.
미토 씨는 전날에 한국에 오셔서 5·18 민주화 운동의 발상지 광주를 방문하셨다고 했습니다.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일본판을 보여주시고 광주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며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다케우치 씨는 일본 신슈의 산기슭마을에서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두 분의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마지막 날에는 김포공항에서 스케가와 노부 씨와 스케가와 미츠코 씨, 이노우에 준코 씨와
시마지리 시게키 씨를 배웅하였습니다.
일행 중 가장 고령(91세)이면서도 열정적으로 모든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일본으로 귀국하시는 스케가와 노부씨의 뒷 모습을 보면서 존경의 인사를 올렸습니다. 무교회 전국집회에서 들려주신 그 분의 삶에 대한 말씀은 나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습니다.
평화와 정의를 위하여 많은 고난을 감수하셨던 그 분의 삶에서 산상수훈의 복 있는 자의 삶을 보았고 그 상급이 주어지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그림자같이 그 분의 일거수 일투족을 챙겨주시는 스케가와 미츠코 씨를 보면서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천사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는 2015년 10월 16일부터 21일까지 일한청년우화회의 초대로 일본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그 때의 일기를 찾아 보았습니다).
떠나기 전에는 개인적인 상념으로 내키지 않는 방문이었지만 막상 일본에 도착한 후에는 아름다운 5박 6일의 시간이 꿈같이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우리들도 일본의 전국무교회 집회에 참석을 했는데 모든 분들이 우리들을 가족처럼 환대해 주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이치가와 시의 숙소 근처의 골목을 일행들과 산책하며 아름다운 일본의 가을 정취를 느껴보았습니다. 그 때의 일기장을 들여다 보다가 숙소를 함께 썼던 하라다 교오코 여사님이 손수 써주신 편지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서툰 한글로 정성껏 써주신 편지에서 따스한 그 분의 마음이 아직도 느껴집니다.
고전 13;13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의 제일은 사랑이라.
이 성경 구절은 10년 전에 일본 방문을 마친 후에 받은 감동을 저의 일기장에 쓴 글입니다.
아직까지도 한일 양국에 쌓여있는 앙금은 가시지 않았고 앞으로도 역사적으로 지울 수 없는 아픔들이
수시로 우리들을 괴롭히고 분열시키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까지 두 모임을 통해 양국을 방문하며 서로의 신앙과 역사를 알아가는 일들이 계속되는 것은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바가 있어서 일 것입니다. 그 안에서 두 민족이 하나가 되어 이루어 나가기를 바라시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믿음, 소망, 사랑으로 섬겨주시는 일한우화회와 한국성서신우회의 여러분들에게 지혜와 힘을 주시고
합력하여서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주님 안에서 평안하십시오.
첫댓글 순례자 님의 글에, 저도 2015년 가을의 추억에 잠겨 봅니다. 벌써 10년 전의 일이 되었군요. 작은 정성에도 무한 감사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이런데, 하나님은 얼마나 더 기뻐하겠습니까? 이번에 동행해주셔서 참 든든했습니다.
너무 수고가 많으셨어요.
제대로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하구요.
하나님께서 나아갈 길을 인도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건강 유의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