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출장의 마지막 저녁을 킹마트에서 개장기념 아이쇼핑후 물욕채우기 위해 3만원에서 200원 빠진 수박 한덩이 챙김. 미역은 1키로에 9,800원 참치캔 30개, 큰계란 30구 3,800원 6판(양주2판,대구2판,청송2판), 대파 2묶음(1,500x2) 바나나 2손(3,500x2), 등 12만원이 후딱 날아감.
대구로 향해 다음 날 중부고속을 신나게 내려오다가 문경세재를 지나 휴게소에 들러서 예쁜 그림도 감상하고, 헐한 값의 자동차 기름도 채웠습니다.
대구에 도착해서는 아들하나 빼놓고 식구3명이서 전복이 들어간 요리로 거창하게 속을 채웠음. 평소에는 아끼고 또 아끼고 살다가 왠일로 전복요리를 거침없이 먹으러 가자고 앞장까지 서고 시키고는 눈도 깜짝거리지 않는 폼이 신랑 주머니가 든든하다고 믿는 모양새임.
속으로는 깜짝 놀랐음.
세브란스 병원에서 암이 아니라 판정을 받고, '2년 후에나 보자.'는 말에 껌쩍 놀라며 '2년 후에나 검사해 가지고 되겠느냐? 1년도 너무 긴 기간이 아니냐?'며, 그래도 '이 췌장의 점을 너무 쉽게 말하는 것이 아니냐?'며 의사의 판정에 불복하는 겁쟁이 마누라.
의사를 만나기 전까지는 내일 당장 어찌 될꺼라고 스스로 판정을 내리고 속으로 '나는 끝났다.' 생각하였던 모양새다.
물론 마음 졸이기야 마찬가지로, '그래도 아닐꺼야?'를 반복 외우고 있는 식구들이었다.
돌아오면서 의사가 얼마나 확신을 하면 '2년이나 뒤에 보자고 하겠느냐?' 그건 '몇년전에 7미리가 그대로 현재도 똑같으니 아무 걱정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
이젠 제발 미리 짐작하여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라. 하고 다독였더니 저녁을 그리 거창하게 고른 것이다.
'왠일이야?'를 속으로 외치면서도 '그래.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이냐? 만약이란 말을 쓰지 말자. 지금도 겁난다. 그것만 해도 이 전복값 그게 대수냐?' 오늘 큰 돈 벌었다.
이제 좀 한숨 돌리겠다.
날도 점차 선선해지고, 또 몇날 지나면 조상 산소마다 성묘를 해야하니 조상님께 '보살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절도 드리고, 성묘 음식도 보기좋고, 신선한 걸로 올려드려야지.' 다짐해 본다.
요즈음은 제사 모시고 산소 벌초하는 아이들에게 시집오겠다는 사람이 없어 '두놈 모두 장가도 못가고 저리 지내는데, 조상 제사를 모시면 뭐하노?'하는 생각만 드니 정말 앞으로 어떻게 될까? 걱정만 늘어간다.
왜 여기다 하소연을 하고 있지?
이 참에 공개구혼을 해버려?
어느 분이 물으시거든 카페지기님 연락처 주십시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