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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서안(3) - 화산
오늘은 나 혼자 거리에 나와 아침을 먹는다. 어제 보다 좀 나은 실내식당(노상에서
의자에 걸터 앉아 먹기도 했기 때문에 실내식당임을 강조한다)에서 녹두죽이랑 계란과
튀김빵을 사서 먹었는 데 맛있다.(30元-약 5,100원) 아침식사에 대하여 이렇게 쓰는 것
은 이런 경험을 해 본 것이 재미있어서 쓴다. 이런 경험은 배낭여행이나 해야 경험해 볼
수 있을 것 같고, 이러한 아침식사를 통하여 중국을 더 많이 알 수 있게된다.
택시를 타고 기사에게 어제 아침에 갔던 황청호텔로 가자고 했다. "즈다오마"(아시나
요?) 하니 "즈다오"(알아요)라고 대답해서 안심하고 가는데 한참 가도 안 나온다. 어제보
다 더 멀리가서 황청호텔이 나오긴 했는데 어제 갔던 호텔이 아니다. 기사도 당황해서
계속 어디론가 전화를 하면서 분명 여기가 맞다는 것이다. 나는 아차싶어 지인에게 전
화를 바꾸어 주었다. 그때서야 알았다며 다시 방향을 바꾸어 달린다. 내가 '탕청호텔'을
'황청호텔'로 발음해서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다. 서안시내를 뱅뱅 돌았기 때문에 15元
이면 될 거리인데 35元이나 나왔다. 그렇지만 오히려 내가 미안해서 "싱쿨러"(수고했습니
다) "뛔부치"(죄송합니다)라고 인사하고 요금을 주었더니 기사도 "쎄쎄"라며 웃고 간다.
다행히 시간이 늦지 않아서 5분 후에 데리러 온 봉고차를 탓다. 어제와 같은 장소
에서 내려 그 많은 버스중에서 화산으로 가는 버스를 탓다. 사람들이 다 온 후
가이더로 보이는 남자청년이 명단을 갖고 내앞을 지날 때 그에게 내 이름이 있느냐고 했
더니 자세히 살피지 않고 됐다면서 차를 출발 시켰다. 두 시간 넘게 달려서 큰 상점앞에
서 버스가 멈췄다. 모두들 내려서 나도 다라 내렸다. 남성이라서 그런지 외국인은 나 혼
자인데도 어제의 안내양처럼 어떤 사람을 나에게 따라붙게 해 주지 않했다. 이럴때는 내
방법이 따로 있다. 일행중 모자나 의상이 붉은 색 계통으로 눈에 잘 띄는 사람을 포인트
로 삼으면된다. 일행들이 가게로 들어 가서 장갑,모자,지팡이등을 구입했다. 나도 미처
숙소에 있는 가방에서 장갑을 갖고나오지 못해서 목장갑을 한켜레 샀다. 그리고 화장실을
다녀왔다. 여기가 산에 오르는 시점인가 생각하는데 모두들 다시 차에 오른다.
휴게소인 셈인데 이곳엔
등산용품을 파는 큰 매장이 있다.
매장 밖에 세워져 있는 화산 트래킹 모습의
대형 사진.
화장실 표시
중국에서는 화장실을
공측(公側), 세수간(洗手間),위생간(衛生間)
이라고 표시한다. 이 외에도 7-8가지의 표현이
더 있다.
나도 차를 탔다. 여기서 한시간 정도 더 달린 후 화산밑에 도착했다. 다른
버스들이 계속 도착해서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가이더는 여기서 부터 식사를 자유롭
게하고 다시 차를 타고가서 케블카를 타라 했다. 그리고 집합시간은 오후 5시라고 설명
했다. 케이블카까지 가는 버스표와 케이블카를 타는 왕복권을 나누어 주었다. 미리 예악
할 때 포함되었나 보다. 식사대만 제외하고,
나는 일행을 놓지지 않으려고 내가 포인트로 삼은 가족인듯한 세사람의 뒤를 따라가서
수정궁 대 주점(식당이나 호텔. 굉장히 컷고 뒷 건물에 까지 가야했다)으로 들어가서
나는 나대로 식사를 주문해서 혼자 식사를 했다. 이제 식사주문도 대루롭지 않했다. 아
침도 여러번 사먹어 보고, 또 경험한바도 있기 때문에 이제는 메뉴를 보고 적당히 시키면
되었다. 식사 후 나는 내가 포인트로 삼은 그들에게 다가가서 나를 도와 달라고 했더니
아주 기쁘게 동행하자고 했다. 50대초의 부부와 초등생 아들 과 함께 나드리를 나왔다.
이들도 꽤 먼 스장에서 왔다고 한다. 관광버스보다 작은 25인승 버스로 케이불카
타는 곳에서 내리니 아뿔사 도로에 까지 길게 늘어선 줄이 만만치 안했다. 할 수 없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중국에서는 기다리는 것이 하나의 철측이기 때문에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세 가족이 내 앞에 서고, 내 뒤에도 시간이 갈 수록 줄은 길어졌다. 다행이 나는
우산을 갖고와서 뜨거운(38도정도)햇볓을 가리니 다행이다. 움직일가 말가하는 정도로 조
금씩 앞으로 간 것이 2시간 반이다. 위로 올라가니 그늘막이 있고, 물 안개를 뿜어 조금
시원은 했지만 차레를 기다리기에는 너무도 긴 시간이었다. 그 많은 사람들이 그래도 질
서는 잘 지켰다. 이래서 중국은 '만만디'요 '기다릴줄 모르면 미친다'라고 내가 앞에서
표형 한 것이다.
케이블카를 타는 곳의 아래에 있는 상점들
상가의 지붕이 멋지다.
기다림을 배우는 시간이다.
기차역에서의 기다림
이곳에서의 기다림
직접 체험해야 더 간절하다.
이 아이도 이런 모자를 썻다
햇볓은 뜨겁지만
산에 오르려는 마음으로
견디고 또 견딘다
조금 일찍 온 사람들은 그늘막까지 진입했다.
이곳을 얼마나 간절히 기다렸던지.....
그늘막까지 와서도 한시간 서 있다.
어쨋던 참고 기다려야 한다.
그늘막에 들어와서
내뒤를 이어 또 줄서있는 사람들.
휴 !!!!
두시간 반을 기다렸던 곳
케이블카 승강장 (上行)
이제 산 정상에 오른다.
기다림이 길었기에
상쾌함도 더 컷다
나를 친절히 보살펴준 가족
이 선이 바로 생명선이다
< 화산(華山)
중국에는 아름다운 명산(名山)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그 많은 명산들 중에서 다섯개의 아름다운
명산을 정하여 '오악(五岳)' 즉 '동악(東岳)' '서악(西岳)' '남악(南岳)' '북악(北岳)' '중악(中岳)'이라
불러왔다. 東岳은 산동성(山東省)에 있는 '태산(泰山)'으로서,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로
시작되는 시조를 통해서 우리가 이름을 잘 알고 있는 산이며, 西岳은 섬서성(陝西省)에 있는 '화산(華山)'
으로서 이번 여행을 통해서 보게된 산이다. 南岳은 호남성(湖南省) 에 있는 '형산(衡山)'이고, 北岳은 산서
성(山西省)에 있는 '항산(恒山)'이며, 中岳은 하남성(河南省)에 있는 '숭산(崇山)'으로서 우리가 자주 보아온
중국 무술영화를 통해 절(寺)보다는 무술도장으로 알고있을 만큼 소림권법(少林拳法)으로 더 유명한 소림사
(少林寺)가 있는 산이다.
중국에는 이 五岳이외에도 아름다운 명산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굳이 이 다섯개의 산을 정하여 '五岳'이라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이 산들이 드넓은 중국 대륙의 동, 서, 남, 북 그리고 중앙에 굳건히 자리잡
고 있으면서 중국 대륙의 근간을 이루고 중국을 지탱해주고 있는 뿌리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화산은 서안에서 남쪽으로 길게 가로질러 길게 누어있는 '진령산맥(秦嶺山脈)'에 있는 산으로, 높이가 약
2100m 정도이며, 5개의 높은 봉우리가 주봉(主峰)을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산이다. 작성자 riverflow>
오랜 기다림 끝에 7분정도의 케이블카를 타는 기분은 아주 상쾌했다. 아래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산과 숲은 그 기다림의 고통을 말끔히 씻어 주고도 남았다, 정상까지 가서 산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깊게하니 날아갈 것 같았다. 앞에 솟아오른 돌산, 그리고 옆으로 굽이
굽이 펼쳐져 가는 계곡들이 보기에 좋았다. 그리고 여기서 화장실에 가 큰일을 시원하게
보았더니 기분이 더 좋았다. ㅠㅠ.케이블카를 함께 타고 온 나의 포인트들은 화장실에 다
녀오는 동안에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다. 40여분 사진을 찍으며 시원한 바람을 마시다가
내려 가는 길에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고 더 어찌할 수 없이 나도 줄을 섰다.
중국 5대명산 중의 하나를 올랐것만 기다리는데 시간을 많이 뺏겨서 정작 산에서의 시간은 모자랐다. 여행성수기여서 그렇다. 그러나 어떤이들은 여기까지 와서 비가내려 안개속에서 보고가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그래도 나는 다행인셈이다. 1시간여 기다림끝에 내려오는 케이블카에 올랐다.
화산이다
이 산을 보려고 그렇게 기다렸다
내가 이렇게 아름다운 산에
선 것은 순전히 실수 때문이다
앞쪽엔 이런 산이 또 펼쳐졌다.
사랑의 약속
이렇게라도 해야겠지....
청춘이니까.
줄이 모자라다.
운해와 어우러진 빨간색이
더 강렬하다.
내려 갈때도 이렇게 줄을 서야한다.
비바람 속에서 자기의 삶을 다하고
이제 조용히 최후만을 기다리고 있다
.
나나는 아직 멀었다.
이 세상에 존재할 날이
그러나 위의 나무를 보라
나도 그런적이 있다.
케이블카 승강장
이 사람들은 무엇을
간직하고 내려갈가?
정상에 지어진 누각
덥다 더워
중국에서야 흔한 일 ..
정상에 이러한 모습의 식당이
있었다. 호텔로도 사용된다.
정상에서 기념품을 파는 아낙네
사내는 오수를 즐긴다.
손님은 없고 ....
40분동안 산에 올랐다 내려 오느라고 하루종일 이런 고생을 하는 셈이다. 그렇다 인생에
있어서 정상은 길지 않다. 에베레스트 산을 올랐다가도 하룻밤을 다 못보내고 내려온다.
정상! 그 정상은 꼭 시간적으로 길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르고 내리는 모든 과정이
정상이라 생각 할 때 우리의 인생도 출생이 정상이요, 죽음도 정상이면 된다.
시간이 넉넉하면
걸어서 올라갔다가 하루저녁
자고 내려오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계단을 만들어 놓고
걸어서도 오르내리게 했다.
남들은 다 기다리는데 이 남자
여기서 새치기를 하려 한다.
붉은 티의 청년이 단속원인데
안된다고 막는다.
결국은 문을 열어 주었다.
한글이 반가웠다.
나는 관광 버스타는 곳까지 무사히 내려 왔다. 우리 가이더가 기다리고 있다. 나는 아직
시간이 있어서 좀 이른 시간이었지만 여기서 저녁을 먹기로 하고 그늘이 드리워진 식당앞 마
당의 식탁에서 식사를 했다.
혼자 먹기에는 너무 많았다(55元-약8,400원)
4채 1탕에 미판이 곁들여졌다.
버스정류장에서 바라본 건물과 산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가이더가 오더니 오늘 내가 가야할
곳이 여기가 아니고 서선(西線)쪽이었단다. 인터넷으로 신청할 때 나는 두 번째날 화산을
가고싶다고 했기에 그렇게 예약된줄만 알았다. 지인도 나에게 자세한 설명을 미쳐 못했던
모양이다. 어쩌랴 관광은 다 끝난 걸, 그래서 가이더에게 출발하기전 내 이름을 확인해
달라고 하지 않더냐 했더니 자기도 실수라면서 오늘 여행비가 본래 가려던 곳 보다 더 비
싸다고 하면서 90元이 프러스된다고 했다. 나는 그럼 그렇게 하자고 하고, 지인에게 이런
상황을 이야기 했더니 전화로 여행사에 전화해서 잘 해결해 주었다.90元으로 마무리를 잘
마쳤다.
내가 무턱대고 화산코스인줄 알고 버스에 오르고, 가이더는 이상이 없을 줄알고 출발전
확인을 안해서 결과적으로는 더 좋은 곳을 본 셈이다. 우습다. 이런 여행이 어떻게 가능
하겠는가?. 내가 중국어를 잘 했으면 어림도 없다. 어눌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가이더가 실수를 했기에 이루어진 일이다. 우리들 앞에도 예기치않은 복이 있다. 그런
복을 무턱대고 앉아서 기다리는 것도 안 되지만 우리의 삶에는 이런 복이 있
음을 부인 할 수없다. 나는 이런 복을 지금 현실에서 엄청나게 누리고 있다. 오늘의
화산 사건은 내 삶을 다시한번 깊이 새겨보는 계기가 되었다.
산 아래의 시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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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한마디로 후련합니다.
모진 기다임속에 맞은 화산은 그 인내보다 더 몇백배 달게 다가왔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