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화폐개혁(Redenomination)이라는 것이 화두에 오르고 있습니다.
여러 기사들을 보고 한번 정리해보았습니다.
화폐개혁은 굉장히 오래된 주제입니다.
2003년에 추진을 하다가 기재부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고 그 이후로는
한은 감사 때마다 등장했던 얘기입니다.
작년10월 국정 감사에서 얘기가 나왔고 몇일전 3월25일에 민주당 국회의원인 이원옥씨가 한은 총재에게 질문을 던지고
한은총재가 논의할때가 됐다며 답을 하면서 다시 얘기가 불거진겁니다.
영어로는 Redenomination 이라고 합니다.
직역하면 액면가 절하 정도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화폐가치에는 변화가 없고 숫자 단위만 변경되는 겁니다.
예를 들어 1000:1 디노미네이션이라면 1000원은 1원이 되지만 이론적으로는 환율이 1150원이 었다하면 1.15원이 되는겁니다. 그러니까 가치에는 변화가 없는겁니다. 한국 원화가 단위가 너무커서
지적되어 온건 오늘 내일 일이 아닙니다.
식당메뉴 그리는데도 어렵고 회계처리도 어렵고 0이 너무 많다는 얘기는
잠재적 오류가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대외적으로도 보기도 좋지 않습니다. 사실 한국정도의 경제규모를 가진 나라중에서 네자리 환율, 그러니까
달러나 유로를 네자리로 교환하는 나라가 없습니다.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들 보면 이런 농담을 자주 한다고 합니다. “밀리언을
벌었는데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한화를 기준으로 백만장자라는 말이 아무 의미가 없죠. 그리고 보기에 안좋다는 것은 사실 보기에만 안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단위가
크면 이 시장자체가 신흥시장이나 개발도상국시장의 이미지를 주기 때문에 그만큼 외국인 투자를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을것이라는 추정이 됩니다.
한국 역사에서 디노미네이션은 두번있었습니다. 1953년에 100:1, 1962년에 10:1로 또 한번 했습니다. 원래 원이었던 것이 환이 됐다가 62년에 다시 원이 된것이죠.
@화폐개혁의 장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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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숫자가
줄어드니까 회계처리가 간편화됩니다. 즉 숫자가 줄어들면 편해질거라고 생각하는 그런 편의가 다생깁니다. 그리고 대외적으로 보기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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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
엄청난 비용이 듭니다. 은행시스템도
바꿔야하고 화폐인식시스템도 바꿔야하고 ATM 자판기, 전부다
바꿔야한다. 사람들이 화폐를 두가지를 들고다니면서 혼란도 있을 수 도 있고 또한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도 있습니다. 2003년에 기획재정부가 반대를 했던이유도 바로 이것입니다. 예를 들면 900원짜리 물건이 1000:1로
디노미네이션되고나면 0.9원이 아니라 1원이 될거라는 얘깁니다. 짐바브웨 베네수엘라, 북한등이 이런 디노미네이션을 시도했고 실패했습니다. 북한은 디노미네이션 실패후에 담당자를 숙청했답니다. 터키 같은 경우에도
이런 화폐개혁을 했고 성공으로 보기도 합니다.. 왜냐면 거시경제 지표같은 것들이 나빠지지 않았거든요. 단, 물가가 상승했고 부동산 투기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지금 정부 입장에서는 경제가 점점 나락으로 빠지고 있으니까 뭔가 시장전체에 큰변화를 줄거리가 필요한 상황이긴
합니다. 그런상황에서 화폐개혁으로 ‘지하경제양성’ 같은 철 지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그러나
위험한 접근입니다. 디노미네이션은 선진국은 그나마 성공을 하지만 신흥국이나 개발도상국은 다들 실패했습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요약을 하자면 시장이 이런 거대한 충격을 견뎌낼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인플레이션 심리를 위축시키든 아니면 물가가 상승되면서 인플레이션을 덩달아 끌어올리든, 거대한 비용을 지불하면서 내수가 살아나든 아니면 반대로 거대한 비용이 들면서 내수가 죽든, 그런충격에 대비가 돼어있지 않은 시장에서는 감당을 하지를 못하는겁니다.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커지는 상황이 발생하는겁니다. 우리경제도 그렇게 좋지 않아서 이렇게 될수도 있고 저렇게
될수도있다는 도박을 걸어볼만한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하경제 그런게 과연 존재하는지도
의문이지만 그걸 끄집어내겠다는 시도는 다 실패했습니다. 62년도에 화폐개혁도 실패했고 김영삼의 금융실명제도
실패했습니다. 금융실명제가 당시 불안한 한국 경제에 기름을 끼얹은 요소중 하나로 평가가 되고 또 그런것들이
모여서 IMF시대가 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런 논의가 왜 지금 일어나야하는가? 지금이 적절한 시기인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게 어떤 절망적인 한국경제를 기사회생 시켜줄 터닝포인트가 될것이다라고 기대한다면 그런 기대에는 회의적일 수
밖에 없죠. 펀더멘탈이 약한 시장은 충격을 받아낼 수 없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도박으로
때로는 돈을 벌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도박을 꼭하겠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그 도박에 뭔가 순기능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도박은 남는 돈을 하는 겁니다. 당장 낼 월세가 모자란 경우에서 내가 이돈을
탈탈 털어서 월세와 생활비를 벌어오마! 라고 덤벼들 것이 아닙니다.
두서없이 쓴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이 디노미네이션이 무역이라는 업종에서 보여질 잠재적 영향에 대해서 한번 언급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첫댓글 음...
결코 간단히 생각해서는 안되는...
그리 쉽게 떠올려서 언급되고 행해서는 안되는...
절대로 정치적인 요인이 깔려서는 안되는...
그런 아주 중요한 사안이란다.
시험 후 앞으로 배울 무역거래 시스템을 이해하게 되면 그 위험성과 야기되는 혼란의 심각성을 더욱 인지하게 될거란다.
잘 알겠습니다 교수님.. 시험 후 앞으로 배울 내용.. 기대가 됩니다 ><
화폐개혁에 대해 잘 읽었습니다. 저도 우리나라의 화폐단위가 크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는데, 이 글을 읽어보니 현실적으로 개혁을 통해 잃을 것이 더 많아 보이는 결과 앞에서 망설여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무역거래 시스템에 대해 배우며 조금 더 이 부분에 대해 이해하고 싶습니다.
웅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