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감학원이야기 1] 국가 폭력으로 죽은 쌍둥이형의 이야기

[우리마로]

  1963년 2월 미아리에 살던 7살짜리 일란성 쌍둥이 형제는 시장에서 길을 잃었다. 누군가에 의해서 ‘미아’로 신고되어 경찰서로 인계 되었다. 누가 보아도 쌍둥이임을 알았을 텐데 경찰서에서는 무슨 이유인지 형은 한**, 동생은 이**로 성과 이름을 바꿔 각기 다른 ‘부랑아’로 변신시켜 1963년 2월 8일 서울 시립 아동 보호소로 넘겼다. 그곳에서는 이들을 쌍둥이 형제로 판단했지만 부모를 찾아주려하지 않고 이름을 다시 이씨 성으로 바꿔 섬에 있는 선감학원으로 보내 버렸다. 선감학원에 수용된 쌍둥이 형제는 다시 허씨 성으로 바꾸었지만 어떤 과정을 거쳐 성을 바꾸었는지는 전혀 기록이 없다.

   형제는 다른 원생들이나 마찬가지로 각종 강제 노역에 종사했고 저녁이면 원산폭격을 비롯한 각종 기합을 받으며 곡괭이 자루나 야구방망이로 얻어맞았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나 할까 이들은 선감학원생 10명 중 한 명 정도가 다닐 수 있을까 말까한 선감 초등학교에 입학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쌍둥이 형은 그 해 겨울 선감학원에서 사망하였다. 그리고 건너편 산에 광목천으로 둘둘 말아 암매장되었다. 동생이나 목격자들은 “굶어죽었다”고 증언하지만 어린아이 죽음 원인에 대한 기록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형의 시신은 2년 전 KBS ‘추적60분’팀에 의해 산 중턱에서 신었던 고무신과 함께 유골이 발굴되었다.

   형이 죽자 동생은 신분이 ‘고아’로 바뀌어 선감학원을 나와 인천의 한 고아원에 수용되었다. 고아원에서 성장한 그는 나이가 들어 옛날 살던 곳을 추적하여 부모를 찾아보았고 방송국에도 호소하여 몇 차례 방송을 통하여 호소했지만 부모를 만나지 못했다.

   국가에 의해 진짜 고아가 되었다. 가족과 함께 잘 살았던 쌍둥이 형제는 형은 선감학원에서 죽음을 맞았고 동생은 미아, 부랑아, 고아를 거쳐 이름도 세 번이나 바뀌며 어려운 삶을 살았다. 선감학원 출신, 부랑아, 고아라는 굴레는 취직도 어려웠고 결혼도 어려웠다.

   막노동판을 전전하며 혼자 어렵게 살아왔던 쌍둥이 동생은 이제 환갑 진갑이 다 지난 독거 노인이 되었다. 국가정책에 따라 행동한 공무원이 저지른 잘못으로 일생을 망쳐버린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이제 국가가 답 하여야 할 때다

     일란성 쌍둥이를 한씨, 이씨로 바꾸어 부랑아로 아동보호소에 넘긴 명단[KBS화면캡처]

     KBS 추적60분팀의 발굴작업 [2016년 7월 10일] 신던 고무신이 유골과 함께 발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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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새]

쌍둥이 이야기의 가슴 아픈 사연에 콧등이 시큰해집니다. 국가가 저지른 일이니 당연히 국가가 책임져야지요.7살 어린 쌍둥이 형제가 낯선곳 선감학원으로 강제로 끌려와 부모님이 얼마나 그리웠을까요? 강제 노역의 고통속에서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을까요? 형이 굶주림으로 소중한 목숨을 잃고 하늘나라로 갔을때 동생의 심정은 어떻을까요? 선감학원의 국가폭력과 노동력 착취, 인권유린 등으로 아동과 청소년들은 얼마나 고통스럽고 괴로웠을까요? 정말 가슴이 미어지고 눈물이 납니다. 저도 작은 힘이지만 돕겠습니다. 정부당국은 하루 빨리 진상규명을 실시해서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길 강력히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