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자락의 녹차 밭 아래 <춘설헌>에 누워계신 남종화의 대가 의제 허백련 선샌님의 묘소에
가서 절 한자리 올리고, 묘소 옆 벚꽃 화사한 오두막에서 45년간 동양화를 그리고 계신 <계산 >
<장찬홍>선생님과 떡과 녹차를 같이하며 茶道를 배우고 있습니다.
저는 어설푼 실력의 국선도를 조금씩 가르켜 드리고, 몇몇 경혈점도 주물러 드리니 참 좋아하십니다.
10년 연상이시지만 어찌나 얼굴이 밝고 자애로우신지 함께 있기만 하여도 편안합니다.
새벽 5시에 일어 나셔서 오후 5시까지 그림을 그리시고 녹차와 산책으로 산속생활을 하시니
마치 수행하시는 선사와 같으십니다.
산을 내려오다 보니 <문빈정사>라는 사찰의 담장에
<꽃을 오래 보고 있으면 꽃마음이 된다.>라고 쓰여있습니다.
오늘은 새벽 부터 벚꽃에 흔들려, 아예 동산 위에 벚꽃나무 아래 자리를 깔고 행공을 하였습니다.
벚꽃이 아무리 화사하다 하나, 미적 감동은 일시적일 뿐 곧장 권태로워져 발길을 돌리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호흡을 하면서 들숨에서 나의 氣를 벚꽃에 보내고, 날숨(呼)에서 벚꽃의 氣를 끌어 당긴다.(引)
의념을 하고 적적성성 호흡을 하다보니, 꽃 앞에서의 감동과 감탄이 두어 시간이 지났어도 처음과 같습니다.
벚꽃의 마음이 되었을까요.
아름다움 앞에서 좀 더 오래 멈출 수 있는 기술 그것이 국선도의 <멋> 아닐까요.
사실은 오래전에 <백장암>에서 <동사습>을 하면서 <용타>스님에게 배운 <관심명법>이라는 기술입니다.
밤이 되니 갑자기 봄비가 내리내요.
내리는 봄비에 활짝 핀 벚꽃이 모두 떨어질까봐. 다시 올라가
車에 불을 훤히 켜논 채로 동산에 벚꽃을 지키고 있다가 , 막걸리 한병 사들고 집에 와
벚꽃의 아름다움을 도우님 들께 전합니다.
<벚꽃나무 아래>
산들 불어온 봄바람 속에
햇살 쏟아지니
겨울 내내 품었던 순수한 사랑
눈송이 처럼 하얗게
터져 나오네.
벚 꽃 춤추는
아련한 달밤에는
벚꽃 나무 아래에서
그대를 기다리련다.
그대와 함께
빨간 홍주 가득 마시며
벚 꽃같은 순수한 사랑
벚 꽃같은 환한 사랑
가슴에 가득하게 하리라.
가슴에 가두리라.
벚꽃과 함께 무너지리라.
<벚꽃은 밤비에 젖어>
봄 비 오는 밤
벚꽃은 아직도 화사한 신부
사진사 앞의 신부 처럼 서 있느데
밤비가 내리네.
화사한 신부의 웨딩 드레스위로
빗방울이 주르르 주르르
떨어지는 빗방울 마다
떨어지는 신부의 눈물
벚꽃 떨어지듯
빗 방울 떨어지듯
가슴 속에 떨어지는 눈물
아침 햇살에 피었던 꽃
밤비 에 젖어있네.
하루 피다, 그 날 떨어져도 행복한 눈물!
2008 . 4 . 6 밤 12시
막걸리 한병 더하고 싶은데
내일 새벽 수련을 위해 참아야겠습니다.
첫댓글 달밤에 기다리는 벚꽃신부 ~~ 아름답네요 ~~
막걸리는 전주시 어느골목 옛날막걸리가 쵝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