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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사기동대] 13
S# 1 법정 (시간 경과)
판사 징역 10년을 선고한다.
쾅쾅쾅 -! 판사봉을 내리치는 판사. 동시에 방청석이 술렁이기 시작하고,
방청석 맨 앞줄에 앉아있는 백성일. 그를 바라보는 양정도의 눈빛에
원망이 서리는데, 그런 양정도를 바라보는 백성일. 무거운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양정도 어이.
백성일 (멈추며 뒤돌아보면)
양정도 (사늘) 니가 사람이냐.
순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양정도! 백성일을 향해 몸을 날리고! 법정 한 가운데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백성일과 양정도! 바닥을 뒹굴며 목을 조르고 서로의 얼굴을 짓이기며
진흙탕 싸움을 벌인다! 방청석이 술렁이기 시작하고, 계속해서 몸싸움을 벌이는
백성일과 양정도! 그들의 격앙된 몸짓이 절정으로 치닫는 찰나! 사운드가 선행되며!
양정도 (E) 아저씨가 나 팔았다매?
S# 2 경찰서 (12부 111씬)
백성일 정도야. 그게 아니라, 내 말 좀
들어봐. 응? 이게 다 어떻게 된 거냐면!
순간 백성일을 향해 몸을 날리는 양정도! 그 위로 올라타 뒤엉킨다!
수갑으로 목을 조르는 양정도! 백성일의 귀에 대고!
양정도 최철우 진짜 돈 줄 찾아요!
백성일 (의아해지는데)
S# 3 법원 (D)
뒤늦게 달려와 백성일과 양정도를 뜯어 말리는 법정 경위들! 하지만 서로를 향한
분노가 극에 달한 백성일과 양정도에게 밀려 자기들끼리 부딪치고 자빠진다!
그 위로!
양정도 (E) 그 가짜 아들 놈 말고!
S# 4 최철우 낡은 빌라 (D)
미소를 머금고 차를 마시는 최철우 얼굴 위로,
양정도 (E) 최철우 그 인간이 진짜 돈
숨겨 둔 데가 어딘지 찾으라고!
S# 5 경찰서 (12부 114씬)
양정도 (뒤엉키며) 나 팔고 아저씨
살아남아서! 알았어요?!
백성일 (멍한 얼굴로 바라만 볼뿐인데)
S# 6 법정 (D)
핏발선 눈으로 고함을 지르며 백성일의 목을 조르는 양정도! 필사적인
백성일도 양 손으로 양정도를 밀며 괴성을 지르는 아비규환의 상황에서!
황급히 법정으로 달려 들어오는 다른 경위들! 백성일과 양정도의 사지를 잡고
매달려 힘겹게 두 사람을 떼어놓는데 성공한다! 백성일을 향해 손을 뻗으며
분노의 방언을 터뜨리는 양정도! 일그러진 얼굴로 꼬나보는 백성일!
입으론 욕을 하지만 눈빛엔 신뢰가 찬 두 사람의 얼굴이 빠르게 교차하다가!
S# 7 면회실 (D)
면회실에 앉아있는 천성희. 착잡한 얼굴인데, 잠시 후
천성희의 앞에 앉는 누군가. 얼굴을 보면, 양정도다. 아무런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보는 양정도와 천성희. 양정도가 먼저 입을 뗀다.
양정도 어쩐 일이야.
천성희 응. 얘기할 게 좀 있어서....
그래서 왔어. (망설이다가)
니가 과장님한테 부탁했던 일...
그 일 내가
해야 될 거 같아. 과장님한테
S# 8 세금 징수국 (D / 과거)
공지란에 붙은 인사 발령표를 보는 백성일. 백성일은
징수 3과장에서 운영 지원 팀장으로 강등이 됐고,
김조사관이 징수 3과장으로 승진을 했다. 씁쓸함의
한숨을 내쉬는 백성일. 어쩔 줄 몰라 하는 천성희와
김조사관을 지나쳐 세금 징수국을 나가는 모습 위로,
천성희 (E) 사정이 좀 생겼거든.
상황이 많이 안 좋아졌어.
너랑 그 일 있은 다음부터.
S# 9 면회실 (D)
천성희 아무튼, 니가 왜 거기 들어갔고
과장님이랑 무슨 약속을 했는지
나도 다 알아. 들었어, 과장님한테.
양정도 니 아버지. 천갑수 시장도 다칠 수
있어. 니가 하는 일 때문에.
천성희 (얼굴이 굳는데)
양정도 아무리 너 초등학교 때 부모님
이혼하고 떨어져 살았어도 아버진
아버지잖아. 괜찮겠냐고, 너한테.
천성희 우리 엄마가 요즘도 가끔 그래.
니 아빠, 남편으로선 최악이었는데
인간으로선 참 멋있는 사람이었다고.
그런데 내가 몇 년 동안 옆에서 본
천갑수 시장님은 그런 분이
아니더라구.
양정도 많이 다칠 거야. 다신 재기
못할 수도 있고.
천성희 나 하나만 생각하면 해선 안 될
일이란 거 나도 잘 알아. 아는데,
박상호씨, 창호, 강과장님....
그 분들 생각하면 이게 맞아.
권력이 사람들한테 상처 주는 거
아니잖아. 상처 받은 사람을
감싸줘야 되는 거잖아, 권력은.
양정도 (보다가)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천성희 후회하지 않게 해줘. 부탁할게.
양정도 (옅은 미소) 그래. 노력해 볼게.
근데 백성일 그 아저씨한테 무슨
일 있어? 무슨 상황이 안
좋아졌길래 너한테 그 일을 부탁해?
천성희 우리 과장님....변했어. 옛날처럼 다시....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는 양정도. 씁쓸한 미소를 머금는 천성희.
화면 암전되며 타이틀 이어진다!
S# 10 세금 징수국 (D)
‘2년 후’ 자막이 뜨고 지면, 세금 징수국의 일상적인 풍경이 보인다.
2년 전 백성일의 자리엔 김조사관(이하 김과장)이 앉아있고, 김과장의
앞자리에 앉아있는 천성희와 박조사관 그리고 새로운 조사관 한 명.
9부에 등장한 심과장은 여전히 징수 2과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운영지원과를 비추는 카메라. 운영 지원 팀장 백성일이라는 명패가
선명하게 보이는 가운데, 팀장 자리에 앉아있는 백성일. 다시 안경을
낀 채 업무 중인데, 누군가 파티션을 툭툭 – 친다. 보면, 심과장이다.
심과장 이사분기 출국 금지자 리스트
부탁드린 거 어떻게 됐어요?
백성일 어?
심과장 제가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저희 과 출국 금지자 리스트
좀 뽑아달라고. 까먹었죠, 또?
백성일 아, 미안해. 오늘 저녁까지!
심과장 (끊으며) 됐어요. 내가 할게.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으세요, 백 팀장님은 어떻게.
백성일 미안해. 일이 좀 많아서, 요즘에.
심과장 누군 일 안 하나. 맨날 그 핑계야.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는 심과장.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면,
백성일은 어색한 미소를 머금을 뿐인데,
누군가 (OFF) 백과장님...
백성일, 시선을 돌려보면, 징수국 사무실로 들어오는 누군가.
다미 식당의 주인 우상철이다. ‘마석동 재개발 결사반대’
투쟁 조끼를 입고 있는 우상철. 백성일은 그런 우상철을
보자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이내 다가가며,
백성일 왜 또 오셨어요?
이렇게 저한테 오셔도
제가 도움 드릴 수가
없다니까요.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저는요.
우상철 (손을 잡으며) 과장님....
어쩔 줄 몰라 하는 백성일. 시선을 돌리다가 심과장과 눈이
마주치면, 심과장은 한심하단 얼굴로 백성일을 바라보고
있다. 눈빛을 읽은 백성일은,
백성일 (손을 뿌리치며) 아후, 이러셔도
소용없다니까, 자꾸.
가세요, 빨리. 여기서 이러셔도
소용없으니까 빨리 가시라구.
다미 학교 끝날 시간 됐잖아요. 예?
우상철, 백성일에게 이끌려 어쩔 수 없이 징수국 사무실을 나가면,
문을 닫는 백성일. 문 앞에 서 있는 우상철은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백성일은 그런 우상철을 스쳐보며 자신의 자리로 걸어가는데,
김과장 (스쳐 지나며) 꼭 그렇게
하셔야 됩니까, 매몰차게.
백성일 (멈칫하고) 응?
김과장 과장님 볼라꼬 먼 길 온 양반한테
너무 매몰찬 거
아이냐구요. 하루 이틀도 아이고.
백성일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잖아. 나
운영 지원 팀장이야. 운영 지원
팀장이 어떻게 재개발 문제를!
김과장 (답답하다) 그게 아이고요, 과장님.
백성일 (말을 멈추면)
김과장 (바라보다가) 우상철씨 저 분
보며는요, 생각나는 사람 없습니까?
백성일 (대답 없는데)
김과장 박상호씨요. 박상호씨 생각 안 나요?
우상철 저 냥반 보며는?
백성일 (얼굴이 굳어지며 뇌리에 스치는)
S# 11 세금 징수국 (2부 6씬)
백성일에게 사정하는 박상호. 짧은 인서트.
S# 12 상가집 (7부 137씬)
영정 사진 속 박상호의 얼굴을 바라보는 백성일. 짧은 인서트.
S# 13 세금 징수국 (D)
김과장 저런 냥반들이 우릴 찾아오는 거는요,
도저히 하소연할 데가 없으니까,
할 말은 많은데 들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그래서 오는 거라꼬요.
과장님. 얘긴 들어줄 수 있잖아요. 예?
듣는 거 어려운 거 아이잖아요. 막말로
우상철 저 냥반이 박상호씨처럼
되모 그 땐 과장님 우야실긴데요? 예?
백성일 (대답 없다가) 상관없어.
김과장 (놀라고) 예?
백성일 우상철씨가 어떻게 되든 나랑 상관
없는 일이라고. 내 가족은
아니잖아, 우상철씨가.
김과장 (보다가) 왜 그렇게 되셨어요, 과장님?
백성일 (보다가) 이게 원래 나야. 그리고
과장님 과장님 하지 마. 과장은
너고, 나 팀장이잖아. 운영지원 팀장.
씁쓸한 얼굴로 김과장을 지나치는 백성일. 자리로 걸어가고,
짜증이 난다는 듯 한숨 쉬는 김과장. 세금 징수국을 나간다.
자리에 앉는 백성일. 자신을 바라보는 천성희와 눈이
마주치고, 백성일과 천성희, 서로를 바라보는데,
S# 14 최철우 낡은 빌라 인근 (N)
빌라 인근에 천갑수의 관용차가 주차 되어 있다. 천갑수는
뒷자리에 앉아있는데, 똑똑 – 창문을 두드리는 누군가.
얼굴을 보면, 최철우다. 천갑수가 창문을 열면,
최철우 밖에서 얘기합시다. 날도 더운데.
서로를 바라보는 천갑수와 최철우. 컷 튀면, 낡은 빌라 앞
평상에 앉아있는 천갑수와 최철우. 비서실장이 그들 옆에 서 있고,
평상에 놓인 수박 한 접시. 여느 동네 할아버지처럼 수박을 먹는
최철우. 천갑수의 얼굴은 경직돼 있는데, 그들 앞을 지나가는 동네
주민들에게 하나하나 인사를 하는 최철우. 평범한 동네 할아버지와
다를 것 없는 모습을 보이다가, 동네 주민들이 모두 사라지고 나면,
최철우 백성일인가 하는 그 놈은
어때요, 요즘?
천갑수 주기적으로 보고를
받고 있는데,
S# 15 시장실 (D / 과거)
심과장과 독대한 천갑수. 보고를 받는 모습 위로,
천갑수 (E) 걱정 안 하셔도 될 거 같습니다.
S# 16 최철우 낡은 빌라 인근 (N)
천갑수 조용합니다. 말썽도 없구요.
최철우 허허. 그럼 다행이구.
(부채질만 하다가) 그런데,
마석동 땅 재개발하는 게
그렇게 별로세요, 시장님은?
천갑수 (대답 없는데)
최철우 서원시에서 세수도 가장 적은
지역이잖습니까, 마석동이.
S# 17 마석동 (D / 과거)
다미 식당 골목의 일상적인 풍경이 보이며,
최철우 (E) 서원시에서 제일 못 사는 동네.
S# 18 최철우 낡은 빌라 인근 (N)
최철우 그래서 그런지 건물주란 것들도
다 후줄근해. 누가 없이 사는
동네 아니랄까봐. 그러니까
저한테 헐값으로 넘긴 거
아니겠어요, 건물들을 다?
천갑수 건물주들이 문제가 아닙니다.
세입자들이 문제죠. 이대로
강제 철거 들어가면 그 사람들
전부 길거리에 나앉게 될 겁니다.
최철우 시장님 동정심 때문에 제 권리를
포기할 순 없죠. 저는 제 권리를
행사할 겁니다. 제가 보상금을
안 줬어요, 시간을 안 줬어요.
다 줬어요. 법대로
했다구요, 저는. 제 말이 틀려요?
천갑수 저는 법을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인권을 얘기하는 겁니다. 법대로
했다는 말이 폭력을 정당하게
만드는 건 아닙니다, 회장님.
최철우 (바라보다가) 방금 그 말 책임질
수 있으시겠어요? 선거 앞둔
시장님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닌 거
같은데. 법을 부정하셨잖아요, 지금 천시장님.
천갑수 그게 아니라!
최철우 됐어요. 저는 지금까지 법대로
했고 앞으로도 법대로 할 겁니다.
제가 하는 일에 불만 있으시며는,
(보다가) 법대로 하세요, 시장님도.
천갑수 (바라보다가 / 고개를 떨구며 한숨)
최철우 아직도 버팅기고 있는 몇 놈들.
멱살 잡고 끌어내서 강제 철거
할 거니까 그렇게 아시라고, 그래서
보자고 했던 거예요. (보다가)
가보세요. 할 말 끝났으니까.
천갑수 (수치심을 억누르며 최철우를 꼬나보는데)
최철우 (절대 지지 않는다) 가 보시라구요, 시장님.
잠시 최철우를 꼬나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천갑수. 수치심을
억누르며 관용차를 향해 걸어가 화면 밖으로 사라지면,
바라보는 최철우. 낡은 2G 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하더니,
최철우 (전화에) 어. 차대표. 나야.
S# 19 다미 식당 인근 (N)
다미 식당에서 나오며 전화를 받는 50대 중반의 차명수. 식당
주변엔 용역 조끼를 입은 용역 깡패들이 줄줄이 앉아있는 상황에서,
차명수 (전화에)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회장님. 예. 예.
전화를 끊는 차명수. 다시금 몸을 돌려 다미 식당 내부로
들어가면, 난장판이 돼 있는 다미 식당 전경이 보이고,
허탈한 얼굴로 앉아있는 우상철. 그의 옆엔 겁에 질린
얼굴의 다미도 앉아있다. 그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온전한 테이블에 다시 앉는 차명수. 국밥을 끄적끄적대며,
차명수 사장님. 말씀드렸다시피 이거
엄연히 위법 행위에요.
시간도 많이 드렸잖아. 사장님
때문에 손해가 막심해, 저희도 아주.
우상철 (대답 없이 멍하게 앉아만 있는데)
차명수 아무튼 저희도 이제 법대로 할 수
밖에 없어요. 저희도 먹구 살아야지.
주머니에서 5천원을 꺼내는 차명수. 테이블에 올려놓고 다시 식당을
나가려는데,
우상철 먹고 살만 하잖아요....
차명수 (멈칫하고 보면)
우상철 여기 재개발 안 해도...먹고 살만
하시잖아요...사장님은...
차명수 (이것 보라는 듯 실소가 번지면)
우상철 우린 죽어요....여기 뺏기면 저흰
죽는다구요....
차명수 (실소를 머금다가 낯빛이 식더니)
그럼 그냥 죽어 씨.
신경질적으로 혀를 차고 다미 식당을 나가는 차명수. 용역 깡패들에게,
짧게 손짓하며 거리를 걸으면, 다미 식당으로 들어가는 용역 깡패들의
모습이 차명수 백샷으로 보이고, 거리를 걷는 차명수 얼굴 위로 온갖
집기를 때려 부수는 소리와 우상철의 절규, 다미의 울음소리가
혼재되어 들려오다가!
S# 20 교도소 (D)
독방에 홀로 앉아있는 양정도. 벽에 야구공을 튀기고 있는데,
문 앞으로 다가오는 교도관. 창살 너머로 양정도를 보며,
교도관 가석방 허가 떨어졌어.
대답 없는 양정도. 야구공을 튀기며 짧은 미소만 머금는데,
교도관 어떻게 니가 2년 만에 나가?
무슨 짓을 한 거냐, 정도 너?
순간 탁 -! 야구공을 잡는 양정도. 교도관을 바라보더니,
양정도 착하게 살았나보죠, 2년 동안.
스륵 – 미소가 번지는 양정도. 그의 얼굴이 화면 가득 보이며!
조미주 (E) 정도 오빠 나온다구요?
S# 21 편의점 (D)
편의점에 마주 앉아있는 천성희와 조미주.
조미주 왜 이렇게 빨리? 10년 받았잖아요.
천성희 가석방.
조미주 어떻게?
천성희 자세한 건 나도 잘 몰라. 암튼
그렇게 됐대. 다음 주에 나올 거야.
조미주 이해가 안 되네. 10년 받은 사람이
어떻게 2년 만에....(대단하다는 듯
짧게 피식 웃고 천성희에게) 그런데
언니는 왜 보자고 한 거예요? 그거
말해주려고 보자고 한 건 아닐 거 아냐.
천성희 (망설이다가) 미주 너한테 부탁할 게
하나 있어서.
조미주 무슨 부탁이요?
천성희 그 때 같이 일했던 분들, 다시 좀
모아줄 수 있어?
조미주 (순간 낯빛이 차갑게 식으면)
천성희 정도 출소하면 바로 해야 될 일이
있어. 그 일 하는데 그 분들
도움이 필요하고.
조미주 (피식) 할까요, 그 사람들이?
천성희 (반응 없는데)
조미주 2년 전에는 정도 오빠 꼬임에 넘어가서
분위기 타고 어쩌다 하긴 했지만
지금은 또 다르죠. 다 사기꾼이에요.
자기 이득 없는 일에는 안 움직인다고.
천성희 알아. 그래도!
조미주 얘긴 해 볼게요. 해 보는데, 큰 기대는
하지 마요. 당장 나 같아도 뭐, 할 맘
크게 안 생기는데. 해 볼게요, 얘기는.
천성희 그래. 고마워, 미주야.
조미주 근데 왜 언니가 이런 일 하고 다녀요?
백성일 그 아저씨는?
천성희 (씁쓸한 미소) 그렇게 됐어, 어쩌다가.
씁쓸한 미소를 머금는 천성희.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는 조미주.
그 위로,
백성일 (E) 자, 이것들 먹구 해.
S# 22 세금 징수국 (D)
징수국 조사관들에게 비타민 음료를 돌리는 백성일. 직원들 한 명, 한 명에게
비타민 음료를 주며,
백성일 이거 비타민. 마시고 힘내.
응? 힘내서 일 하자고. 허허.
심과장에게로 걸어가는 백성일. 손수 비타민 음료의 뚜껑을 따고 공손히 주며,
백성일 심과장두. 허허. 몸에 좋은
거니까 쭉 한 병 들이키고 힘내.
심과장 (시큰둥) 예 뭐. 잘 마실게요.
백성일 요즘 외근도 많아서 힘들 텐데,
어떻게 내가 어깨라도 주물러
주까? 응? 그래. 내가 어깨
주물러 줄게. (어깨에 손을 대면)
심과장 (싫은 듯) 됐어요. 가서 일이나 봐요.
백성일 (뻘쭘) 그냥 받지. 근육 많이
뭉친 거 같든데. 잠깐 만져 보니까.
심과장 아 됐다구요. 가서 일 하시라니까?
백성일 (비굴한 미소) 응. 알았어. 일 할게,
가서. (가며 직원들에게) 빈 병 다
나한테 줘. 내가 갖다 버릴게.
조사관 아니요. 저희가 버릴게요.
백성일 아냐. 아냐. 나한테 줘, 나한테.
운영 지원팀이 뭐야. 이런 일 하는 게
운영 지원팀이지. (병 받으며) 줘. 줘.
거기 노조사관도 다 마셨음 빨리 주고.
부하 직원들에게 빈 병을 수거하는 백성일. 상당히 비굴한 모습인데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상황을 바라보는 김과장. 짜증 가득한
얼굴로 바라보다가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김과장 외근 갑시다!
김과장을 따라 나가는 3과 조사관들. 백성일 앞을 지나치는 순간,
김과장을 향해 비타민 음료를 내미는 백성일. 김과장이 멈칫하면,
백성일 마셔, 김과장두.
김과장 (바라보다가) 됐십니다.
백성일 (따주며) 에이, 그러지 말고!
김과장 됐다고요. 마이 드세요.
운영 지원팀 백성일 팀장님.
백성일, 얼굴이 살짝 경직되는데, 백성일을 지나쳐 걸어가는
김과장과 3과 조사관들. 순간 김과장은 짜증이 솟구친 듯 뒤돌더니,
김과장 (백성일을 보며) 그리고요.
백성일 (김과장을 보면)
김과장 앞으론 존댓말 써요. 직급도
제가 더 위잖아요, 팀장님보다.
백성일 (바라보다가) 예. 알겠습니다.
(허리 숙여 인사) 조심히 다녀
오십쇼, 김과장님.
백성일도 짜증나고, 자기 자신도 짜증난다는 얼굴로 바라보는 김과장.
짜증 섞인 탄성을 내뱉으며 세금 징수국을 나가면, 씁쓸한 미소를
머금는 백성일. 빈 병을 마저 수거한다.
S# 23 시청 복도 (D)
박스에 담긴 빈 병을 들고 시청 복도를 걷는 백성일. 생각에 잠긴
무거운 얼굴인데, 시청 복도에 서 있는 누군가를 보고 멈칫한다.
그는 우상철이다. 백성일을 보자 마치 도움을 청하는 얼굴로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우상철. 백성일도 조심스럽게 걸음을
내딛으려는데, 반대편 복도에서 걸어오는 천갑수와 수행원들을
보자 멈칫한다.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우상철을 외면하는 백성일.
천갑수와 짧게 스쳐 지나는 순간에는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
백성일의 인사에 짧은 목례로 대답하는 천갑수. 순간 멈칫 하더니,
천갑수 백팀장.
백성일 (멈칫하고) 예.
천갑수 (보며) 별 일 없지?
백성일 (보다가) 예. 그럼요.
없습니다, 별 일. 예.
백성일을 보며 짧은 미소를 머금는 천갑수. 복도를 걸어가다가, 우상철을
보고 멈칫한다. 우상철이 입고 있는 ‘마석동 재개발 결사반대’
조끼를 보는 천갑수. 잠시 고민하다가 우상철을 향해 걸음을 옮기면,
수행원들은 의아해하고, 멈춰 서서 바라보는 백성일 또한 의아한 얼굴인데,
우상철 앞에 멈춰서는 천갑수. 우상철은 도움이 간절한 얼굴로 바라보다가,
우상철 시장님....
천갑수 (잠시 미안하다는 얼굴로 바라보다가)
너무 걱정 마십쇼. 잘 처리하겠습니다.
우상철 (울먹) 시장니임...
천갑수 기업가의 욕심 때문에 서민의 생존권이
박탈되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예. 제가 그렇게 하겠습니다.
우상철의 손을 꼭 – 잡아주는 천갑수. 신뢰의 미소를 지어보이고 뒤돌아
복도를 걸으면, 천갑수의 뒤에 대고 인사를 하는 우상철. 연신 허리를 숙이며
“감사합니다”를 연발한다. 광경을 바라보는 백성일. 씁쓸한 미소를 머금으며
뒤돌아 복도를 걸어가는데,
S# 24 시장실 (D)
시장실로 들어오는 천갑수. 자리에 앉아 잠시 생각하다가
어딘가로 전화를 하더니,
천갑수 (전화에) 접니다.
S# 25 최철우 사무실 (D)
최철우 (전화에) 예. 말씀하세요.
천갑수 (F) 마석동 상인 분들과
S# 26 시장실 (D)
천갑수 (전화에) 간담회 진행 할 겁니다.
(텀) 끊습니다.
전화를 끊는 천갑수. 긴장감에서 오는 짧은 한숨을 내뱉고,
S# 27 최철우 사무실 (D)
전화를 끊는 최철우. 잠시 굳었던 그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번지더니,
최철우 악어네, 악어야. 허허허허.
주름이 깊은 만면에 미소를 머금는 최철우의 얼굴이 화면 가득 보이며!
S# 28 냉동 창고 (D)
냉동 창고에 마주 앉아 있는 장학주와 조미주.
장학주 내가 그걸 왜 햐?
뭔 말도 안 되는 씨.
조미주 그러지 말고, 오빠.
S# 29 보일러 실 (D)
조미주 좀 도와주자, 정도 오빠.
응? 자왕아.
정자왕 (컴퓨터만 하며) 저 영장
나왔어요. 군대 가야 돼요.
S# 30 노방실 빌딩 (D)
노방실 그러니까 그냥 차 한 잔
마시고 가. 생각 없어. 지연아.
최지연, 조미주 앞에 차를 한 잔 놔주고, 안경을 끼고 업무만 보는
노방실. 그녀를 바라보는 조미주의 얼굴엔 답답함이 차오르다가,
조미주 그래두요, 정도 오빠.
우리 죄 혼자 다 뒤집어쓰고
S# 31 냉동 창고 (D)
조미주 감옥 갔잖아. 오빠가
우릴 속이긴 했어도!
S# 32 보일러 실 (D)
조미주 결국엔 희생한 거잖아.
우리 때문에, 정도 오빠가.
정자왕 (컴퓨터만 하며) 다 아는데요,
누나, 저 군대 간다니까요?
영장 나왔다구요. 102 보충대.
조미주 그걸 믿으라는 거냐, 지금?
S# 33 냉동 창고 (D)
장학주 믿지 마. 너도 정도 믿지 말라고.
언제까지 그 놈
좋아하는 마음 하나 때문에
S# 34 노방실 빌딩 (D)
노방실 무작정 도와주고 그러면 안 되지.
(보며) 배알도 없니, 너는?
고개를 떨구며 짧은 한숨을 내쉬는 조미주. 다시금 고개 들어 노방실을 보며,
조미주 그래서 안 하신다구요?
S# 35 냉동 창고 (D)
장학주 안 햐. 못 햐!
S# 36 보일러 실 (D)
정자왕 군대 간다니까요?
S# 37 노방실 빌딩 (D)
노방실 할 이유가 없지.
가봐라. 할 말 끝났으면.
짧은 한숨을 내쉬는 조미주.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을 나가고,
S# 38 냉동 창고 (D)
신경질적으로 일어나는 조미주. 냉동 창고를 나가며 의자를 걷어찬다.
S# 39 보일러 실 (D)
짜증 섞인 얼굴로 일어나는 조미주. 보일러 실을 나가다가 다시 뒤돌아
정자왕의 뒤통수를 후려갈긴다. 빠르게 보일러 실을 나가는 조미주.
핸드폰을 꺼내더니,
조미주 (전화에) 안 한대요, 아무도.
S# 40 세금 징수국 (D)
천성희 (전화에) 응. 알았어.
어쩔 수 없지, 뭐. 응.
전화를 끊는 천성희. 한숨을 내쉬며 백성일을 바라보면,
자신을 보고 있는 백성일과 눈이 마주친다. 서로를 보는
백성일과 천성희. 그 때 심과장이 백성일에게 다가가서,
심과장 (서류를 내밀며) 이거 복사 좀 해줘요.
백성일 (웃는 얼굴로 받으며) 복사? 알았어.
이면지 써도 되지?
심과장 여기 안 보여요? 보고용이잖아.
국장님한테 드릴 건데 어떻게
이면질 써? 백팀장님 진짜 왜 그래?
백성일 아, 맞다. 허허. 미안해. 쌔걸루 할게.
(A4 용지 뜯으며) 이거 오늘 들어온
거거든? 이걸루 복사하면 되지? 허허.
복사기로 걸어가는 백성일. 씁쓸한 미소를 머금으며 복사를
하고, 그런 백성일을 바라보는 천성희. 답답함의 한숨을
내쉬는데, 그 위로 긴장감 넘치는 비트의 음악이 들려오며!
S# 41 달리는 차 안 (D)
천갑수의 관용차가 도로 위를 달린다.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는 천갑수. 깊은 한숨을 내쉬고,
S# 42 최철우 사무실 (D)
비서실장, 똑똑 노크를 하고 사무실로 들어오면,
최철우 천시장 오늘 간담회지?
거기 마석동 애들이랑.
비서실장 예.
최철우 방송 어디 가면 볼 수 있어?
S# 43 다미 식당 인근 (D)
‘마석동 재개발 결사반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그들 사이로 보이는 우상철과 다미. 기자 몇 명과 카메라 몇 대,
정장 차림의 시장 수행원 십여 명이 그들 주변을 메우고 있는
상황에서, 몇몇 마석동 주민들은 카메라에 대고 인터뷰 중이다.
주민1 이렇게 내쫓으면 저흰 어떻게 살라는 겁니까? 예?
주민2 듣기로는 저희 동네가 세금도 제일 조금 걷히는
동네라 재개발 하는 거라 그러는데,
주민3 못 사는 사람일수록 시에서 지켜줘야죠. 잘 살게
도와주지는 못해도 죽으라고 떠밀지는 말아야죠!
어수선한 상황에 두려움을 느낀 다미. 우상철에게 다가가면, 손을
꽉 - 잡아주는 우상철. 모두 잘 될 것이라는 듯 미소를 머금어 주는데,
S# 44 차 안 (D)
천갑수의 관용차가 다미 식당 인근에 멈춰 선다. 차창 너머로 바깥
상황을 보는 천갑수. 한데 모여 있는 행렬을 보고 짧은 한숨을
내쉬며 차에서 내리면,
S# 45 다미 식당 인근 (D)
사람들을 향해 걸어가는 천갑수. 그를 본 수행원들이 빠르게 천갑수
주변을 감싸고, 다가오는 기자들과 카메라, 그리고 마석동 사람들.
“이번 간담회의 목적은 뭡니까” “시장님! 제발 저희 좀 도와주세요”
“마석동 재개발은 백지화 되는 건가요” “시장님이 다 해결해 줄 거야”
“믿어요, 시장님!” “저희 이대로 쫓겨나면 다 굶어 죽습니다, 시장니임!”
“이번 간담회가 곧 있을 지방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서 하시는
거라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입니까?!” 같은 질문들이 이곳저곳에서
두서없이 들려오는데! 그저 미소만 머금는 천갑수. “간담회 시작하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라는 형식적인 대답만 되풀이하며 걸음을 옮기고!
S# 46 최철우 사무실 (D)
인터넷 방송으로 상황을 보는 최철우. 카메라에 비친 천갑수의
얼굴을 보며,
최철우 슬슬 해.
끄덕이는 비서실장.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하더니,
비서실장 (전화에) 시작해.
S# 47 다미 식당 인근 (D)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천갑수의 모습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용역.
전화를 끊더니 천갑수를 향해 다가가는데, 그 역시 ‘마석동 재개발
결사반대’ 조끼를 입고 있다! 주머니에 손을 넣는 용역. 걸음이
조금씩 빨라지고! 우상철과 다미를 향해 조금씩 가까워지는
천갑수 얼굴 위로!
최철우 (E) 악어는 말이야, 고실장.
먹이를 절대 사냥하지 않아.
S# 48 최철우 사무실 (D)
최철우 그냥 자기 입으로 들어오게 만들지.
S# 49 다미 식당 인근 (D)
우상철과 가까워진 천갑수.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는 우상철은
천갑수를 보며 환한 미소를 머금고, 천갑수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머금어지는데, 그들과 가까워진 용역! 어금니를 악물고!
최철우 (E) 천갑수 저 놈 악어야.
S# 50 최철우 사무실 (D)
최철우 사냥은 하는데 피는 안 묻혀. 손에.
(미소를 머금으면)
S# 51 다미 식당 인근 (D)
용역 니가 어딘데 여길 와!
하며 천갑수를 향해 계란을 던지는 용역! 계란에 맞은 천갑수는 내용물로
범벅이 되고! 일대 아수라장이 되는 그 곳! 수행원들은 빠르게 천갑수를
호위하며 관용차로 향하고! 다른 수행원들은 마석동 주민들과 몸싸움이
벌어진다! 그들 사이에 낀 우상철! 사람들을 밀쳐 다미를 밖으로 빼내는데!
수행원의 거친 발길질에 나가떨어진다! 계속 몸싸움을 벌이는 마석동
주민들과 수행원들! 카메라는 그 상황을 모두 담고! 수행원들의
발길에 치임에도 다미만 바라보는 우상철!
우상철 다미...다미야!
우상철을 바라보는 다미. 얼굴이 구겨지며 눈물을 쏟아내고!
다미를 향해 다가가려 할수록 우상철은 수행원들에게 더욱
처참하게 짓밟힌다! 일대 아수라장이 된 그 곳의 전경이
화면 가득 담기며!
S# 52 백성일의 집 (N)
텔레비전 뉴스를 보는 백성일. ‘마석동 재개발 지역 주민들, 간담회
참여한 시장 폭행 사태!’ 라는 타이틀을 단 뉴스가 방송 중이다.
굳은 얼굴로 뉴스를 보는 백성일. 자료 화면엔 모자이크
처리된 우상철의 얼굴도 보인다!
S# 53 노방실 빌딩 (N)
역시나 텔레비전 뉴스를 보는 노방실. ‘마석동 재개발 지역 주민들, 간담회
참여한 시장 폭행 사태!’ 라는 타이틀 아래, 경찰들에게 연행되는
모자이크 된 마석동 주민들과 우상철이 보인다. 미간이 구겨지는 노방실.
노방실 (최지연에게) 저기 애들이 가던 식당이지?
(뉴스를 더 보다가) 어떻게 된 건지 알아봐.
최지연 예.
최지연, 사무실을 나가면, 뉴스를 보는 노방실. 무언가 불길한 기운을 감지한
그녀의 얼굴에서,
S# 54 시장실 (N)
전 씬과 같은 뉴스가 방송 중이다. 굳은 얼굴로 앉아있는 천갑수.
그의 와이셔츠엔 계란 얼룩자국이 아직도 묻어있는데, 개의치
않는 천갑수.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하면,
최철우 (F) 그래요.
천갑수 (전화에) 회장님 짓입니까?
S# 55 최철우 사무실 (N)
최철우 (대답 없다가) 예.
천갑수 (F) 왜요?
S# 56 시장실 (N)
천갑수 (전화에) 왜 그런 겁니까...?
최철우 (F) 시장님도 그걸 원한 거
아니었어요?
S# 57 최철우 사무실 (N)
최철우 난 그런 줄 알았는데.
천갑수 (F) 대화로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S# 58 시장실 (N)
천갑수 마구잡이식 강제 철거가 아니라!
대화로! 대화로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저는!
최철우 (F) (반응 없다가) 그럼 저한테 왜
말해줬어요?
S# 59 최철우 사무실 (N)
최철우 걔네들이랑 간담회 하는 거,
왜 말해줬냐구요, 저한테.
S# 60 시장실 (N)
천갑수 (격앙된 얼굴로 아무런 말도 못하는데)
최철우 (F) 시장님이랑 저랑 잘 맞는 이유가 이거예요.
S# 61 최철우 사무실 (N)
최철우 과정은 달라도 목적이 같거든.
우리 둘은. 아니, 과정도 같애.
S# 62 시장실 (N)
최철우 (F) 시장님이 계속
자길 속여서 그렇지.
천갑수 (버럭) 회장님!
최철우 (F) (반응 없다가) 갑수야....
니가 착한 놈 같지....?
S# 63 최철우 사무실 (N)
최철우 니가 진짜 착한 놈이었으면
나한테 전화 안 했어...
S# 64 시장실 (N)
최철우 (F) 간담회 한다고 나한테
말 안 했을 거라고.
S# 65 최철우 사무실 (N)
최철우 니가 그렇게 원하면, 그래.
넌 계속 꽃길만 걸어.
오늘 같은 진흙 길은 내가
뒹굴어 줄게. 시장 계속
해야지, 선거 당선돼서....
미소를 머금는 최철우. 격앙된 얼굴의 천갑수. 두 사람의 얼굴이 교차하다가!
S# 66 교도소 (N)
교도소에 앉아있는 양정도. 생각에 잠겨있는데,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신문을 비추는 카메라. ‘마석동 재개발 지역 주민들,
간담회 참여한 시장 폭행 사태!’ 라는 헤드 타이틀이
달려있다. 방 앞을 지나는 교도관의 인기척을 느끼는 양정도.
양정도 (교도관에게) 김교도관님.
교도관 (보면)
양정도 전화 한 통 쓸 수 있을까요?
바라보는 교도관. 응시하는 양정도의 입가에 짧은 미소가 번지며!
S# 67 교도소 인근 (D)
자동차가 멈춰서고, 차에서 내리는 천성희. 시계를 보며
초조한 듯 한숨을 내쉬는 찰나, 교도소 문이 열리며
출소하는 몇 명의 사람들이 문 밖으로 나온다.
아직 양정도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노방실 (F) 내가 그걸 왜 해?
S# 68 노방실 빌딩 (N / 과거)
노방실 남는 게 하나도 없는데.
양정도 (F) 왜 남는 게 없어요.
S# 69 교도소 (N / 과거)
양정도 그 놈들이 우릴
무서워했잖아요.
S# 70 조미주 오피스텔 (N / 과거)
조미주 무슨 말이야?
양정도 (F) 돈 하나 믿고 법 무시하고
S# 71 교도소 (N / 과거)
양정도 사람 깔보고 살던 놈들이
우리 무서워했잖아.
S# 72 냉동 창고 (N / 과거)
불편한 얼굴로 전화를 받는 장학주 얼굴 위로,
양정도 (F) 자기들이 맨날 무시하던 놈들한테
S# 73 보일러 실 (N / 과거)
전화를 받는 정자왕 얼굴 위로,
양정도 (F) 처음으로 겁이란 걸 먹었잖아.
S# 74 세금 징수국 (D)
묵묵히 쭈그려 앉아 이면지를 분류하는 백성일.
심과장은 직원들을 향해 폭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 위로,
양정도 (E) 나쁜 놈이 잘 되는 세상, 좋은 거
아니잖아. 상식 없는 세상,
좋은 거 아니잖아.
S# 75 교도소 (N / 과거)
양정도 편법이 합법을 이기는 세상!
좋은 거 아니잖아요.
S# 76 노방실 빌딩 (N / 과거)
양정도 (F) 그러니까!
S# 77 교도소 (N / 과거)
양정도 우리 다시 한 번 해 보자구요.
우리 같은 사기꾼 나쁜 놈들이!
S# 78 다미 식당 인근 (N / 과거)
문이 굳게 닫혀 있는 다미 식당을 탕탕 두드리는
장학주. 짜증 섞인 얼굴로 혀를 차는 모습 위로,
양정도 (E) 상식도 없고! 편법으로만
살던 밑바닥 놈들이!
컷 튀면, 자동차에 앉아있는 노방실. 모든 불이 꺼진 다미 식당 골목을 바라본다. 그 위로,
양정도 (E) 얼마나 화가
났으면 저런 짓까지 했을까!
S# 79 교도소 (N / 과거)
양정도 저런 사기꾼 놈들보다
얼마나 나쁜 놈이 많길래!
S# 80 다미 식당 인근 (N / 과거)
다미 식당 앞에 걸음을 멈추는 조미주. 굳게 닫힌
문을 보다가 바닥을 보면, 깨진 유리에 누군가의
피가 묻어있다. 그 위로,
양정도 (E) 저런 사기꾼 놈들보다 얼마나
더 상식 없고 편법으로 사는
놈들이 많길래!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는 조미주. 보면,
정자왕이고, 씁쓸한 얼굴로 다가오는 정자왕. 조미주와
함께 다미 식당 인근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그 위로,
양정도 (E) 밑바닥 사기꾼 놈들이 저런
짓까지 했을까아!
보여 주자고, 사람들한테.
S# 81 교도소 인근 (D)
출입문에서 걸음을 내딛는 한 남자. 양정도다. 아무런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는 양정도와
천성희.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머금는 모습 위로,
양정도 (E) 착한 놈이 흥하고
나쁜 놈이 망하는 거,
S# 82 교도소 (N / 과거)
양정도 현실에서도 보여줘야죠.
그래야 사는 맛 좀
나지 않겠어요, 사람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전화를 받는 38 사기동대의 얼굴에 짧은 미소가
번지는 인서트가 빠른 컷으로 스치고 나면!
S# 83 교도소 인근 (D)
부응 -! 굉음을 내며 다가오는 자동차 한 대가 멈춰 선다. 양정도와
천성희, 그곳을 바라보면, 내리는 조미주. 뒤이어 도착하는 차에서는
시큰둥한 장학주와 정자왕이 내린다. 장학주를 바라보는 양정도의
얼굴에 고마움이 번지고, 장학주는 아직 모두 풀리지 않은 얼굴로,
장학주 너 도와주러 온 거 아녀.
다미 식당 그 아저씨
불쌍해서 온 거지.
양정도, 그래도 고맙다는 듯 미소를 머금는데,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세단. 최지연이 운전석에서 내리고, 뒷자리
차창이 열리며 모습을 드러내는 노방실. 양정도를 보며 짧은
미소를 머금으면,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그들을 둘러보는 양정도.
양정도 이제 갈까요, 그 놈들 밟으러?
미소를 머금는 양정도와 천성희, 38 사기동대. 그 위로 긴장감 넘치는
비트의 음악이 고조되어 들려오다가!
S# 84 냉동 창고 (D)
파일을 나눠주는 천성희. 브리핑을 시작한다.
천성희 IMF 터지고 엄청난 양의 일본 사채
자본이 한국으로 유입됐는데,
그 중 일부가 평동 사채 시장에
터를 잡았고, 그 자금 중
일부가 최철우 회장 돈 줄이에요.
(파일 넘기며) 밑바닥부터 살펴보면,
S# 85 대부업체 (D / 과거)
각종 대부업체의 간판이 빠른 컷으로 스쳐 지나고,
불법 대출 문서를 주고받는 업자와 고객, 자동차
키와 차량 등록증을 주고받는 업자와 고객 모습 위로,
천성희 (E) 평동 사채겠죠, 당연히. 고금리
불법 대출부터 부동산, 자동차 담보 대출,
S# 86 상가 (D / 과거)
일수 가방을 들고 상가로 들어가는 일수 업자.
돈을 받은 뒤 일수장에 도장을 꽉 – 찍고, 상가를 나간다.
천성희 (E) 최근엔 일수까지 판을 넓혀서,
S# 87 냉동 창고 (D)
천성희 평동 사채 시장 70프로를
최철우가 먹었어요.
노방실 평동에서 도는 사채 자금이
최철우 돈이라는 증거 없을 걸?
천성희 예. 맞아요. (양정도를 보며)
평동에서 구르는
밑바닥 돈은 절대 다른 사업에
투자 안 해.
장학주 때 묻은 돈이랑 빳빳한 돈 절대
같이 뒹굴게 안 두겠다는 거네.
양정도 (잠시 생각하다가) 그래서
또 뭐 있는데. 최철우 돈 줄.
천성희 (파일 넘기며) 극진건설. 원래는
우향 건설이었는데, 우향 그룹
불법 다단계 사건 터지기 전에
계열사 분리해서 나간 회사야.
원래 최철우 명의 회사였으니까
1년 전쯤에 우리가 극진건설을
친 적이 있는데,
S# 88 극진 건설 (D / 과거)
극진 건설로 들어가는 천성희와 조사관들. 당황한 얼굴로 일어서는
직원들을 향해,
천성희 서원 시청에서 나왔습니다.
컷 튀면, 각종 서류를 넘겨보는 천성희와 조사관들. 조사관들의
얼굴에 낭패감이 차오르고, 서류를 주의 깊게 넘겨보는 천성희.
천성희 (E) 최철우랑 연관된 줄은 다 짤라 논 상태야.
S# 89 냉동 창고 (D)
천성희 우향 개발이니 우향테크니 뭐 다
날려도 극진 건설 하난 지키겠단 거지.
이것만 봐도 최철우가 각별히 아끼는
회산 건 확실하고, 몇 년 동안 잠잠하다가
최근에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어.
양정도 마석동 재개발권 거기가 땄지? 극진 건설.
바지 사장이 누구야?
천성희 차명수.
S# 90 극진 건설 (D / 과거)
‘대표 차명수’ 라는 명패가 선명히 보이고, 자리에 앉아있는 차명수 얼굴 위로,
천성희 (E) 방필규가 최철우 오른팔이면
왼팔 정도 되는 사람이고,
S# 91 냉동 창고 (D)
천성희 숫자 몇 개 바꿔서 회사 돈 좀 횡령한 거
같은데, 액수는 그렇게 안 커. 그래서
최철우도 알면서 눈 감아 주는 거 같고.
양정도 (파일 보며) 겨우 연 1억? 와, 최철우
많이 무서워 하나보네, 이 사람?
S# 92 최철우 사무실 (D / 과거)
차명수를 향해 서류 뭉치를 던지는 최철우. 차명수는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죄송합니다”를 연발한다. 짧은 인서트.
S# 93 냉동 창고 (D)
천성희 껌뻑 죽지. 그거 때문에 차명수한테
극진 건설 준 거 같애. 겁 많은
놈들은 배신 잘 못하잖아.
양정도 그래도 쌓인 건 많을 걸?
성질 없는 사람이 있나, 어디.
S# 94 극진 건설 (D / 과거)
사무실 집기를 집어 던지는 차명수. 최철우에 대한 욕을 쏟아낸다. 짧은 인서트.
S# 95 냉동 창고 (D)
미소를 머금고 파일을 넘겨보는 양정도. 낯익은 사진을 보고 멈칫한다.
사진 속 인물은 조상진이다! 양정도, 천성희를 향해 조상진 사진을 보이며,
양정도 이 사람은 뭐야?
천성희 극진건설 돈 관리 해주고 있어.
차명수랑은 초, 중, 고 동창이고.
S# 96 극진 건설 (D / 과거)
테이블에 마주 앉아있는 조상진과 차명수.
환담을 나눈다. 짧은 인서트.
S# 97 냉동 창고 (D)
양정도 세무사 사무실 잘 안 됐나보네.
(피식 웃고 천성희에게) 끝이야?
천성희 아니. 하나 더. 서원 애드라고,
노방실 뭐하는 회산데.
천성희 일종의 마케팅 회산데요, 기업
마케팅 같은 소일거린 우리가
신경 쓸 필요 없구요, 몇 달 뒤에
지방 선거 있는 거 아시죠?
양정도 천갑수 캠프 외주 업체야, 설마?
천성희 첫 선거 때부터 지금까지 쭉.
안태욱이라고 2년 전에
내 위에 있던 국장 기억하지?
S# 98 서원 애드 (D / 과거)
인사를 하는 직원들에게 짧게 목례하며 대표실로
들어가는 안국장 모습 위로,
천성희 (E) 그 사람이 거기 대표 됐어, 서원 애드.
S# 99 냉동 창고 (D)
장학주 2년 전 방필규 사건 때 총알받이
함 했다고 방석 하나 깔아준겨?
천성희 지들끼린 엄청 끈끈하잖아요.
이런 놈들이. (양정도에게)
암튼 이 정돈 거 같애, 최철우
돈 나올 구멍은.
양정도 (잠시 생각하다가 미소 지으며)
알았어. 고생 많았어.
무슨 이유인지 일순간 침묵이 찾아오는 그 곳. 서로간의 아무런
대화도 없다가,
조미주 근데 뭔가 허전하네.
정자왕 그쵸. 누나도 그렇죠?
양정도 왜? 뭐가 허전한데?
조미주 아니. 맨날 옆에서
받아 적는
사람이 없으니까.
양정도 백성일 그 아저씨
말하는 거야, 지금?
대답 없는 조미주. 딴 짓하는 척 눈치만 볼 뿐인데,
S# 100 세금 징수국 (D)
가방을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백성일. 사무실을 나가며,
백성일 먼저 퇴근할게.
늦지 않게 들어가, 다들.
사무실을 나가는 백성일. 긴장되듯 짧은 한숨을 머금는 얼굴 위로,
양정도 (E) 그 아저씨 다시 쫄보 됐다며.
S# 101 냉동 창고 (D)
양정도 술에 술탄 듯 물에 물탄 듯
다시 그렇게 산다며.
(천성희에게) 그치, 성희야?
그저 짧은 미소를 머금는 천성희. 양정도도 미소를 머금고,
그 위로 들리는 9씬 천성희의 음성.
천성희 (E) 과장님 변했어. 옛날처럼 다시.
S# 102 면회실 (9씬 연장선)
천성희 아니, 이 말이 맞겠네.
변할 거야. 변해야 되고.
양정도 무슨 말이야, 그게?
천성희 시청에 보는 눈이 많아.
그 사람들 속여야지.
S# 103 세금 징수국 (10씬)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는 심과장.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면,
백성일은 어색한 미소를 머금을 뿐인데,
천성희 (E) 그래야 너 나왔을 때
다시 같이 일할 수 있잖아.
S# 104 면회실 (D / 과거)
천성희 너 나오는데 몇 년이
걸리든 과장님 그렇게 사실 거야.
S# 105 세금 징수국 (10씬)
백성일 왜 또 오셨어요?
우상철과 대화를 나누는 백성일의 모습 위로,
천성희 (E) 불의를 봐도 참으실 거고,
백성일, 우상철을 스쳐보며 자신의 자리로 걸어가는데,
김과장 (스쳐 지나며) 꼭 그렇게
하셔야 됩니까, 매몰차게.
김과장과 대화를 나누는 백성일의 모습 위로,
천성희 (E) 사람들 오해, 멸시도 견뎌 내실 거야.
S# 106 세금 징수국 (22씬)
징수국 조사관들에게 비타민 음료를 돌리는 백성일. 직원들 한 명, 한 명에게
비타민 음료를 주고, 심과장에게 손수 비타민 음료의 뚜껑을 따고
공손히 주는 모습 위로,
천성희 (E) 그렇게 해야만 되니까.
그렇게 해야
S# 107 면회실 (D /과거)
천성희 너랑 한 약속, 지킬 수 있으니까.
S# 108 경찰서 (12부 111씬)
수갑으로 목을 조르는 양정도! 백성일의 귀에 대고!
양정도 최철우 진짜 돈 줄 찾아요!
S# 109 세금 징수국 (10씬 연장선)
팀장 자리에 앉아있는 백성일. 다시 안경을 낀 채 업무 중인데,
화면을 보면, 전 씬에 걸쳐 천성희가 브리핑한 최철우의 돈 줄과
관련된 자료들이다! 그 때 다가오는 심과장. 파티션을 툭툭 – 치며,
심과장 이사분기 출국 금지자 리스트
부탁드린 거 어떻게 됐어요?
S# 110 냉동 창고 (D)
노방실 연막치고 산 거라고, 2년 넘게?
장학주 그게 가능햐?
S# 111 다미 식당 인근 (D)
폐허가 된 다미 식당 앞에 서 있는 백성일. 착잡함의 한숨을 내쉬는데,
인기척을 느끼는 백성일. 옆을 보면, 울먹이는 얼굴의 다미가 서 있다.
다미에게로 걸어가는 백성일. 아무런 말없이 다미를 꼭 안아주는데,
양정도 (E) 그만큼 화난 거지, 백성일 그 아저씨.
S# 112 냉동 창고 (D)
양정도 세상이 너무 답답하잖아. 참고 살기에는.
씁쓸한 미소가 번지는 양정도. 바라보는 천성희와 38 사기동대의
얼굴에도 씁쓸함이 배인 미소가 번지는데,
S# 113 면회실 (D)
면회실에 앉아있는 백성일. 카메라가 마주 앉아있는 상대방의
얼굴을 비추면, 그는! 우상철이다. 잠시 우상철의 얼굴을
바라보는 백성일. 상처로 얼룩진 그의 얼굴을 묵묵히 보다가,
백성일 제가 밟아드릴게요.
우상철 (무슨 말이냐는 얼굴인데)
백성일 아저씨 그렇게 만든 놈들,
가만 안 두겠다구요, 제가.
제 사람들이 다치는거,
더 이상 못 봐요, 저.
우상철 과장님...
백성일 이 말씀 드리려고 온 거예요.
지금까지 죄송했구요,
잠깐 며칠 쉬신다 생각하시고
거기 계세요. 제가 그 새끼들
싹 다 찢어버릴라니까.
자리에서 일어나는 백성일. 안경을 벗으며 면회실을 나가고,
상처로 가득한 얼굴로 바라보는 우상철. 복받치는 감정에
울먹이기 시작하는데,
S# 114 경찰서 인근 (D)
경찰서에서 나오는 백성일. 누군가를 보고 멈칫하는데,
그는, 양정도다. 백성일을 보며 미소를 머금는 양정도.
응시하는 백성일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지는데,
양정도 어떻게 동생 출소하는데
두부 하나를 안 사와, 사람이?
백성일 일 끝나고 먹자. 같이.
양정도 (보다가) 고마워요. 기다려줘서.
백성일 (미소) 고맙다. 일찍 나와 줘서.
양정도 (신뢰의 미소를 머금고 보다가)
이번에는 최철우 돈 노리고
들어가면 안 돼요. 2년 전에
그 일 겪고 다 카바 쳐
놨을 거야, 우리가 못 건들게.
백성일 그렇겠지. 만만한 놈 아니잖아.
양정도 그럼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백성일 웬일이냐. 니가 나한테 그런 걸
다 물어보고.
양정도 아저씨 의도가 더 좋잖아. 공익.
이제 개인감정은 털고 가려구요.
내 감정 앞세워서 일했다가
역공사 당했잖아. 빵에 또 가기
싫어요, 저. 아우, 미싱 지겨워, 이제.
백성일 (미소를 머금으면)
양정도 아저씨가 내비게이션 해요. 운전은
내가 할게.
백성일 한 달 뒤에 지방 선거야. 천갑수 시장이
다시 뽑히면 우리 서원시, 바뀌는 거 없어.
우리가 사기 쳐서 세금 걷어도 소용
없을 거라고. 쓰는 놈들이 그대로니까.
양정도 그래서요. 어떻게 하고 싶은데요, 아저씨는.
백성일 세금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들어가야지.
양정도 국민의 의무 무시하는 놈. 국민한테만 의무
강요하는 놈. 끌어내리겠다, 그 자리에서?
(보다가 / 미소) 어디까지 가려는 거예요?
백성일 끝까지. 의무가 한 쪽에만 있는 거 아니잖아.
미소를 머금는 양정도. 바라보는 백성일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지면!
S# 115 최철우 낡은 빌라 인근 (D)
동네 주민과 장기를 두는 최철우. 아무런 대화 없이 한 수 한 수 두고 있는데,
검은 그림자 하나가 최철우에게 드리워진다. 최철우, 고개를 들어보면,
누군가 (OFF) 실제로 뵙는 건 처음이죠, 최 회장님?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는 최철우. 헛웃음 짓듯 옅은 미소를 머금으면,
화면에 누군가의 얼굴이 드러난다! 그는! 사재성이다!
사재성 (동네 주민에게) 잠깐
실례 좀 하겠습니다, 어르신.
바라보는 동네 주민. 최철우 회장을 봤다가 자리를 비켜주면,
최철우 앞에 앉는 사재성. 장기를 한 수 한 수 두며,
사재성 제가 방사장이랑은 꽤 친했어요.
그 때부터 회장님 좀 한 번 뵙게
해 달라고 그렇게 부탁을 했는데
이제 뵙게 되네요. 회장님. 하하하.
최철우 그 뇌물 수수로 감옥 가셨다는
형사 분이 그 쪽이신가? 어떻게,
옥살이는 힘들지 않으셨고?
사재성 힘들죠. 어떻게 안 힘들겠습니까.
하루가 일 년 같더라구요. 그 안에
갇혀 있으니까. 책도 읽고 반성도
많이 하고 그렇게 살았습니다.
최철우 그래. 무슨 반성을 그렇게 하셨어?
사재성 뭐 대단한 건 아니구요, 내가 너무
물렁하게 살았구나, 더 악착같이,
더 지독하게 살아야 다시는 이런 델
들어오지 않겠구나. 그랬습니다, 예.
최철우 좋네. 옥살이로 인생 몇 년 허비
했으면 그 정도 가르침은 받아야지.
그래서 날 찾아온 이유는 뭡니까.
사재성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최철우 (잠시 바라보다가) 해봐요, 그럼.
사재성 그냥 말씀 드리긴 그렇고,
한 50억 정도만 어떻게 안 되겠어요?
그 정도 가치는 있는 얘긴데.
최철우 (바라보다가 헛웃음 머금으며)
허허. 세금도 못 내고 사는
사람한테!
사재성 (끊으며) 50억이 어딨냐. 그 말
하려고 하시는 거죠? 어떻게
방필규 그 놈이랑 똑같으실까?
최철우 (순간 얼굴이 굳어지면)
사재성 이 얘기 하나면 평생 천갑수
시장 목줄 잡으실 수 있어요.
평생 질질 끌고 다니시라고,
천갑수 시장. 어때요. 50억
배팅하실 만 하죠?
최철우 허허. 제 주제에 어떻게 시장님
목줄을 잡습니까. 제가 존경하는
분이에요, 천갑수 시장님.
사재성 알았어요. 아직 급하진 않으신가보네.
(일어나며) 나중에라도 듣고 싶으시면
연락하세요. 시간 끄실수록 배팅액
올라가는 건 알아 두시고. 갑니다.
미소를 머금고 걸어가는 사재성. 바라보는 최철우. 두 사람의 얼굴이 교차하다가!
S# 116 양정도 오피스텔 (N)
마주 앉아 맥주를 마시는 백성일과 양정도.
양정도 평동 사채, 극진 건설, 서원 애드,
이렇게 세 군데로 알박기한 돈, 한 필지로
묶어서 최철우 돈 줄 막고, 마석동 재개발
백지화 시킬 거예요. 다미 식당부터
살리자구요, 최철우 무너뜨려서.
백성일 천갑수 시장은? 그 사람은
어떻게 처리할 건데?
양정도 그 사람은 우리가 마킹 안 해.
우리 얼굴 너무 팔렸어,
그 사람한테는.
백성일 그럼 누가 맡는데?
양정도 (보다가) 그 분 나와요, 내일.
백성일 (순간 의아해지는 얼굴에서)
S# 117 00방 (D)
장발 왕회장의 뒷모습 실루엣이 보이며, 끼익 철창문이 열리고!
S# 118 양정도 오피스텔 (N)
백성일 (의아) 그 분 누구?
S# 119 교도소 탈의실 (D)
옷을 갈아입는 왕회장. 깔끔한 정장으로 갈아입고,
S# 120 양정도 오피스텔 (N)
양정도 왕회장님이요.
S# 121 교도소 (D)
끼잉 -! 녹슨 철문이 열리며 발걸음을 내딛는 누군가!
얼굴을 보면! 장발을 곱게 정리한 정장 차림의
왕회장이다! 왕회장의 뒤로 오른팔도 모습을 드러내고!
검정 세단 밖에 서 있는 수행원들! 90도로 인사를
하며 왕회장의 출소를 환영하고! 수행원들 맨 앞에
서 있는 노방실. 정중하게 허리 숙여 인사를 하고는,
노방실 고생 많으셨어요.
왕회장 고생은 무슨.
죄 진 놈이 빵 가는 거
당연한 거지. (오른팔에게)
안 그러냐, 전과 4범.
오른팔 (멋쩍은 미소를 머금으면)
노방실 어디로 모실까요?
일단 댁부터!
왕회장 (끊으며) 아니, 집은 됐고.
노방실 그럼 어디로....
왕회장 (보다가) 양정도. 정도 그 놈
어딨어, 지금.
미소를 머금는 왕회장. 동시에 오피스텔의 양정도와 백성일,
출소한 왕회장의 얼굴이 3분할 되며!
14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