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폐 건강관리의 첫 걸음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의사들이 아마 금연을 말할 것이다. 요즘 위 건강관리에 대해서 누군가 묻는다면 헬리코박터 검사후 제균 치료 를 권하고 싶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헬리코박터균에 감염이 되어 있어도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단순한 위염 만으로는 보험급여로 약을 복용할 순 없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적 기준은 의학적 측면 보다는 경제적 측면에서 결정되었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균이 잔류하는 한 위염은 지속될 것이고 그로인한 피해는 건강한 사람의 폐에서 지속적인 담배가 주는 만큼 해로울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헬리코박터는 1983년 발견된 나선형 몸통과 긴 꼬리를 가지고 있는 그람음성 세균으로 우리 몸의 위에 기생하면서 여러 위장병을 일으킨다. 위장내의 어지간한 세균들은 워낙 위산의 살균력이 강력하기 때문에 생존할 수 없지만 헬리코박터만은 자체적으로 산을 중화 시킬수 있는 암모니아를 생성해내면서 자신을 보호하며 위장내에서 생존과 번식을 유지하는 강력한 세균이다.
헬리코박터가 주로 유발하는 대표적인 위장병은 위암, 위십이지장궤양, 위염 등 이다.
1994년에 세계보건기구에서는 헬리코박터를 위암을 일으킬 수 있는 유발인자로 발표하여 위암이 흔한 우리나라에서 그 연관성에 대하여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위장병과 관계없이 협심증, 뇌일혈 등을 유발한다고 발표한 연구도 있지만 아직 증명이 되지는 않았다.
헬리코박터는 선진국에서는 전 국민의 30-40%에 감염되어 있지만 우리나라는 성인의 70%에서 균이 발견될 정도로 흔하고 수돗물, 변, 치석 등에서 헬리코박터가 확인되기 때문에 입을 통해서 감염된다고 생각된다. 또한 집단생활을 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에서 감염률이 높아 사회환경도 주요 요인으로 간주된다. 특히 주거 및 식생활이 공동 형태를 이루는 우리나라에서는 위염, 소화성궤양, 위암의 유병율이 높은 점이 헬리코박터 유병율이 높은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헬리코박터의 감염 경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감염자가 토한 음식이나 대변에 오염된 물, 균에 오염된 식품 등을 통해 전염된다는 가설이 유력하다. 또 위액의 역류로 입안까지 나온 균이 입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감염되기도 하는데 술잔을 돌리거나 수저를 같이 사용하다 감염될 수도 있고 키스를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헬리코박터균 검사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는 위내시경 을 하면서 하는 조직검사나 CLO TEST. 두번째는 UBT라는 요소호기 검사. 세번째는 혈액검사 이다. 이중 혈액검사는 한번이라도 헬리코박터균이 감염되었었다면 제균이 된다음에도 양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가장 정확하지 않은 검사법으로 주로 어린아이에게 많이 사용하고 있다. UBT검사는 위내시경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거나 가족 그리고 헬리코박터 제균치료 후 제균 여부를 확인할 때 주로 사용하고있다.
헬리코박터 약물치료 방법은 비교적 용이해서 약 1-2 주간 항생제를 포함한 약제를 투여하면 약 85% 정도에서 균이 박멸된다. 약물은 속쓰림 같은 위장 증상은 흔하지 않지만 쓴맛이 입으로 올라오거나 배가 부글거리며 설사를 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는 경우도 있다. 제균치료 후에 재감염율은 년간 4%를 넘지 않아서 쉽게 재감염 되지는 않기 때문에 식사를 따로 한다든지, 식기를 따로 사용한다든지 할 필요는 없다. 요즈음은 요구르트, 우유, 달걀 등에 헬리코박터 균을 억제하는 항체를 함유해서 시판하거나 시판을 준비 중에 있으나 그 효과가 일정하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일부 도움은 되겠지만 균을 없애려면 병원에서 약을 먹는 것이 효과적이고 비용이 적게 든다
(서울 속편한 내과 송치욱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