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늬바람 불어오는 언덕 위에 자그마한 집을 지어 앞마당 첫 햇살 드는 곳에 꽃 심고 뒤뜰엔 모과나무를
통유리창으로 들어오는 사계절을 바라보며 시시때때로 변하는 자연의 소리 벗하고
해가 지면 무던한 사람에게 따뜻한 저녁을 지어 등롱불 환하게 밝혀두고 설레는 아낙이 되고 싶다
별빛 달빛 내리는 밤이면 누각 위에 사랑의 현을 이어 옛 추억의 노래를 부르며
욕심도 온갖 번뇌도 세상사 시시비비도 다 내려놓은 채 곱고 은은한 사랑 하나 그 하나로 그렇게 살고 싶다
l해설l
회귀본능回歸本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천에서 태어난 물고기가 바다로 나가 자란 뒤에 알을 낳기 위하여 다시 자기가 태어난 하천으로 되돌아오는 것인데 바다에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가 그 대표적인 생물입니다. 또 여우가 죽을 때 제가 살던 굴이 있는 언덕 쪽으로 머리를 둔다는 뜻으로 쓰이는 수구초심首丘初心도 많이 접하는 사자성어입니다. 모두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회귀본능은 몸의 고향이고 수구초심은 마음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사람도 위와 다름이 없습니다만 동물들과 다른 또다른 고향이 있습니다. 살아오면서 하나둘 동경하던 것들로 지어진 마음의 고향 집입니다. 그곳은 지지 않는 꽃이 피어 있고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생각만 해도 나타나고 강물은 노래를 하고 언덕에 세워진누각은 칠보로 반짝이고 .... 이정민 선생님의 마음으로 세운 詩 한 편 읽어 보입시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