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보다 30분이 지났다. 무대 바로 앞 스탠딩석에서는 2시간 이상을 서서 기다린 관객들이 빨리 나오라고 아우성이다. 공연 예정 시간은 8시 반인데 계속 뜸을 들인다. 잠시 후 9시가 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조명이 번쩍 터지고, 기타, 베이스, 드럼이 정확하게 박자를 맞춰가며 덜덜거린다. 관객들은 환호를 지르며 양손을 치켜들고 음악에 맞춰 뛰기 시작한다.
메탈리카는 유명한 곡들이 특히나 많은 팀이다. 얼마 전 발표한 신작 앨범의 수록 곡과 이전 히트 곡들을 적절히 섞어가면서 관객들을 가만히 놔두질 않는다. 몇년 전부터 체력의 한계로 스탠딩 관람을 포기한 나도 의자에 앉아 흔들어 댔다. 보컬로, 기타로, 드럼으로 차례로 빙의되었다.
고척 스카이돔은 지금 껏 가본 공연 중 가장 큰 장소이다. 야구장 외야 펜스쪽을 무대로 만들고 운동장은 스탱딩 관중들이 있고, 관중석은 좌석 티켓 관객들이 있다. 무대 양 옆으로 메인 스피커가 놓여 있고, 관중석을 향해 세개의 커다란 보조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다. 공연팀의 음향 엔지니어들의 실력이 뛰어난건지 악기들의 밸런스가 훌륭하다. 악기들이 서로의 소리를 침범하지 않느다. 보컬이 기타에 묻히지 않고, 베이스가 드럼에 가려지기 않는다. 많은 락공연을 다녀봤지만 세팅이 아주 맘에 들었다.
보통 락공연을 갈때면 음악 감상 보다도 좋아하는 밴드가 연주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그들과 함께 뛰어 놀겠다는 목적으로 간다. 그런데 이번 공연은 사운드 좋은 공연장에서 훌륭한 오케스트라의 단원이 되어 연주를 하고 온 느낌이다. 아직까지 그 여운이 남아 한동안은 메탈 키드로 살 것 같다.
첫댓글 대표곡을 찾아봤는데, 다 처음 들어요. ㅎ
엄청 유명한 사람이었구나.
소리가 섞이지 않는 이유를 과학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