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교육대학교 산학협력관 쪽에서 산책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느덧 6월, 날이 점점 뜨거워지고 다양한 동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근처 동물들의 모습을 한번 담아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동물들을 보면서 한 생각을 적었다.
산학협력관으로 가는 도로 위에서 발견했다. 시각은 밤 10시 쯤. 가로등의 불빛에 홀려 날아온 듯 하다. 크기는 약 70mm정도 였다. 큰 턱이 안쪽으로 살짝 휘어있고, 앞다리 또한 약간 둥근 것을 보아하니 참넓적사슴벌레인 듯 하다. 참넓적사슴벌레가 자연에서 70mm 정도의 크기로 발견되는 것이 참 쉽지 않은데... 올해 좋은 일이 있으려나보다..
산학협력관 길을 산책하고 있었다. 가로수 쪽에서 푸드덕 소리가 나길래 가봤다. 참새 한마리가 실에 엉켜 나무에 묶여 있었다. 참새를 살포시 잡고 실을 풀어주었다. 오른쪽 다리가 꺾여 뼈가 밖으로 나와 있었다. 먼지 떼가 끼어 까매진 저 작은 실이, 저 작은 쓰레기가 하나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갈 뻔했다. 꺾인 다리를 보고 머리가 하얘졌다. 참새는 내가 당황한 틈을 타 날아갔다. 저 새가 살아있길 기대하는 것은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일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풍뎅이 중 하나인 등얼룩풍뎅이다. 크기는 12mm~18mm정도 되는 아주 작은 풍뎅이지만 유충일때 농작물의 뿌리를 갉아 먹는 해충이다.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 등얼룩풍뎅이를 잡으며 곤충학자의 꿈을 키우던 내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곤충을 좋아한다 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하더라... 몇몇 선생님들도 그랬다. 난 곤충학자의 꿈을 접고 수년간 방황했다. 다시 관심가져볼 생각은 없다. 등얼룩풍뎅이, 올해 11월이면 생을 마감하는 작은 존재이다. 그럼에도 당당한 자세로 있을 수 있는게 너무 멋지다.
다산정보관 뒤 흡연구역 쪽에서 발견했다. 게거미가 산바퀴를 잡아먹는 장면이다. 거미는 곤충의 체액을 빨아먹고, 버린다. 거미와 바퀴는 모두 우리에게 혐오의 대상이다. 그나마 거미는 해충을 잡아먹는다는 인식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모두들 싫어한다. 사진 속 바퀴는 산바퀴다. 우리가 해충으로 규정하고 있는 집바퀴과는 좀 다르다. 인간의 집에 들어오지 않으며, 산이나 풀밭에서 살아간다. 무조건 싫어하고 볼 필요가 없다.
둘 다 혐오의 대상이다. 그러나 둘 다 우리에게 직접적인 해를 주지 않는다. 바퀴를 사냥한 거미를 축하해줘야 할까 오늘 생을 마감한 바퀴를 불쌍해 해야 할까
한솥도시락 옆 치킨 집 지붕 구석에서 발견했다. 제비 둥제 안에는 새끼들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 암컷인지 수컷인지는 모르겠지만 새끼들의 배를 채우느라 정신이 없다. 항상 부모님께 감사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잘 모르겠다. 그런 생각이 드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생각인지 모르겠다.
비가 온 후 산학협력관 산책길, 명주달팽이가 개미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비가 온 후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인도 위를 기어다니는 명주 달팽이. 비가 온 후 보도블록에 유독 달팽이들이 많았다. 왜 위험하게 먹이도 없는 이곳에 다들 나와 기어다니는 것일까. 칼슘 등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 나온 것 아니냐는 근거가 많이 부족한 추측을 해본다. 달팽이를 여럿 밟을 뻔 했다.
첫댓글 글과 사진이 잘 어우러졌습니다.
사진집 편집본도 오늘안으로 업로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