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푸른밤을 성시경 곡으로 알고 있는 어린 친구를 알게 된 후 충격을 받아서 이 글을 쓰긔.
의외로 우리에겐 알려지지 않은 리메이크 곡이 많다긔.
여기서 몇 곡 소개해 보겠긔.
더 많은데 다 언급하기 너무 많아서 몇 개만 해 보긔.
1. SES - Oh my love (1997), 원곡 : 이장우 - 널 만난 이후 (1996)
아니 오마이러브가 리메이크야?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 거라긔.
오마이러브는 사실 이장우의 널 만난 이후라는 곡이 원곡이긔.
SES의 Oh my love가 워낙 성공을 해서기도 하고
원곡이 발표 당시에 이렇다 할 반응이 없어서 였기도 하긔.
SES 버전의 Oh my love가 소녀 아이돌의 상큼한 매력이 특징이라면
원곡을 들어보면 남성 솔로가수가 부르는 사랑노래의 풋풋함이 그대로 살아있다긔
2. 화요비 - 어떤가요 (2002), 원곡 : 이정봉 - 어떤가요 (1996)
아는 분이 많으실 것도, 적으실 것도 같긔.
이정봉은 남성 솔로치고는 굉장히 높은 톤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서
원곡으로도 보통 남성분들은 부르기 힘들 정도로 키가 높은 편이긔.
R&B풍으로 편곡한 화요비 버전이 애절하다면
원곡은 기교가 적고 담담해서 오히려 더 애틋한 느낌을 준닭.
3. 박상민 - 멀어져간 사람아 (1994), 원곡 : 자유 - 멀어져간 사람아 (1991)
으아니! 이 것도 리메이크야? 하는 분들 많으실 거긔.
박상민의 출세작인 멀어져간 사람아, 는 록밴드 자유의 음악이 원곡이긔.
4. The jun - 한걸음 더 (2003), 원곡 : 윤상 - 한걸음 더 (1990)
전 당연히 한걸음 더 는 윤상이지!라고 하는데 80년대 후반 분들은
더 준이 원곡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긔.
박카스 씨에프 때문이 아닐까 하긔.
한 걸음 더 천천히 간다해도 그리 늦는 것은 아니라는 따뜻한 가사가
재수생, 수험생, 취업 준비생들 응원용으로 딱이긔 핗
윤상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같이 걷자, 하는 느낌이라면
더 준의 멤버이기도 한 쿨의 보컬 이재훈의 맑은 목소리는 같이 달려줄게! 하는 느낌이긔.
5. 보아 - 안개 (2007), 원곡 : 정훈희 - 안개 (1983)
영화 'M'의 타이틀인 보아의 안개 원곡은 정훈희의 안개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훈희는 국내 여성 보컬의 목소리 가운데 가장 청아한 소리를 지녔다해도 과언이 아니긔.
성악톤에 가깝고 청아한 느낌의 안개 원곡과 달리
일렉트로닉하게 편곡되어 세련된 느낌을 주는 보아의 안개는
영화 'M'의 세련되고 신비로운 느낌을 고스란히 표현했긔.
참고로 보아 버전 안개의 편곡은 윤상이 담당했긔.
윤상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 이거 윤상이 편곡 했겠다 느끼실 수 있을 거긔.
6. 김현정 - 나에게로의 초대 (2001), 원곡 : 정경화 - 나에게로의 초대 (1996)
이곡이 노래방 애창곡인 소드님들 많으실 거닭!
'떠난 너'란 타이틀곡을 들고 나와서 21세기 미래지향적인 곡과 컨셉이 대중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아
처참하게 실패한 김현정 4집에서 의외로 한방을 터뜨린 곡이긔.
원곡이 워낙 좋은데다 김현정의 시원시원한 보컬이 잘 맞았던 것 같긔.
개인적으로 리메이크하는 선곡 센스가 좋았던 곡이라고 생각하긔.
저는 이 곡은 원곡보다 김현정 리메이크 버전이 더 좋긔.
7. 규현 - 7년간의 사랑 (2009), 원곡 : White - 7년간의 사랑 (1995)
유영석 데뷔 20주년 헌정 음반에 담겨있는 규현의 7년간의 사랑.
21세기 관점에서 보면 매우 청승맞고 돋는(...)가사지만 규현이 의외로 애절하게 잘 소화를 했다긔.
White는 유영석, 김기형 2인 밴드로 유영석이 프로듀싱했긔.
히트곡으로는 '네모의 꿈', 'White'등이 있긔.
이 곡의 가사며 감성은 90년대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긔.
8. 김건모 - 당신만이 (1997), 원곡 : 이치현과 벗님들 - 당신만이 (1984)
'따뜻한 햇살이 감싸주어도 내게 무슨 소용 있겠어요.'
라는 가사가 사랑에 빠진 남자의 감성을 잘 표현했긔.
김건모의 목소리며 창법이 워낙 특이해서 벗님들 같은 포크밴드의 곡을 리메이크 한다는 사실에
으잉? 했지만 결론적으로 김건모 버전 당신만이는 대히트했긔.
9. 이선희 - 아름다운 강산 (1988), 원곡 : 신중현과 뮤직파워 - 아름다운 강산(1980)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리메이크곡으로 평가받는
이선희의 '아름다운 강산'이긔.
이게 리메이크 곡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의외로 적더라긔.
원곡은 몰라도 이선희 버전 안 들어보신 분은 없으실 거닭.
신중현 선생님이 "원곡보다 낫다."고 평가했을 정도니 다른 부연 설명은 패스.
10. SES - 그대의 향기 (1997), 원곡 : 유영진 - 그대의 향기 (1993)
지금 와서 유영진 이미지는 뭐랄까, 병맛가사에 조롱받는 뮤지션으로 변해버렸지만
90년대 초반 유영진은 국내에 거의 존재하지 않던 R&B뮤지션이었긔.
특히 그대의 향기는 유영진 음악적 역량의 결집이라고 보긔.
SM에서도 그대의 향기는 묻어두기 아까워 SES 음반에 넣은 게 아닐까 싶긔.
그치만 SES 버전이 아무리 좋아도 저는 유영진 원곡 무릎까지도 못따라 온다고 보긔.
원곡 찾아보시라고 강력히 추천드리고 싶닭.
유영진이 그렇게 조롱당할 뮤지션은 아니라서 요즘 행보는 참...애잔하긔.
병맛가사만 안 쓰면 여전히 괜찮은 뮤지션인 것 같은데.
11. SES - 달리기 (2002), 원곡 : 노땐쓰 - 달리기 (1996)
또 SES곡이닭!
달리기 원곡은 윤상이라고 알고 있는데 노땐쓰는 뉴규? 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긔.
노땐쓰는 윤상과 신해철이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이긔.
땐쓰뮤직은 하지 않는다는 모토로 결성한만큼 노땐쓰 음반은 명반이긔.
그 중에서 달리기는 윤상이 작사 작곡한 곡이긔.
고3수험생 응원가로 많이 쓰이는데 사실 이 곡이 희망가가 아니라는 사실은 많이들 아실거닭.
SES의 곡이 밝은 분위기라서 희망가로 착각하신 분들이 많았던 것 같긔.
bye bye..라는게 자살을 의미한다는 사실에 충격받은 분들 많이 봤닭...그러지뫄...
실제로 윤상의 낮고 쓸쓸한 목소리에는 희망가보다는 절망가가 어울리긔.
암튼. 달리기는 후에 윤상 3집 cliche음반에도 실렸긔.
여튼 달리기는 윤상 원곡이 맞고, 최초수록은 역시 윤상이 속한 그룹 노땐쓰에 실렸긔.
12. JS - 종로에서(2002), 원곡 : 5월 - 종로에서 (1993)
이 곡도 노래방 애창곡인 분들 많으실 거긔.
근데 JS의 종로에서가 원곡이 아니라는 사실 아셨긔? 뙇!
원곡은 5월이란 포크밴드의 곡이긔.
원곡의 보컬은 남성이고요. JS의 상큼한 목소리에 비해서 차분한 느낌을 많이 주긔.
'내가 곁에 있어도 그립다고 말하는 그대의 힘겹던 그 모습이 나를 울리네.'
라는 가사를 생각하면 5월의 원곡도 좋은데
반대로 슬픈 가사를 예쁜 목소리로 부르는 JS의 버전도 좋긔.
암튼 JS의 종로에서는 창작곡이 아니라 리메이크라는 사실!
13. UN - 나의 사랑 나의 신부 (2002), 원곡 : Zio - 나의 사랑 나의 신부
Zio의 사진을 아무리 찾아도 안 나오긔...자료도 없칰
그래서 Zio출신의 두 멤버가 후에 결성한 그룹 인디고의 사진으로 대체했긔.
'여름아 부탁해'의 그 인디고는 아시지라?
의외로 Zio의 여러곡들이 여러가수에게서 리메이크 되었긔.
태사자도 이 그룹 곡을 리메이크한 걸 보면 꽤 오래 전 그룹인가 보긔.
저는 '평생',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같은 곡들을 부르는 겨울의 UN이 더 좋았긔.
에브리바디~ 에브리바디~파티타임 예 올라올라.
암튼 요것도 리메이크 곡이뙇!
14. 조성모 - 가시나무 (2000), 원곡 : 시인과 촌장 - 가시나무 (1988)
아니, 이게 리메이크인 줄 모르는 사람도 있어?
라고 생각했는데 모르는 분들이 계시더라긔...세대차이...
가사가 한 편의 시같긔.
실장님 전문배우, 이현우가 리메이크한 록버전의 '가시나무'버전도 들어보시긔.
그 곡도 꽤 느낌이 좋았는데 하필이면 이현우가 리메이크 했을 때가
조성모가 이 음반 발매해서 200만장 팔리던 시기와 똑같아서 묻칰
15. 이소라 -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1998), 원곡 : 빛과 소금 -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 (1991)
들으면 눈물이 주룩주룩 하는 곡들 목록에서 빠지질 않는 이소라의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
요 것도 리메이크긔.
사실 이소라는 어떤 노래를 불러도 애절하게 부르지만 이 곡은 정말 땅을 파고 또 파게 만들긔.
엉엉 소리 내서 울게 만드는 느낌이랄까요.
새벽 2시 구남친의 시간에 들으면 거의 죽는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이 봤긔.
그런데 빛과 소금 버전은 소리 못 내고 울면서 답답함에 가슴을 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닭.
독하게 실연 당한 기억이 있으신 분들에겐 이소라 버전을,
가슴 아픈 사랑 중이신 소드너님들께는 빛과 소금 버전을 추천.
16. Sweetpea - 잊혀지는 것 (2004), 원곡 : 동물원 - 잊혀지는 것 (1988)
Sweetpea 김민규의 잊혀지는 것은 동물원의 잊혀지는 것이 원곡이긔.
원곡에서 김광석의 보컬이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남성적인 매력 + 가슴을 울리는 감성이 있다면
김민규의 버전은 김민규 음색의 특성상 중성적고 쓸쓸한 정서를 불러일으킨닭.
그리고 노래한다기보다는 시를 읊는 느낌이긔.
요 건 두 곡 다 들어보시라고 강력히 추천하긔.
17. 테이 - 독설(2009), 원곡 : Ne;MO - 독설, 이 지독한 사랑 (2008)
하, 마지막이닭.
위대한 탄생에서 누가 불러서 유명해졌다고 하던데 저는 잘 모르긔.
Ne;MO라고 쓰고 니모라고 읽는 원곡 가수는
오 달링을 부르던 신비의 메인보컬 상은이 냈던 솔로음반이긔.
실제로 별 반응없이 음반을 접었던 탓에
테이의 독설이 리메이크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긔.
뭐 실제로 테이측도 리메이크라는 걸 크게 어필하지는 않았닭.
둘 다 가창력이 좋은 가수들이라 남녀로 구분해서 듣는 재미도 있으실 거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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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 안되는데도 자료 정리하는데 꽤 오래 걸리네요. 닏
다른 분들 자료 앞으로 더 소중히 감상해야겠다긔.
문제시 5kg 감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