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가 생기는 이유]
- 노화의 상징 흰머리
백발은 노화의 상징이다. 어느 날 거울 앞에서 귀밑머리에 서리가 내린 것을 발견하 는 순간 사람들은 "아, 나도 이제 늙었구나"하는 것을 실감한다. 인간에게 나타나 는 노화현상은 비단 머리카락뿐이 아닌데 사람들이 유독 흰 머리카락에 집착하는 것 은 흰머리가 주는 시각적인 충격(?) 때문일 것이다. 흰머리는 이처럼 눈으로 보이 는 현상이다.
흰머리는 털의 굵기에 따라 그 색깔에 차이가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면 같은 모 발이라도 동양인의 머리카락은 서양인 보다 굵다. 검은 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서양 인보다 동양인의 머리카락이 한결 검게 보이는 것은 이러한 머리카락 굵기의 차이 때문이다. 흰머리도 마찬가지다. 한번 희기 시작하면 하얗게 서리가 앉은 것처럼 보 인다. 또한 흰머리는 두발에 먼저나타나고 이어 콧털, 눈썹, 속눈썹의 순서로 나타 난다.
흰머리는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들에게서 더 빨리 나타난다. 청년기부터 나타나 는 조기백발은 남성에게서 두드러지지만 실제로 나이가 들면서 새치가 나기 시작하 는 것은 여성 쪽이 많다. 물론 이러한 학설은 아직까지는 경험적인 결과에서 나온 학설이다.
또한 흰머리가 많고 적은 것은 개인차나 유전관계 때문일 수도 있으며 노인성 탈모 증은 주로 남성에게서 발견할 수 있지만 노인성 흰머리에는 남녀의 차이가 없다. 흰머리의 원인은 아직 의학적으로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유전인자가 관여하고 있는 것 으로 판단된다. 경험적으로 부모의 머리가 빨리 흰 사람들은 그 자손에서도 일찍 흰 머리가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 진행중인 "인간게놈프로젝트"가 끝나는 2005년 정도면 인간의 어떤 유전인자가 흰머리에 관여하는지 밝혀질 수도 있 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노화 때문에 생기는 경우는 흰머리는 옆머리, 앞머리, 뒷머리 순으로 나타난다. 흰머리는 40세 전후부터 보이며 나이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늘어간 다. 따라서 40세 이후에 흰머리가 생기는 것은 머리가 벗어지거나 머리카락이 가늘 어지는 것과 함께 자연스러운 현상의 하나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노화 때문에 생 기는 흰머리나 백발에 대한 두렷한 치료법이 없는 상태이다. 또한 흔히 새치라고 부 르는 장년성 백발일 경우는 장년기에 후두부, 옆머리 등에 드문 드문 흰머리가 나타난다.
드물게는 태어나면서부터 온몸의 색소가 결여되서 생기는 병이 있다. 그런 경우 두 발의 일부에 흰머리 집단이 두렷하게 보이는데 이는 모반의 일종일 수도 있다. 또 선천적인 백발은 선천적 백피증(白皮症)과 관련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머리카락은 물론 피부나 눈밑의 멜라닌 색소도 합성도 않돼 부분적으로 투명한 피부를 지닌다. 또한 후천성 백모란 질병이 있는데 이것은 두부에 백반증이 생겨 그 부분의 머리카 락이 희게된다. 이경우의 치료법은 백반증과 같다.
또한 흔하지는 않지만 젊은 나이에 머리카락의 일부가 백발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 런 경우는 심상성 백반(尋常性 白斑)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스트레스를 비롯한 여 러 가지 원인으로 멜라닌 색소가 일시적으로 감소해서 백발이 생길 수 있다. 그러 나 이런 경우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내복약이나 파장이 긴 자외선을 쪼이는 치료를 하면 나을 수 있다.
그리고 질환 중에서도 흰머리를 나게 하는 것이 있다. 예컨대 갑상선 질환은 일반적 으로 멜라닌을 생성하는 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또 호르몬을 분비하는 뇌하수체 가 고장이 나도 호르몬 생성에 불균형이 생겨 흰머리가 생길 수 있다. 이밖에도 당 뇨병에 걸리거나 영양실조, 비타민의 결핍 등도 멜라닌 세포기능에 혼란을 준다. 악 성빈혈에 걸리면 비타민 B12가 결핍되고 그 결과 멜라닌 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백발 이 생긴다는 사실이 최근 속속 밝혀지고 있다.
- 머리카락이 희게되는 메커니즘
머리카락에 대한 연구는 그다지 많지 않다. 이것은 머리카락이 우리 신체의 일부이 긴 하지만 죽은 조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머리카락이 망가지는 것은 미용의 문제이지 의학의 문제라고 보지는 않는 것이다. 특히 흰머리에 대한 연구는 더욱 그 렇다. 의학자들은 흰머리가 생기는 것을 질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 의 노화과정을 보여주는 신체의 표현일 뿐이며 치료대상은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 다. 이런 이유로 흰머리에 대한 연구는 거의 전무하다시피하다.
하지만 머리카락이 희게되는 원리는 간단하다. 우선 멜라닌 색소라는 것에 대해 알 아보자. 멜라닌 색소는 우리의 피부색을 결정하는 중요한 일종의 염료와 같다. 멜라 닌 색소가 많이 함유된 피부의 순서대로 흑인, 황인, 백인이 결정된다. 그렇다면 머 리카락도 마찬가지다. 검은 색의 머리카락은 멜라닌 색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는 것 이며 백발은 이 색소가 빠져 투명하게 보이는 것이다. 금발의 미녀, 갈색의 우아한 머리카락도 바로 이 멜라닌 색소가 연출하는 아름다움이다.
멜라닌(melanin)이란 말의 어원을 따라 올라가면 희랍어에서 찾을 수 있는데 검다 는 뜻의 Melas에서 온 말이다. 이 멜라닌은 일종의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미세 한 알갱이다. 바로 이 미세한 알갱이들이 얼마나 많이 함유되고 분포되어 있느냐에 따라 피부나 머리카락에 다양한 색깔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멜라닌이 검은 색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멜라닌 색소는 두 가지가 있 다. 흑갈색을 나타내는 "유 멜라닌(Eumelanin)"과 황색이나 적색의 멜라닌인 "페 오 멜라닌"(Pheomelanin)이 그것이다. 물론 동양인의 머리카락을 물들이는 것은 검 은 색을 보여주는 유 멜라닌이며, 금발이나 붉은 머리카락의 색깔을 결정하는 것은 페오 멜라닌이다.
피부에서 멜라닌의 역할은 자외선을 차단해서 인체를 보호하는 것이다. 조물주의 지 혜인지 생존을 위한 진화의 산물인지는 모르겠지만 햇빛이 강한 아프리카인들의 피부 가 멜라닌 덩어리로 착색되어 있는 것은 조물주의 대단한 작품(?)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멜라닌 색소가 피부나 머리카락에 착색이 될까. 간단히 말해 염료 주머니에서 나온 색소가 머리카락을 만드는 주물공장에 들어가 혼합되어 색깔을 입히 는 것이 검은머리가 나오는 메커니즘이다. 여기서 염료주머니라고 하는 것은 곧 멜 라닌을 생성하는 색소세포를 말하며 주물공장은 모근, 즉 케라틴이 만들어지는 모구 (毛球)를 말한다.
우리 몸의 진피와 모근에는 수백만 개의 멜라닌 세포가 있어 피부와 머리카락, 눈동 자 등의 색깔을 연출하고 있다. 이 중 머리카락의 색소를 만들어내는 세포는 나이 가 들면 그 기능이 퇴화하고, 죽는데 이렇게 더 이상 색소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머 리카락은 흰색이 되어 인체 위에 솟아 올라오는 것이다. 이렇게 단순하게 보이는 인 체의 현상도 우주의 섭리와 순환에 따라 생로병사를 되풀이하는 것이다.
출저 : http://www.hair-i.co.kr/talmo4.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