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등급 건설사마저....
4월과 6월이 최대 고비
중견건설사, 이달 신용재평가가 더 걱정
돈 마른 상태서 6월 PF만기 7조대 몰려
"더 쓰러져야 정부서 대책 "룰렛게임 양상
금융회사 신용등급평가서에서 A를 받은 남양건설마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건설업계 위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중견 건설사 중에는 미분양이 많거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이 먾은 업체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유동성 위기를 겪지 않은 업체가 드물다. 시행사 대출금까지 떠안으면서 휘청거리는 업체도 늘고 있다. 대표성이 있는 1~2개사가 더 넘어져야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며 다른 회사가 먼저 부도나기를 바라는 업체도 있다. 말 그대로 '누가 먼저 죽느냐'식 러시안 룰렛 게임인 셈이다.
◆얼어붙은 시장. 조여오는 돈줄
미분양 물량 증가와 입주율 하락, 자금난 가중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사는 한두 곳이 아니다.
이미 올래 들어 지방 건설사를 중심으로 연쇄 부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도급 순위 35위인 중견 업체남양건설이 지난 2일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지난달 초에는 전북지역 건설업체 광진건설이 부도처리됐다. 관계사인 광진주택과 배진건설 등도 연쇄부도를 면치 못했다.
수도권에서 근거를 둔 건설사들도 부도 공포에서 예외는 아니다.
1022가구 규모 '영종자이'아파트 분양을 100% 마무리했던 크레타건설이 부도처리됐다. 영종자이 입주율이 20%대 초반에 머물면서 자금난을 견디지 못했다.
C등급을 받은 한 건설사는 치근까지 국내외에서 500억~600억원 자산을 매각하고 본사 직원을 절반이나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했지만 채권단의 예금 동결과 신규 자금 지원 중단으로 자금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직원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고 협력업체 공사대금 지급도 미루고 있다. 이달 중 신규 자금이 지원되지 않는다면 결국 '파국'을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건설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또 다른 중견 건설사는 조만간 소도권에서 실시할 분양에 실패하면 남양건설과 비슷한 길을 걸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6월 PF 만기 집중
4~5월 중 건설사에 대한 정기 신용 등급 평가가 이뤄지면 건설사 5~6곳은 퇴출당할 것이라는 소문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부도설 타깃 업체는 대부분 도급 순위 100위 권내 중견 기업이다.
해외.토목. 플랜트 등으로 사업이 다각화된 대형사의 사정은 나은 편이지만 주택 전문 중견 건설업체는 미분양.미입주가 겹쳐 돈이 들어올 데는 없고 금융회사는 자금줄을 죄고 있어 '돈줄'이 마른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신규 대출은 고사하고 만기가 돌아오는 PF자금과 회사채 상환 자금 마련도 막막하다. 만기가 돌아오는 건설업계 PF잔액은 6월 7조5397억원 , 9월 4조8530억원, 12월 3조2133억원에 달한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부실화를 우려해 기존 대출을 연장해 주면서 이자율을 높이고 추가 담보를 요구하고 있다"며 "많은 건설사가 PF 대출과 회사채 만기 등이 돌아오는 6월에 자금 사정이 급속히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금융권 PF 대출 규모는 82조4000억원으로 2008년 말과 비슷한 수준에 정체돼 있지만 연체율은 6.4%로 지난해 6우러 말 5.9%보다 높아졌다.
건설업계의 PF우발채무 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건설사 36곳의 PF우발채무 잔액 45조7000억원 중 75%에 달하는 34조3000억원이 2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성 자금이다. 올해 갚아야 할 금액도 24조원에 달한다. PF우발채무란 시행사가 갚지 못할 때 시공사가 대신 갚아야 하는 채무를 말한다.
건설업계는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많았던 외환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고 하소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