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아는 지식’(제임프 패커, IVP)을 읽고
기계제어공학부 20300233 박종모
IVF 활동을 하면서 가장 많은 듣게 되는 인물 셋이 있다면 마틴 로이드 존스, 존 스토트, 그리고 제임스 패커일 것이다. 제임스 패커는 20세기 마지막 청교도로 불리고 자신의 표현으로 개혁주의적 복음주의 신학자이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그의 대표적 저작이며 그의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제 삼자의 입장에서 길을 찾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는 이의 입장에서 집필됐다.
성경은 지식에 대해 무수히 말하고 있다. 지식에 대한 부정적인 말씀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지식의 중요성에 대해 매우 엄중히 말씀하고 있다. 특히, 호세아 선지자는 지식이 없어서 망한다고 말하셨고 로마서에서 사도 바울은 유다 백성들이 하나님께 열심은 있으나 지식을 구하지 않음으로 하나님께 불순종하였다고 말하고 있다. 잠언에서 은을 팔아서 지식을 사라고 할 때의 지식은 바로 전능자를 아는 지식,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 구원을 아는 지식 등으로 표현된 하나님을 아는 지식일 것이다.
칼빈은 그의 요리문답에서 사람의 창조 목적은 하나님을 알기 위해서라고 가르쳤다. 장로교의 표준 신앙고백서인 웨스트 민스터 신앙고백의 소요리 문답 일문은 ‘사람의 제일된 목적은 무엇입니까?’ 이고 답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를 즐거워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하나님을 아는 것이다. 제임스 패커는 바로 이러한 교회의 정통적인 가르침과 교리를 다시 재천명한 것이다. 그는 반 지성주의로 흘러가는 현 교회의 모습에 맞서 모든 성도는 바른 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함을 일 평생 주장했다. 또한 그는 단순한 지식은 죽은 정통 혹은 스콜라화 될 수 있는 위험도 그는 알고 있었기에 이렇게 말했다. "신성을 연구하는 우리의 목적은 하나님을 더 잘 아는 것이 되어야만 한다. 우리의 관심사는 하나님의 속성에 대한 교리들만이 아니라 그 속성을 지닌 살아 계신 하나님을 더 잘 아는 것이 되어야만 한다”
특별히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읽으면서 더 깊이 깨달은 것은 바로 엄위하신 하나님에 대한 것이다. 현대 교회에서 듣기 힘든 설교가 죄에 관한 설교라고 들은 적이 있다. 죄에 대한 설교가 줄어든다는 것은 죄에 대해 분노하시고 심판하시는 엄위하신 하나님에 대한 설교도 동시에 줄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그 거룩하심을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자신의 죄악의 심각성을 모르는 사람은 결코 하나님의 사랑을 충분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로이드 존스도 수없이 말했듯 복음이 오기 전에 율법이 온 것은 하나님의 놀라운 지혜가운데 행해진 하나님의 일하심인 것이다.
이것은 각 개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죄에 대한 자각이 없이 사람은 결코 하나님을 간절히 찾지 않는다. 자신의 참된 부패와 실패를 마주한 다음에서야 비로소 하나님 앞에 겸손히 무릎을 꿇고 은혜를 구하게 되고 그런 이에게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이 선물로 주어지는 것이다. 천로역정의 저자 존 번연은 그의 자서전 ‘죄인에게 넘치는 은혜’에서 그리스도께 나아가는 합당한 방법에 대해 자신의 죄를 철저하게 정죄하고 오직 그리스도의 공로의 은혜를 위해 머리를 조아리며 나아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C.S 루이스는 현대인들의 심각한 오해 중 하나가 하나님에 대하여 흔들 의자에 앉아서 인간을 마냥 귀엽게 봐주는 할아버지로 그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결코 하나님은 그런 분이 아님을 역설하였다.
두 번째로 이 책이 이 세대를 본받지 않은 것 중 하나는 성도의 고난에 대해서 분명하게 말한 것이다. 최근 조엘 오스틴의 ‘긍정의 힘 시리즈’, ‘잘되는 나’ 와 같이 고난 없는 자신의 소욕을 따라 사는 삶이 하나님께서 원하시고 삶이고 실제로 살아낼 수 있다는 거짓 가르침이 어느새 교회에 가득 차게 되었다. 하지만 고난 받는 종으로 묘사된 그리스도를 따르는 성도들의 삶에서 고난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성경은 시종일관 고난을 받을 것에 대해 말하고 있고 나아가 고난을 받으라고 하며 오히려 고난 가운데 기뻐할 것을 명하고 있다. 분명 성경에서 말하는 복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부와 명예 그리고 건강을 얻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얻는 구원에 대해 쉽게 설교하여 한국 교회사 가운데 큰 영향을 끼친 조용기 목사는 분명 고난에 대하여 비판 받아야 할 부분이 있다. 그의 대표적 사상인 삼박자 축복론은 성경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내용인 것이다. 오히려 예수 그리스도는 여우도 굴이 있고 새도 둥지가 있건만 자신은 머리 둘 곳도 없다고 하셨고 그리스도인은 이러한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사람들이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갖게 되면 성도의 삶에 대해 바른 이해를 갖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칼빈이 그의 기독교강요에서 밝히고 있듯이 하나님을 안다는 것은 자신을 바르게 앎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난이 힘겹고 아프지만 결국 하나님의 선을 이루시기 위한 과정임을 알게 되고 고난 가운데 감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성도에게는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에 대한 견고한 믿음이 있는 것이다.
하나님을 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그가 누구신지 아는 것만으로도 놀랍건만 성도가 하나님을 안다는 것은 그분이 누구신지 또한 나와 어떤 관계인지를 인격적으로 아는 것을 말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영생은 곧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그의 보내신 그리스도를 앎이라고 하셨듯이 하나님을 안다는 것은 생명을 얻었다는 것이다. 17세기 영국의 탁월한 설교자였던 헨리 스쿠걸의 ‘인간의 영혼 안에 있는 하나님의 생명’은 분명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최고로 가치있고 영광스러운 일인 하나님을 앎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제임스 패커는 이 책을 단순히 지식을 주기 위해 쓴 것이 아니다. 그는 정말 참된 진리의 길이 어디인지 찾는 자들을 위해서 이 책을 썼다. 하나님을 안다는 것은 경이롭고 엄숙한 일이다. 결코 경박한 마음이나 단순한 호기심 혹은 지적 욕구로 시작할 일이 아닌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우리의 생명과 죽음 그리고 삶의 목적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이다. 더더욱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안다는 것은 그의 영광을 본다는 것이기에 이 일은 심각하고도 중요한 일이다. 부디 많은 성도들이 이 책을 읽고 하나님을 아는 바른 지식을 갖아 하나님께 합당한 영광을 돌리게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