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강정 2화 최선만(류승룡)
경찰서 안
(빤히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
형사: 피곤하세요?
최선만:네
형사:저두요. 가세요.
최선만:(바카스 뚜껑을 열어 따주며) 찾아 달라고 부탁드리는게 아니고요,
형사:그래요 누구 하나 실종되면은 그와 관련된 사람들이 피곤해져요.
최선만:피곤하게 하려는게 아니라 수사가 종결되면 기록같은 게 있을 거 아닙니까
형사:공무원 우스워보여요? 그 기록이 뭐뭐뭐 초등학교 생활기록부야?
최선만:(한숨을 쉬며, 책상위에 있는 형사 딸의 사진을 본다)딸이 있으시네요. 저도 있어요. 사랑하는 형사님 딸이 어느 날 갑자기 이 박카스로 변했다고 칩시다.
형사:아, 미쳤나(점점 빠져든다)
최선만:이유도 몰라 그냥 변했어. 하, 근데 내가 방금 목을 비틀었네?
형사:미, 미쳤나, 뭐.
최선만:아니 내가 뭐 형사님 딸인지 알았겠나, 근데 집에 가보니까 딸이 없어 사라졌어. 알고 보니까 아까 그 미친 아저씨가 목을 비튼 박카스였어. 병이라도 찾고 싶은데 이미 병이 돼서 이제 이 박카스만 보면 내 딸 같고, 이 박카스 뚜껑 따는 소리만 들어도 내 목을 비트는 것만 같아.
형사:아 하지마 (선만 계속 박카스 뚜껑을 따 목을 비틀듯이 위협하고 형사는 계속 괴로워한다. 귀를 막으며) 그만! 그만!
최선만:세상에는 우리가 준비할 수 없는 수 많은 위험이 존재해. 내 딸이! 내 딸이 그 위험에 빠졌습니다.
형사:아휴, 이 사람 미쳤나 진짜 씨,(박카스를 마시려다 책상위에 있는 딸 사진을 보며 망설인다) 미나.. (결국 마시지 못 하고) 별 이상한 소리를 다 해 가지고 진짜, 씨. (주위 눈치를 살피다) 유박사 실종사건. 안 그래도 워낙 유명인아라서 신경 쓰기 싫어도 신경 쓸 수밖에 없었어요. 자존심 상해서 말 하기 싫었는데 이거는 실종이 아니라 증발이야.
최선만:네? 증발?
형사:실종된 날 급하게 연구소를 뛰쳐나갔어요. 연구소답게 폐쇄회로는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고, 카메라 모두 정상 작동되고 있었꼬 사각지대도 없어서 아주 꼼꼼하게 찍혀 주셨어. 이 왜 대한민국에서 죄를 짓고 살까 싶을 만큼 CCTV가 참 많아 아주 손 쉽게 추적했죠. 근데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는데 문이 잠긴 건물에 창문을 따고 들어갔어. 그리고 놀랍게도 이게 끝이야. 그 건물에 들어간 유박사는 있는데 나온 유박사는 없어. 만약의 가능성을 생각해서 반경 5킬로미터 안의 CCTV를 다 뒤져 봤는데 없어. 건물 배관이고 하수구고 그 건물은 사람이 들어가 이동할 수 잇는 그 어떤 공간도 없다는 말이지. 그 건물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살인 용의자로 두고 수사했어요. 우리도 오기가 생겨서 무리하게 진행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