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과 임금님 (스마트 소설)
작가: 백화 문상희
https://youtu.be/3u5ai4FrT-4?si=Uq8_FfWZK_nQYBRq
[해설]
"스마트 소설이란 해학적인 소재를 주제로 하여
입체적인 대화체로 꾸며낸 짧고 임팩트한 소설이다"
[해설]
광화문 거리, 오가는 행인들의 천태만상 차림새에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참으로 가관이었다.
세종대왕님, 세상 돌아가는 걸 보고 있다가 가슴이 답답하여
이순신 장군을 불러 혼령 간의 대화가 이루어졌다.
[세종대왕]
"이보시오 이순신 장군!
아, 그쪽만 보지 말고 이쪽도 좀 쳐다보시구려!
짐 하고 무슨 원수라도 졌소이까 장군!"
[이순신 장군]
"예~, 전하... 그간 강령하셨는지요!
경복궁 쪽은 군졸들이 지키고 있는터라
저는 숭례문 쪽에 무슨 일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나이다 전하!"
[세종대왕]
"그건 그렇고 장군, 이제 날이 점점 더워지는구려 장군!"
[이순신 장군]
"예~, 그러하옵니다 전하!
그나저나 도덕도 예절도 실종된 세상이라 걱정이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여인네들이 젖탱이도 배꼽도 다 내놓고
다니옵니다 전하!"
[세종대왕]
"아~, 그건 장군말이 맞소이다!
화선지를 두고서 어찌 몸에다 그림을 그려 자랑질을 하고 있으니
나도 쳐다보기가 민망해서 책 보는 척하고 있소이다!"
[이순신 장군]
"제가 목숨 바쳐 지킨 이 나라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전하!"
[세종대왕]
"충무공의 충정은 나도 익히 들어 알고 있소이다!
여기저기 시위 소리는 하늘을 찌르고 있으니..!
나랏법이 바뀌어 반정 없이도 군왕을 바꾸는 시대가 됐구려!"
[이순신 장군]
"그렇습니다 전하!
밥그릇 싸움에 온 나라가 이렇게 시꺼러워서야
어디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려나 걱정이옵니다 전하!"
[세종대왕]
"그렇소이다 장군!
누군지 옥좌에 앉아있기도 가시방석 이겠구려!"
[이순신 장군]
"그렇습니다 전하!
동방예의지국은 이미 잊힌 지 오래이고
조용한 아침의 나라는 시끌벅적한 세상이 되었사옵니다!
날마다 꽹과리 소리에 확성기 소리는 멈출 줄 모르고
광화문 길바닥에 불평불만을 쏟아내고 있으니
조용한 곳으로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는 신세가 안타깝습니다!"
[세종대왕]
"그렇소이다 장군!
저기 지나가는 사람이 하는 말을 좀 들어보시구려!
[해설]
김쌤, 우리 백화점 눈팅하러 갈까요?"
"알써요 이쌤, 밥은 내가 쏠께요!"
[세종대왕]
김씨 이씨는 알겠는데 쌤은 또 무엇이고,
화살은 쏘는 것인데 밥은 또 어떻게 쏘는 것이요?"
[이순신 장군]
"예~, 전하!
세월이 지나서 훈민정음이 진보했다고 생각하시오소서!"
[세종대왕]
"그래도 그렇지요 장군!
오가는 행인들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다 보니 요즘 사람들은
육두문자를 입에 달고 살더이다!
내가 훈민정음을 창제했지만 좃밥 이라는게 뭔지,
허허, 좁쌀밥을 좃밥이라 하는지 알 수가 없고
또한 씨방새라는 것은 또 무슨 새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소이다!"
[이순신 장군]
"전하~,고정하시옵고 심신이 안정되시면 그때 또
말씀하시지요!"
[세종대왕]
"그럽시다 장군!
그럼 좀 쉬었다가 다시 부를 테니 대답을 해주시구려!"
[이순신 장군]
"알겠습니다, 전하...!"
[해설]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께서는 대화를 하다 보니
혈압이 올라서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지기로 하였다.
[세종대왕]
"이보시오 장군!
이제 휴식시간도 지났으니 또 얘기를 이어가 봅시다 장군!"
[이순신 장군]
"예~, 전하... 말씀하시옵소서!"
[세종대왕]
"그나저나 요즘 백성들이 열심히 일은 안 하고
머리만 굴리고 있으니 그것도 걱정이오!"
[이순신 장군]
"그렇사옵니다 전하!
요즘엔 비트코인 인지 뭔지가 돈벌이 수단이 되었으며
아파트 되치기에 뻥튀기 한번 잘하면 평생을 일 안 해도
먹고 산다고 하니 그것 또한 걱정이옵니다!"
[세종대왕]
"그렇소이다 장군!
선왕이신 태종께서 토지개혁을 하실 때는 이런 일을
내다보시는 선구안을 가지고 하셨는데 어쩌다가
이리되었는지 쯔 쯔 쯔!"
[이순신 장군]
"그렇사옵니다 전하!
태조대왕께서 한양으로 천도를 하실 때는
오백 년 대계를 세우시고 천도를 하셨는데
오랜 세월이 지나서 그런가 봅니다!"
[세종대왕]
"그나저나 좀 조용해야 독서도 하는 것이지 광화문이
이렇게 시꺼러워서야 책을 펼치고 있어도 눈에 들어오지
않소이다!"
[이순신 장군]
"예~...전하, 저기 구경거리가 있사오니 한번 보시오소서!
귀걸이야 할 수도 있다지만 콧구멍에 배꼽까지도
쇠로 된 장신구를 달고 다닙니다 허허!"
[세종대왕]
"그렇소이다 장군!
저기 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고 하는데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오 장군! "
[이순신 장군]
"예~, 전하 그러다보니 인구 절벽이라는 신조어가 생겼고
오백 년이 지나면 인간이 멸종할 수도 있다고 하옵니다 전하!"
[세종대왕]
"사람은 자고로 성인이 되면 마땅히 결혼을 해야 하거늘,
사람 人자도 둘이 기대며 살라는 뜻인데 허허!
장군께서도 좋은 묘안이 있으면 말씀해 주시구려!"
[이순신 장군]
"예~,전하!
지금은 호주제도가 바뀌어 여자도 호주가 된다하옵니다
이제는 여인네 성씨도 따를 수 있다고 하니 호패도 이제는
무용지물이 되었사옵니다!"
[세종대왕]
" 그렇소이다!
예전에 짐이 여성 인재를 등용하려다
신하들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었소이다!
이제는 남녀공히 평등한 시대가 됐구려 장군!"
[이순신 장군]
"전하, 이제는 남녀평등을 넘어서 여성 상위시대라고
하옵니다!"
[세종대왕]
"그나저나 장군, 덕수 이씨 집안도 참 대단하오이다!
요즘 지폐를 보니 짐은 만원짜리인대 반해 퇴계 이황은
천원권, 율곡 이이 선생은 오천원권에 이어 오만 원짜리
지폐엔 신사임당 선생이 떡~ 하니 올라있더이다!
이 모두가 충무공 장군 집안사람들 아니오이까?
나보다 다섯 배 이상 비싼 몸값이요 허허...!"
[이순신 장군]
"예이~, 그렇게 보아주셔서 감사하옵니다 전하!
전주 이씨나 덕수 이씨나 한자어는 같은 오얏李字 이옵니다!"
[세종대왕]
"어쨌거나 장군, 비록 두동강이 난 한반도지만,
또한 세상 돌아가는 일 들이 좀 거슬리기는 하지만
어쩌겠소이까 나라가 잘 되도록 기원하며 지켜보도록 합시다!"
[이순신 장군]
"예이~, 전하!
영혼이나마 강건하시옵고 만수무강하옵소서~!"
[세종대왕]
"고맙소이다, 장군도 무탈하게 늘 평안하시길 기원하겠소!"
[해설]
작금의 세태에 기가 막힌 이순신 장군은 화가 치밀어
눈을 부릅뜬 채 입을 봉해버렸고 세종대왕님 또한
어이가 없어 귀를 막은 채 먼 산을 바라보고 계셨다.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