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황
일 자 : 2004.2.15
위 치 : 대구동구,경산하양
높 이 : 초례봉 636m, 환성산 811m
일 기 : 맑음. 강풍
코 스 : 안심(반야월)-초례봉-낙타봉-환성산-불굴사
산행시간 : 약 8시간
식수보급 : 산행 도중 없음
2.구간별 이동상황
11:05 안심역 출발
11:13 신서동,읍내동 마을 앞 갈립길
11:48 신서동 마을 끝집(계곡,능선 갈림길)
11:51 체육공원
12:37 능선안부
13:04 동내동 갈림길
13:13 매여동 갈림길
13:21 초례봉(636m) 정상
13:34 점심(14:10까지)
14:13 헬기장
14:21 고압선철탑
14:41 655봉
14:53 낙타봉
15:33 도동,성령 갈림길
15:37 성령(하양,평광동 갈림고갯길)
16:02 환성산 안부
16:14 환성산(811m)
16:48 능성동,불굴사 갈림길
16:58 큰바위(기암)
17:58 불굴사 갈림길 안부
18:12 폐가옥(기와집)
18:20 불굴사
18:30 홍주암
19:20 국도(스파렌드 앞 삼거리)
3.산행기
산행을 하면서 산행목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출발해 보는 첫 산행이다.
처음 들어보는 산이름 초례봉, 대구근교 반야월에서 산행이 시작된다는 것만 알고 무조건 산행에 나섰다. 강대장님도 초입을 모르신다. 안심파출소 부근에서 시작하려다 지하철 안심역 부근에 진입로가 있다는 말만 듣고 그 곳을 출발점으로 하기로 하고, 무인 건널목을 통과한 후 길가에 주차를 시키고 배낭을 챙겼다.
고속도로 밑을 통과하자 마을 뒤로 뾰쪽한, 팽이를 깍다 만듯한 바위투성이의 산이 보인다. 오늘의 산행 목표 초례봉이다. 새빨간 벽돌로 지은 교회 첨탑이 보이는 동네 입구에 들어서 왼쪽길로 접어 마을 끝에서 북쪽 마을 안쪽방향으로 걸어 올라가다 마을이 거의 끝나고 산불감시초소를 지나자 매화 활짝핀 과수원 사이에 외딴집이 있고 개울을 건너자 계곡길과 능선길로 갈라지는데 능선길을 따라 오르기로 했다.
약 5분거리에 체육공원이 있고 추워서 머리에 수건과 모자를 쓰고, 방한복을 뚜껍게 입은 마을 아주머니들 10여명이 운동을 하는데 3명이 훌라후프를 열심히 하고 있다. 옆에 가 구경하고 있으니 할 줄 아느냐는 질문이다. 내친 김에 훌라후프를 받아 돌려 보았는데 잘 되질 않는다. 옆에서 구경하시던 강대장님도 따라 해보는데 어라 잘 돌리신다.
체육공원을 막 벗어나자 산이 벌거숭이다. 억새와 잡목만이 무성한, 군데 군데 소나무 몇걸만 서있는 민둥산과 같다. 수십길 아카시아 나무고 산불을 피하지 못하고 하얗게 말라 죽어 있다. 같이 오르던 동행이 10여년 전 큰 산불이 있었다고 알려준다.
능선 안부에 오르자 북쪽으로 팔공산이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생각나는 머리에 흰 눈을 덮고 시원한 모습을 하고 있다. 동쪽으로 초례봉이 단정하게 있고 그 옆으로 공룡등과 같은 산이 줄지어 서있다. 초례봉,낙타봉, 환성산이 팔공산쪽으로 길게 늘어서 산맥을 형성하고 있다.
능선을 따라 오르니 소나무 참나무 군락지가 이어지고 진달래 군락지를 통과하자 조잡하지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다 나은, 판자에 메직으로 써 놓은 이정표가 나무에 걸려 있다. 동내동 갈림길 표시와 "대구산사람들/강촌 2003.11.1"로 되어있다 고마운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약 10분을 오르자 같은 솜씨의 이정표가 서 있다 "매여동40분, 칠성시장행 버스 有"
약 5분을 오르니 먼저 온 사람들이 정상 바로 아래서 바람을 피해 점심을 먹고 있다. 정상에는 초례봉 표석이 있고 그 옆에 예의 이정표가 정성스레 만들어져 있다. 판자에 대동여지도를 생각나게하는 산행지도가 꼼꼼히 그려져 있고, 다른 한 판자에는 현위치에서부터 환성산, 불굴사까지의 소요시간 까지 적혀 있다. 아직까지 행정기관에서 챙기지 못한 것을 알고 이 산을 사랑하는 이가 만들었으리라 짐작케 한다.
약 30분간 점심도시락을 맛 있게 먹고 휴식을 취한 뒤 환성산을 향해 출발했다. 5분거리에 헬기장이 있고그 다음부터는 내리막길. 잔설이 있어 미끄럽다. 고압송전탑을 통과하고 655봉까지는 경사도 6-70도 정도의 급경사, 얼었던 땅이 녹아 질퍽인다. 길가엔 억새와 싸리나무 진달래와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봄 진달래가 만개하면 장관일 거 같다.
655봉에서 낙타봉을 통과할 때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수십 길 낭떠러지와 절벽, 미끄러운 마사토와 잔설 낙엽이 쌓여 있기 대문에 한 순간도 방심할 겨를이 없다. 중간 낙타봉을 통과할 즈음 한무리의 산행꾼들이 마주 오고 있어 넓은 곳에서 비껴 서 주었다. 그 들은 약 15명 정도, "대구시경계종주. 한우리산악회"회원들이 2구간 종주 중이란다.
낙타봉을 통과하면 바로 환성산으로 이어질 줄 알았었는데 낙타봉을 지나서도 능선이 끝이 없다 낙타봉을 통과한 지 40여 분 만에 도동과 성령고개 갈림길을 만나 성령쪽 비탈길을 3-4분가량 내려가자 성령 고갯마루에 닿았다. 임도로 하양쪽에서 고개정상까지 콘크리트 포장을 해 놓았다. 고갯마루에 내려서자 피곤함이 몰려온다. 아 환성산은 저기 눈 앞에 보이는데 지쳐서 포기하고 싶었다. 하양쪽에서 올라온 츄리닝 차림의 30대 부부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다시 환성산쪽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앞서 가는 연로한 대장님에게 쉬어가자는 소리도 힘들다는 소리도 못하고 묵묵히 뒤 따랐다. 고갯마루에서 환성산 쪽으로는 소나무가 가득 차 있다. 몸에 좋다는 피톤치드가 가득 고여 있는 것 같아 피곤해도 기분은 좋다. 약 50분 가량 열심히 오르니 무인 산불감시초소가 우뚝선 환성산 정상이다. 이 때가 16:14
산불감시초소 북쪽으로 난 길을 열심히 내려온다. 하얀 눈에 선명하고 큰 짐승 발자국이 있다. 처음엔 한 두개 있더니 자꾸 그 발자국이 많아진다. 눈길에도 있고 질퍽하게 녹았다 얼은 길에도 있다. 머리카락이 쭈뼛 선다. 스틱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정상에서 약 40분 가량 하산하자 멀리 능성동 고갯길이 보이고 오가는 차들도 보인다. 갈림길이 있다. 아마 왼쪽(북쪽)은 능성동 고갯길 방향이리라는 생각에 오른쪽 길을 택해 열심히 하산길을 재촉했다. 이때 시각이 16:48경. 하산길은 멀고 일몰시각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갈림길에서 약 10여분가량 하산 했을 때 눈 앞에 큰 바위가 있고 그 위에 작은 소나무가 분재같이 살고 있어 카메라에 몇 컷 담았다. 잠시 바위에서 산 아래 절경을 감상하고 하산을 재촉하는데 길이 희미해 진다 바위 절벽을 아래로 내려 섰는데 더 이상 길이 없고 예의 그 큰 짐승 발자국만 어지러이 나 있다 등골이 또 다시 오싹해 진다. 사진 찍던 위치까지 후퇴를 해서 보니 동쪽으로 샛길이 보인다. 30여분을 급하게 내려오니 양다리에 경련이 생긴다 잠시 바위에 걸터 앉아 보온병에 있던 물로 따끈한 커피를 타서 한잔씩 마시니 피로가 어느 정도 회복된다. 능성동 갈림길에서 한 시간여를 열심히 내려오며 이정표 하나 없는 산중에서 왼쪽으로 계곡 아래 희미한 집이 보이고 5분여 급경사길을 내려오자 불굴사 내려가는 계곡길이 왼편으로 있는 안부에 도착했다.
18:12경 폐가옥 도착, 18:20 불굴사 도착해 사찰 경내를 구경하고 경치 좋고 몰 좋다는 홍주암을 구경하고 내려오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고 이내 어두워 졌다. 깜깜한 콘크리트 포장길, 아스팔트길, 비포장길을 불굴사에서 국도까지는 1.5킬로메타, 내려가는 자가용 승용차를 히치하이크 하였으나 아무런 소득없이 한시간여 걸어 국도에 도착했다. 다행히 하양행 막차를 19:35경 얻어 타고 하양까지 와서 대구시내버스에 몸을 싣고 주차해둔 안심에 도착했다.
4,특기사항
단언하건데
1)초례봉 직전 동내동 갈림길, 매여동 갈림길 사이
2)고압송전탑과 655봉 사이 철쭉
3)환성산- 능성동,불굴사 갈림길 사이의 참꽂 군락은 제철에 가면 어느 산과도 견줄 수 없는 장관일 것이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