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일본 영화는 어쩐지 거부감을 주곤 했다. 현재 사회의 흐름처럼 빠르고 강력한 메시지를 주는 영화만을 좋아하다 보니 조용 조용하고, 다소 지겨운듯한 일본 영화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나기>를 보고 영화에서 배울 수 있는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나기는 일본어로 뱀장어라는 뜻이다. 이 우나기가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는 크다. 처음 제목이 뱀장어라고 했을때는 어떠한 내용일지 무척 궁금했다. 과연 이 우나기를 통해 무엇을 보여 주려고 하는지가.. 주인공은 어느날 익명의 여인에게서 부터 편지를 받는데, 이는 부인의 부정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는 여느날 처럼 밤 낚시를 갔다가, 예정보다 빠른 시간에 돌아오면서 부인의 부정한 장면을 직접 목격하고 살인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 경찰에 가서 자수를 한다.
시간이 흘러 그가 가석방을 하게 되는데, 그의 손에 들려진 것은 그가 기르던 우나기였다. 그는 이 우나기와 대화를 하며 소중히 키운다. 처음에는 이 우나기와의 대화가 그저 심심하여, 또는 이야기 할 사람이 없어서일 것이라고 생각 되었다. 그러나 그가 외계인을 기다리는 사람과의 대화에서, 외계인을 기다리는 사람이 사람과 친해 질 수 없어서 기다리는 것 처럼 자신또한 사람들과 친해지지 않고, 거리를 두어 우나기와 대화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는 자신의 부인에 대한 배신감으로 더이상 사람을 믿지 못하고 혼자만의 공간에 갖혀 대화 상대를 찾은 것이었다.
주인공은 근면하며, 무뚝뚝한 인물이었다. 그를 자신의 세계에서 이끌어 내어주는데에는 같은 감옥에 있다가 나온 청소부의 역활이 큰것 같다. 그의 세계를 비판해 주며, 그에게 충고하는 사람이다. 사실상 영화에서는 악역처럼 나오고, 주인공의 과거를 발설하는 역이지만, 사람에게 있어서 절대 선이나 절대 악이 없는 것 처럼 그의 시선과, 사고에서 주인공의 행동이 다른 쪽으로 해석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청소부의 역활이 주인공에세 충격을 주고, 자신의 세계만이 항상 옳지 않음을 보여주는것 같았다. 또한 청소부가 사회에 부적응 하고 있으므로, 다시 감옥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데, 여기서 사회의 냉소를 느낄 수 있고, 사람은 자신이 처둔 울타리 속에 웅크리고 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한명의 여자 주인공이 주인공을 자신의 세계에서 끌어내려고 하는데, 그녀의 어머니, 남편 등등으로 하여금 사회의 흑막을 여실하게 보여주며, 사회적 고통을 보여주기도 한다.
마지막에 주인공이 우나기를 다시 강물에 띄워 보내면서 그동안의 갈등이 한순간에 사라지며, 주인공의 마음속에서 다시금 사회로의 귀환과, 사람을 믿고 마음을 여는 마음의 변화임을 나타내었다.
우나기를 통해 사람의 심리를 잘 표현하고 심리의 변화와 사회와의 상호작용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