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쓰레기
-- 김준호
쓰레기 같은 영화를 봤다
아니 그냥 쓰레기였다
의미 없는 폭력 장면의 난무에
내용 없는 이야기
꽤 유명한 저 주인공 배우는
자신을 얼마나 경멸했을까!
어느 드라마에서 본 여배우는
견딜 수 없는 모멸감에
혹시 자살하지 않았을까?
감독은 “내가 왜 사니?” 하며
잠 못 이루는 밤을 지내지 않았을까?
왜 이런 영화를 만들어야만 하나
그러나 쓰레기통을 뒤지는 넝마주이에게
삶을 제공하는 쓰레기가 아름답듯이
살려고 발버둥치는 치졸함은
멋있게 삶을 포기하는 영웅보다 아름답다
이 영화는 아름다운 쓰레기다
쓰레기 속에서 뒹구는
배우들 감독 제작자들은
악취를 삶의 향기로 바꾸는 마술사들이다
인간의 죄악을 구원의 발판으로 변화시키는
예수 그리스도같이
45억 년
-- 김준호
100세 시대라지만
아무리 내가 오래 산들
45억 년 후에
나는 45억 년 전쯤 사람이니
50억 년 전이라도 해도 될 듯…
정글에서 으르렁 한번 해 보지 못한
늙은 사자 남은 시간은 한여름 오후
잠깐 졸다가 꾼 꿈밖에 안됨을 알고
작은 언덕에 올라앉어 포즈를 취한다
마치 누군가 사진을 찍어 주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포효 한 번 할 듯이
이 터널 같은 짐승의 삶도
45억 년 후엔
그 기억 그 흔적조차 없을 것이니
당신이 사자입니까?
45억 년도
우주의 나이에 비하면
잠깐 스쳐 가는 별똥별이니
내가 사자이건 아니건 무슨 관계
카페 게시글
짚신문학 26호 원고
아름다운 쓰레기 외 1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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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0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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