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 저 자: 니코스 카잔차키스 / 문예출판사(2018년)
‘그리스인 조르바’는 그리스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대표작입니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었고, 영화로도 만들어 졌습니다. 책 속에서만 진리를 찾던 주인공 화자가 자유롭고, 즉흥적이고, 감성적인 조르바를 만나 여러 가지 사건을 겪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스스로 깨쳐나가는 이야기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RLFGpudqU8
작가가 조르바를 처음 만난 것은 크레타 섬으로 가는 배를 기다리던 때였습니다. 움푹 들어간 뺨, 억센 턱, 튀어나온 광대뼈, 회색 곱슬머리, 반짝반짝 빛나는 눈을 가진 키가 크고 마른 예순다섯 살 가량 된 노인인 조르바가 자기를 요리사로 채용해달라고 말을 걸어 왔습니다.
작가는 그의 거친 태도와 단호한 말투에 매료되었고,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모험을 벌이는 뱃사람 같은 조르바에게 끌려서 탄광의 감독으로 일해 달라고 하고, 크레타 섬으로 동행을 합니다.
작가는 조르바가 탄광 감독 일을 끝낸 매일 밤 함께 식사를 하고 그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조르바는 많은 곳을 다녀본 사람이라 인간의 영혼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그의 이야기는 아무리 들어도 싫증나지 않았습니다.
조르바는 학교 문 앞에도 가보지 못했고, 머릿속에 지식을 챙겨 넣은 적도 없지만, 산전수전을 다 겪은 사람이라 마음과 가슴이 활짝 열려 있으면서도 원래의 강건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조상인 알렉산더대왕처럼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도 단칼에 풀어낼 수 있었습니다.
조르바는 일을 할 때는 몸과 마음을 다해 몰두했습니다. 조르바는 탄광 감독으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는 땅과 곡괭이, 갈탄과 한 몸이 되었습니다.인부들은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그들에게 이런 열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람은 조르바 밖에 없었습니다. 그와 함께 있으면 일이 포도주가 되고, 노래가 되고, 사랑이 되었고, 인부들은 그것에 취했습니다.
세상은 그의 손에 되살아났고, 돌과 갈탄, 나무, 인부들은 그의 리듬을 따라갔으며, 갱도를 비추는 아세틸렌 램프의 하얀 불빛 아래에선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조르바가 맨 앞에서 육탄전을 벌였습니다.
탄광 사업은 막을 내렸습니다. 그렇지만 거기서 수많은 즐거움을 체험했고, 조르바와의 생활은 마음의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그의 말 몇 마디는 복잡한 관심사에 대해 너무나 간단한 해결책을 제공함으로써 영혼을 위안해 주었습니다.
조르바는 과감하면서도 단순하게 세상과 어우러져 몸과 영혼이 일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여자와 빵, 뇌, 잠 등 모든 것이 그의 삶 속에 자리 잡아 조르바라는 인간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작가는 한 인간과 우주가 저렇게 다정하게 소통하는 것을 결코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진정한 삶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원시적이고 감성적인 조르바와 이지적인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던지고 있습니다.
2021.5.26. 고성범 소개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