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草竊姦宄 (호초절간귀) -
노략질하고 훔치고 안팎으로 난장판을 좋아한다.
막돼먹어 막가는 세상을 두고 호초절간귀(好草竊姦宄)의 세상이라 한다. 노략질할 초(鈔)를 풀 베는 초(草)로 대신한 셈이고, 절(竊)은 도(盜)와 같으니 훔치는 짓이고, 간(姦)은 안에서 못된 짓을 범하는 것이고, 귀(宄)는 드러내 놓고 못된 짓을 범하는 것이다. 미자(微子)는 앞날이 없는 은(殷) 나라를 두고 이렇게 묘사했다.
어찌 옛날 은 나라만 초절(草竊)하고 간귀(姦宄)한 세상이었겠는가. 망해 가는 나라치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없었다. 온 세상이 도적의 소굴이 되면 오히려 훔칠 줄 모르는 놈이 병신이 된다. 무도한 세상에서는 왕도(枉道)가 왕도(王道)를 쳐내고, 굽은 길이 곧은 길을 쳐낸다. 이러한 지경이 바로 등쳐먹고 훔쳐먹는 세상이고, 이런 세상에서는 안에서나 밖에서나 못된 짓거리만 골라하는 세태가 빚어진다. 이런 난세에 올곧은 마음을 갖추고 살기란 참으로 힘든다.
그러나 아무리 힘이 들어도 변소간에 단청하고 사는 놈들을 따라 살면 안 된다.
好 좋아할-호 草 풀 벨-초 竊 훔칠-절 姦 간사할-간 宄 난잡할-귀
<서경>3편 상서 17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