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살면서 ‘전주 세계 소리 축제’의 맛을 깊이 느낀 것은,
9월 13일부터 17일까지 펼쳐진 시간이었다.
특히 판소리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CD를 구입해서 다양한 소리꾼들의 소리를 감상할 수 있겠지만,
직접 소리꾼들의 모습을 보고 만나고 공연을 보며,
소리를 접한다는 것은 너무 흥분되고 감격스러운 일이었다.
전주세계 소리축제 팜프렛을 보니 14,15,16일 오후에 ‘내놓라’ 하는 소리꾼들의 소리향연이 펼쳐진 것이다. 이번 기회에 판소리에 대해 내 자신이 소리와 북연주에 있어서 더욱 업그레이드되는 시간을 만들어 보리라는 각오를 갖고 금번에 모두 참여하기로 했다. 물론 소리와 북연주도 배우고 연습하는 기회로 삼자는 생각이었다.
세계의 각종 소리 잔치향연이 펼처 졌지만,
판소리는 특별히 주의하고 연구하고 공부해야 할 분야이기에 더욱 좋은 기회라 여겼다.
마치 수십 년씩 소리에 매진한 소리가 눅눅한 중견소리꾼 5분과
젊은 소리꾼 5분이 오셔서 서로 다른 장소에서 공연하는 매우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왕기석 명창의 수궁가를 시작으로 송재영 명창의 춘향가,
그리고 유태평양 명창 흥보가와 민은경 명창 소리꾼의 심청가가 각각 2시간 이상씩 진행되었으니, 얼마나 행복한 시간인가?
토요일은 박복희명창이 심청가 완창을 했다. 그리고 남상일 명창의 적벽가를 들었다.
주일은 예배를 마치고 윤진철 명창의 적벽가를 들었고,
채수정 명창의 흥보가 완창을 들었다.
마지막으로 정은혜 소리꾼의 춘향가와 조정희 소리꾼의 수궁가를 듣고 소리의 향연에 푹 빠진 3일 이었다.
먼저 판소리는 ‘님’이라고 말하는 지난 30년간 수많은 무대에 서며 자신의 음악적 반경을 넓혀온 소리꾼,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장원(2005년)을 한 뒤, 국립창극단의 간판스타로 떠오른 남해성 명창의 사사 받은 ‘왕기석’ 명창이 수궁가를 들려 주었다. 중견 소리꾼답게 녹녹한 소리가 가슴에 파고들어 흥겨운 한마당을 이뤘다.
동초제의 뒤를 이은 이일주명창의 수제자, 아들 같다는 ‘송재영’ 명창의 춘향가 소리는 걸쭉한 소리꾼임을 증명했다. 송재영 명창은 전주대사습 장원(2003년) 했다.
조상현 명창에게 강산제를 익히고 남원춘향국악대전에서 판소리 명창부 대상(2006년)한 ‘박복희’ 명창의 4시간 30분에 걸친 심청가 완창은 매우 인상 깊었다.
전주대사습 장원(1998)과 KBS 국악대상 수상(2005/한 정권진 선생으로부터 보성소리를 올 곧게 이어 온 ‘윤진철’ 명창이 적벽가를 하였다. 참으로 축복의 시간들이었다.
임방울 국악제 판소리 명창부 최우수상(2010)을 받은 ‘채수정’ 명창은 박송희 명창을 만나 판소리에 입문해 박록주제 흥보가를 배우기 시작해 2005년 흥보가 음반을 낸 분이다. 저음처럼 들렸지만 힘 있는 목소가 특징이었다.
이러한 중진 명창들의 소리가 전주 학인당에서 온 세상을 향해 울려 퍼졌던 것이다.
물론 고수와 청중이 하나 된 추임새들도 더욱 깊어갔다.
전주 한옥마을 학인당에서 100여 미터 떨어진 다문이라는 명소에서는 젊은 소리꾼 다섯 사람이 3일 동안 오후 7시부터 소리의 향연을 펼쳐주었다.
1998년 만6세의 나이로 3시간에 걸쳐 흥보가를 완창해 세상과 국악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국악 신동 ‘유태평양’ 군(전북대 한국음악과 2년)이 흥보가를 다시 완창했고,
‘민은경’ 명창은 동아 국악 콩쿠르 판소리 부문 금상(2002) 임방울 국악제의 판소리 부문 금상(2003), KBS 국악경연 판소리 부문 장원(2008)을 한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는 젊은 소리꾼이다. ‘민은경’ 명창은 심청가를 하였고,
KBS 1TV 아침마당 고정 패널 자리를 굳혔던 ‘남상일’ 명창의 적벽가와
정정렬제 춘향가를 소리한 ‘정은혜’ 명창은 제 17회 동아국악콩쿠르 종합 특상과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등재 기념 음반 차세대 소리꾼 5인이 된 명창으로 춘향가를 하였다.
마지막 시간을 갖게 된 ‘조정희’ 명창은 ‘성우향, 조상현, 안숙선, 정회석’ 명창등 큰 스승에게 두루 사랑받았던 정광수 바디 수궁가를 들려주었다.
이렇게 지금 시대에 듣고 보기 어려운 명창들의 수준 있는 소리향연은,
성경판소리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깊은 감명을 준다.
이런 대명창들이 성경판소리를 알고, 작곡도 하고 전파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전통적인 판소리를 통해 우리 문화의 깊은 매력에 빠지는 것도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일이지만,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을,
이렇게 깊고 중후하고 힘차고 매력적인 판소리로 전달 할 수 있다면,
최상의 예술 문화 선교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안타까웠다.
명창 소리꾼의 시간 내내 떠나지 않고 스스로 북연주를 하면서 추임새를 하며 함께 한,
전주 세계 소리축제 학인당과 다문 명소에서,
성경 판소리를 더욱 열심히 해서,
주님께 영광을 돌리며 충성하는 사람으로 살아야겠다고 굳게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