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짐한 안주에 기절했당께-전주막걸리 거리
전주 막걸리 거리
전주처럼 막걸리 동네가 많은 곳이 드물다. 삼천동 우체국 골목에 30여곳, 서신동
본병원 앞에 15곳, 경원동 동부시장 뒤에 10곳, 효자동 전일여객 근처에 10곳,
평화동 뱅뱅골목에 8곳이나 있다. 호프집 보다 막걸리집이 더 많은지도 모른다.
서신동 막걸리 거리
전주의 막걸리는 생막걸리다. 소주와 비슷하게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멸균 처리를
하게되면 몸에 좋은 영양분이 파괴가 되는데 전주는 워낙 막걸리 소비가 많기
때문에 재고가 없어 굳이 멸균할 필요도 없다.
서신동 막걸리 골목의 원조격인 옛촌막걸리는... 간판에 붙은 '서민들의 안식처'말에
공감이 간다. 사전에 예약을 했지만 10분 정도 늦게 갔다고 자리가 없다.
하긴 대포집 자리를 예약한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단풍잎처럼 시뻘겋게 물든 얼굴
표정을 보며 초조하게 자리가 나오길 기다릴 뿐이다.
메뉴를 달라는 사람도 없다. 자리를 앉으면 묵직하게 담겨진 막걸리 주전자가 식탁에
올라오고 자동적으로 안주가 나온다. 파를 송송 썰어 넣은 영계탕부터 무시무시한
전주 막걸리 안주의 시작이다. 아르바이트생이 즉석에서 먹음직스럽게 고기를 잘라
준다.
이 집의 무료 안주에도 늘 이런 정성을 담겨있다. 막걸리 3병들이 한 주전자(1만원)
를 시키면 무료 안주는 무한정 내온다. 나중에는 '아줌마 그만 주세요.'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테이블 위를 가득 메운다.
두 번째 나온 안주는 새우구이다. 서울서 이 정도 새우구이 먹으려면 2만원은
줘야 할걸....
세 번째 안주는 돼지두부김치, 털까지 박혀 있는 돼지고기에는 두툼한 비게가 붙어
있다. 그걸 새콤한 김치찜에 두부를 넣고 말아 먹는 맛이 그만이다.
왠만한 한정식집의 김치전골 요리보다 맛난다.
"우리집 삼합이어요"
족발을 하나 가져와서 가위로 정성스럽게 썰어 식탁에 올려 놓는다. 야채로 이루어진
풀뿌리 안주가 아니라 고급 영양식이다. 식사를 먼저하고 이 집을 찾는 것이 얼마나
한심한 일인지 모른다. 기본안주만 나왔는데....벌써부터 안주 펀치에 그로키 상태
다.
배추, 고추, 마늘쫑도 나온다. 이것은 셀프인데 ....다 먹지 못하고 남기면 500원의
벌금을 문다. 천원이면 천원이지 오백원이 뭐냐...가끔 천대받는 소라도 먹어줘야
삐지지 않는다.
요기까지가 막걸리 한 주전자(1만원)만 시키면 나오는 기본안주다. 착하다 못해
매우 불쌍한 가격이다. '이집 망하면 어떻하지" 괜히 손님이 주인을 걱정하는
사태까지 이른다.
아무리 안주가 좋아도 막걸리가 맛 없으면 술집이 아니다. 냉막걸리가 가슴을
짜릿하게 만든다. 이쯤되면 찌그러진 주전자의 주둥이에서 흘러나오는 막걸리처럼 우리네 민초들의 입에서는 수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다. 노래를 흥얼거려도
눈치를 주지 않는다. 역시 막걸리는 왁지지껄한 분위기에서 마셔야 흥이 나고 그 맛
이 더욱 진해진다. 그래서 막걸리는 솔직한 술인가보다.
한 주전자를 금방 비웠다. 워낙 시끄러운 분위기라 말로 주문해서는 잘 전달이 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술이 떨어지면 빈 주전자의 뚜껑을 치거나 숫가락으로 주전자를
두드리면 된다. 바로 이런 대포집 분위기를 원했어
슬슬 이 집이 좋아지고 전주가 가깝게 느껴진다.
막걸리가 추가될수록 안주가 늘어난다. 과연 다음에 뭐가 나올까 궁금해서 더
주문하고 있는지모른다. 매콤한 꽁치안주가 나왔다.
속풀이에 좋은 미역탕도 상이 올랐다.
맛갈스러운 생굴무침까지..
가장 바쁜 사람은 막걸리집 아저씨다. 쉴새없이 막걸리 상자가 드나든다.
전주음식은 서민을 위한 음식이다. 비빔밥이 그렇고 콩나물해장국이 막걸리가
그렇다. 전주사람들은 돈을 벌려고 식당이 낸 것이 아니라 정을 나누려고 식당을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씀씀이 때문에 전국 유흥지에 전주식당이란 간판이 없는 곳이 없다.
또 한번....건배...지화자 좋다.
한 주전자 더 시키자 옛촌은 우리를 배신 하지 않았다. 빠알간 꽃게찜이 식탁을
화려하게 꽃피웠다. ^^
옛촌집 전경. 빈자리 하나 없이 손님들로 가득했다.
막거리를 사람을 솔직하게 만드는 술이다. 기분이 좋으면 펜으로 벽화를 그릴 수
있고 감정이 격해지면 자기 심정을 솔직하게 그릴 수 있다.
'제가 이집에서 기절하고 갑니다.',
'참고, 견디며 인내로 살아가는 우리 어르신들을 생각하자.'
'여보 사랑해'
사랑을 고백할 여인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옛촌 첫 번째 테이블 벽에 내 마음을 적어 놓았소"
막거리 잔을 부딛치며 나누었던 아름다운 이야기는 민초들의 시어가 되어 옛촌
벽을 차지하고 있었다.
서신동 막걸리 거리
위치: 서신동 본병원 맞은편 농협뒷길. 오후 5시부터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한다.
막걸리 3통, 소주 2병,맥주 3병 각각 1만원 안주는 무료. 추가로 막걸리를 시키면
무료 스페셜 안주가 더 나온다. 주변에 막걸리집이 늘어나 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옛촌 063-272-9992/주전자막걸리 061-271-5246
삼천동 막걸리 거리
이곳은 우리나라 막걸리거리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하다. 무려 30여 군데가
넘는 막걸리 집들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삼천동은 전주에서도 서남쪽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데 왜 이곳이 막걸리집이 많을까? 그것은 전주사람들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때문이다.
삼천동은 가난한 서민이 많이 살았는데 IMF가 터지면서 세상사는 것이 힘들어지면서
주머니에 술 한잔 마실 돈 조차 없었다고 한다. 이때 삼천동에 어느 막걸리 집이
생겼는데 주인아주머니가 이윤을 생각치 않고 모두 힘드니까 힘내자며 막걸리
한 주전자에 한 상 가득 안주를 내 온 것이 삼천동 막걸리 거리의 시작이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안주가 있다는 소문이 나자 사람들이 몰리고 자연스레
한 두 집이 늘어났는데 모두 장사가 잘되어 결국 막걸리촌이 형성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퇴약볕 농토에서 뼈 빠지게 일하다가 막걸리 한잔에 김치 한조각으로 힘을 얻고
다시 들녁에 나가는 농부의 모습을 고스란히 도시에 옮겨 놓은 것이다.
사랑채막걸리집은 젊은 주인아주머니의 친절함이 음식맛을 더한다.
이곳은 13가지 안주가 기본으로 나온다. 소풍이 생각나는 찐계란, 밤, 그리고
옥수수, 부부처럼 다정하게 누워 있는 소라와 생굴 그리고 양념게장, 작은 문어도
빠지지 않는다. 돼지두부김치와 시원한 생태찌개와 간재미 찜까지 배추를 비롯한
싱싱한 야채까지 한 상 가득 채웠다.
이곳을 잘 모르는 타지 사람들이 테이블에 앉아 안주를 주문할려고 폼을 잡고 있는데
한상 가득 나온 안주를 보고 주인을 불러 항의하는 일까지 발생했다고 한다.
왠지
왠지 한번쯥ㅁ 가고픈
[펌글]http://cafe.daum.net/samgi21/72A2/377?docid=1DLua|72A2|377|20091203223826&q=%C0%FC%C1%D6%B8%B7%B0%C9%B8%AE%B5%BF%B3%D7
첫댓글 여행을 자주하는 제가 권합니다.거운 먹거리 안주가 푸짐...
다 그렇고 그렇디 뭐
2년전 다녀와 감탄했던 전주 막걸리 거리입니다.
사진이 없어 타 카페에서 자료 퍼왔습니다.
대전에서 1시간 거리인데다
정말 값도 싸고
커
세상사
전주가면 한번 들려 봐야 겠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