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2010/08/08
-산행코스:효자파출소 계곡->원효봉->염초봉->원점회귀
-누구와:무와님/윤선한
일산 집에서 승용차로 20분 거리!!
북한산 계곡 중 아는 사람만 들어선다는 인적이 드문 원시림을 그대로 간직한 계곡!!
전날 내린 비 탓인지 수량이 풍부한 계곡의 물흐르는 소리가 청량함을 더해 주었던
한여름날의 산행이었습니다.
효자 파출소를 조금 지나면 슈퍼마켙과 김밥집이 나오고
첫번째 우측으로 꺽어지는 길로 접어들면
곧바로 계곡의 산행로가 시작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밤골에서 산행을 시작하기 때문에
이 코스는 언제나 한산하고 한적한 등산로입니다.
함께 동행한 '무와'님의 추천 등산로 덕분에 제대로 피서를 다녀온 기분입니다.
바야흐로 여름 휴가의 절정기입니다.
전국의 유명한 산과 바다 계곡으로 가려면 교통 체증에 북적거리는 인파로 휴가길이 고행길일 수 있는데
혹시나 아직 휴가를 떠나지 않으신 회원님들이 계시다면 북한산의 이 산행코스를 추천합니다.
진녹의 숲은 작렬하는 태양을 가려주고 계곡의 시원스런 물줄기는 세속의 때를 말끔히 씻어줍니다.
산행 들머리부터 곧바로 계곡입니다.
전날 비가 많이 내려서인지 계곡의 물이 제법 많았습니다.
한적한 숲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합니다.습도가 높아 땀을 많이 흘렸습니다.
8월/오세영
8월은 분별을
일깨워 주는 달이다.
사랑에 빠져
철없이 입맞춤하던 꽃들이
화상을 입고 돌아온 한낮,
우리는 안다.
태양이 우리만의 것이 아님을,
저 눈부신 하늘이
절망이 될 수도 있음을,
누구나 홀로
태양을 안은 자는
상철 입는다.
쓰린 아픔 속에서만 눈뜨는
성숙,
노오랗게 타 버린 가슴을 안고
나무는 나무끼리
풀잎은 풀잎끼리
비로소 시력을 되찾는다.
8월은
태양이 왜,
황도(黃道)에만 머무는 것인가를
가장 확실하게
가르쳐 주는 달.
영지버섯 입니다.
무와님
원츄리 꽃입니다.
8월은
오르른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오세영/8월의 시
원효봉 정상입니다.
원효봉 정상
원효봉 정상에서 좌로부터 염초봉,백운대,만경대,노적봉을 배경으로.
원효봉에서 염초봉으로 오르려면 장비를 갖추어야 합니다.
국립공원 관리 직원분들이 장비를 갖추지 않은 등산객들을 출입 통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염초봉 릿지
염초봉에서 내려다본 원효봉
염초봉에서 내려다본 상운사가 소박해 보입니다.
염초봉에 추락사고가 많아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릿지등반을 하는 등산객들이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는 지점입니다.
염초봉' 책바위'입니다.
염초봉 '책바위'를 내려서는 무와님.
염초봉에 박힌 하강용 피톤
염초봉 정상의 하강용 피톤,저 링에 자일을 걸고 하강을 합니다.
최근에 설치된 것으로 보아 매우 견고해 보입니다.
염초봉에서 바라본 백운대,만경대(좌로부터)
오,보라.잊어버린
아름다운 노래의 멜로디처럼
구름은 다시
푸른 하늘 멀리로 떠간다
긴 여정에서 방황의
기쁨과 슬픔을 모두
스스로 체험하지 못한 사람은
구름을 이해할 수 없는 법
-헤세 <흰구름>부분
구파발역에서 송추방향으로 가는 도로입니다.
효자 파출소를 조금 지나 첫번째 집이있는 도로쪽으로 우회전하시면 이 계곡으로 들어서는
산행 들머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멀리 흰구름이 걸쳐있는 상장능선이 보입니다.
폭포수 위에 피어있는 이름모를 꽃 향기가 진하게 풍겼는데 떨어지는 낙수에 온몸을 맞으니
세상 시름이 다 잊혀질 지경이었습니다.예로부터 꽃이름 100개와 나무이름 100개를 알면 잘 사는 인생이라고
했다는데 가까운 산에 있는 꽃과 나무들의 이름들조차 알지 못하는 답답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름이거나 가을이거나 봄이거나
옷을 벗으려고 그 여자를 만나러 간다
그 여자 만나면 싱싱해진다
극락이나 천국이 따로 있나
맨살 맨몸으로 싱싱하게 사는 것이 극락이고 천국이지
한데 그 여자와 헤어지면서 그 옷을 다시 입는다.
-한승원<열애일기19.바다>
아래의 사진은 함께 산행했던 '무와'님께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판에 박은 듯 반복되는 생활과
무덤의 유일한 차이는 깊이밖에 없다.
-엘렌 그래스고 Ellen Glasgow
첫댓글 멋진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마지막 사진은 절묘하군요...ㅎㅎ
경범죄
북한산 원효봉 가는 길~ 100번도 더 올랐을 그 길.. 나 죽으면 <입차문내 막존지해>를 지난 길섶 어딘가에 뿌려 달라했던 정다운 그 길...을 다녀오셨군요!^^염초봉 등반은 넘 위험해요!
유난히 원효봉을 좋아하시는군요..산행을 하다보면 뭔가 끌리고 안온한 느낌이 드는 길들이 있긴하던데요 저에게는 지리산 세석평전이 그렇습니다.예전에 같이 살았던 여자에게 내가 먼저 죽으면 세석평전에 뿌려달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입차문내 막존지해" 검색 해 보니 그런 깊은 뜻이...!
저 역시 북한산을 자주 다니곤 하는데 저렇게 셔언하게 홀러덩 벗을곳이 없더만...ㅋ
암튼 용기인지 무모함인지 자신감인지는 몰라도 개인 PC에만 저장하심을 신중히 고려해 보심이~~~~~~
똘똘이가 작은손안에 쏘옥 들어가있는걸 보니 물이 엄청 차가웠던 모양입니다 그려~~~ㅎㅎ
국립공원을 오염 시키신것 아닌지 모르겠네요~~~ 풍경 잘 구경했건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