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즐거움,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가득 고입니다. 음식의 종류야 헤아릴수 없이 많지만 언제 어디서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똑같은 음식이라도 느끼는 맛이 천양지차입니다.
충청남도 각지에는 전국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 자랑스런 음식이 많은데 저는 이번에 당진8미로 일컬어지는 간재미 회국수를 맛보았습니다. 실로 입안에서 녹아드는 느낌 그 자체였습니다.
원래 국수를 좋아하는 입맛이었던데다 당진이 자랑하는, 충청도 서해 바닷가에서 갓 잡아 올린 살아있는 싱싱한 간재미로 회를 떠서 국수를 만들어 비벼 먹는 맛, 이 맛있는 음식을 동네방네 소문 내서 다들 한번씩 먹어 보게 하고자 당진8미 간재미 회국수를 올려 봅니다.
▲ 간재미 회국수집 홀 내부
인터넷을 뒤져 찾아간 당진의 유명 간재미회국수집에 내비게이션을 두들겨 찾아간 시간은 오전 11시쯤. 점심식사를 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 시간에도 벌써 들어온 손님이 뭘 먹을지 이렇게 메뉴판을 훑어보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이분들 역시 간재미 회국수를 기본으로 시키시더군요
▲ 식탁에 차려진 간재미 회국수
저는 방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왜냐면 남들 눈치 보지 않고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습니다. 잠시후 제게도 간재미 회국수가 나왔습니다.
▲ 회와 국수가 비벼져 나오지 않고 각각 따로 나온 회국수
어? 그런데 여긴 좀 남달랐습니다. 국수에 회가 비벼져 나오는게 아니라 이렇게 국수 따로, 회 따로 한접시씩 나오는군요. 그런데 따로 나온 회 한접시가 도시에서는 회값만 1만원은 할 만큼 푸짐하게 차려져 나왔습니다. 이 음식점은 간재미 회 한접시와 국수를 다 포함해서 겨우 7000원인데 말입니다.
▲ 드디어 비비기 시작
입에 침이 고이는 것을 견디지 못해 우선 국수 그릇에 회를 덜어서 비비기 시작합니다. 침은 계속해서 꼴깍꼴깍 합니다.
▲ 다 비벼진 회국수. 윤기가 좌르르르...
▲ 젓가락으로 집어 들어 보니...
자 맛나게 다 비벼졌습니다. 이젠 먹기만 하면 됩니다. 젓가락으로 크게 집어 올렸는데... 보기만 해도 기름기가 좌르르륵 흐르지 않습니까? 이럴때 제일 미운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분위기 파악 못하고 전화 하는 사람입니다. ㅎㅎ
▲ 아, 이 맛......... 잠시 기절.
한입, 두입, 세입...
" ............................................."
죄송합니다. 잠시 혀끝이 기절했었습니다.
다시 정신 차리고 정말로 폭풍흡입입니다. 입에서 착 붙는 간재미 회의 독특한 감칠맛, 거기에 어우러진 부드러운 국수 면발과 아삭아삭 씹히는 야채들의 화음까지. 이건 국수가 아니라 예술입니다.
▲ 공짜로 추가로 나온 국수 사리 한접시
▲ 추가 사리를 다시 비빔
거짓말 조금 보태서 3분만에 한그릇이 비워졌는데... 주인장 어르신이 귀신입니다. 그리고 서비스가 만점입니다. 그릇이 비워질 때쯤 국수가 한접시 추가로 더 나왔습니다. 물론 공짜입니다. 눈물겨운 감동이 또 폭풍처럼 밀려듭니다.
▲ 당진 8미 간재미 회국수와의 환상적인 만남의 끝.
원래 나온 국수 한그릇, 도시에서는 술안주로도 1만원어치는 되고도 남을 간재미 회 한접시, 그리고 추가로 공짜로 나온 국수 한접시까지 순식간에 제 뱃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신이시여, 제게 이렇게 값싸고 맛난 음식을 맛볼수 있게 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저는 앞으로 ‘당진 간재미’ 또는 ‘간재미 회국수’라는 말은 우리 한국어의 고유명사라고 해도 될거라는 생각을 감히 펼쳐 봅니다.
▲ 수족관 속의 활어 간재미
이 식당에는 여름철에는 얼음 띄운 시원한 별미를 즐기기 위해, 겨울철에도 초장이 버무려진 매콤한 이 맛을 느끼기 위해 서울과 인천 수원등 수도권 사람들은 물론 충청도 곳곳에서 미식가들이 찾아온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