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camping 여행후기로 올렸던 글립니다.
글재주가 없어 재미는 별로이나 다음에 패밀리아 가실분들 아래 내용을 참조하세요.
토요일 12시30분. 딩동댕동~ 딩동댕동~
오늘의 업무 종료를 알리는 벨소리가 울리기 무섭게 팀원들도 모르게 동기에게만 살짝 ‘나 떠난다’ 말하고 슬금슬금 회사를 빠져나와 집으로 달려가 식구들 태우고 패밀리아로 GO~!!!
언제나 캠핑지로 떠나는 마음은 어릴 적 소풍가기 전날 밤 잠못 이루는 것과 같은 동심으로 돌아간다. 이번 오토캠핑지는 내 아내와 연애시절 처음으로 동침 (아쉽게도 여러분의 기대에는 어긋나지만 눈치 없는 친구들의 동행으로 삼겹살에 지금 이슬이의 전신 두꺼비만 잡다왔음. 예전에는 코레스코콘도)을 했던 곳이기에, 옛 추억을 찾아가기에 더욱더 기대에 부풀었다.
오~! 형형색색의 가을산이여~.
패밀리아로 가는 길은 색의 잔치가 열린 듯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만든다.
그러나 정신 차리고 가야지 먼 산보다가 사고 나면 캠핑 끝 후회시작.
먼저 도착해 있는 친구와 도킹을 한 후 해지기 전 열심히 장비를 펼쳤다.
장비를 펴다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캠핑이란??? 접었다 폈다!!!’
이번이 오토캠핑과 함께한 세 번째 캠핑이다.
캐노피 고정하는 줄 끝에 달린 검은 고리의 정체를 이제야 깨닫게 된 캠핑초보중의 생초보. 장비를 다 펼치고 나니 처남에게 전화가 왔다. 내일 약속이 취소됐는데 가도 되냐고. 두말할 것도 없이 ‘빨랑와!’
그러나 아뿔싸!!! 친구가 가져온 텐트는 있지만 침구가 없는데 어찌할꼬 하는 찰라 친구는 잽싸게 운영진에게 달려가 침낭에 의자까지 빌려오는 것이 아닌가?
감사감사^^^ 침낭 없는 캠퍼를 위하여 여분의 침낭까지 가져오시다니.
거기에 의자까지 기꺼이 내주시니 이렇게 고마울 때가.
친구가 농장에서 가져왔다는 잘 마른 장작은 착화제도 없이 토치를 대자마자 활활 타오른다. 요즘 한창 물오른 대하구이가 불그스름하게 익어갈 무렵 처남 일행이 도착했다. 그러나 처음 캠핑을 온 처남 일행의 행색은 우릴 당황하게 만들었다. 얇은 T셔츠 차림에 슬리퍼. 아니 얘가 얼어 죽으려고? 다행히 여벌의 옷을 많이 가져온지라 사서 한번도 입지 않은 오리털파카까지 내주고 한밤의 만찬과 토크쇼를 시작했다.
이슬이로 몸이 조금 덥혀질 무렵 친구가 차에서 주섬주섬 무엇인가를 꺼내온다.
앗~! 씨바스.
나랑 한잔 꼭하고 싶어서 백화점을 들렸다 왔다나.
이리도 고마울 수가 역시 넌 내 X알 친구야. 하하하~^^^.
패밀리아의 밤은 깊어만 가고 여기저기 간간히 들려오는 이웃 캠퍼들의 웃음소리.
캠핑의 묘미중 제일은 역시 화로군과 이슬양의 만남에 이에 더해진 정다운 이야기들 또 거기에 자연이 보너스로 제공하는 환상의 세계로 빠지게 하는 밤하늘의 아름다움.
이 분위기를 느껴보지 못한 이들을 위하여 어린양을 인도하듯 내 주변 사람들을 캠핑 올 때 마다 한 팀씩 데리고 와야겠다.
이른아침 우리집 복슬강아지는 혼자 나와 놀고 있다.
어른들은 밤새 수다 떠느라 늦게 잠들었지만 우리집 아지는 일찍 잠들고 일찍 일어나는 새나라의 착한어린이라 술 덜깬 아빠를 찾는다.
아~! 이럴 땐 옆집아저씨 였으면 좋겠는데...
으악~!!! 이런! 이 광경이 정녕 우리집 앞마당이던가.
먼저 잠자리에 들어서 정리 못하고 들어오긴 했지만 나뒹구는 술병, 여기저기 흩어진 숟가락들과 먹다만 안주들...
우선 우리 아지 감기 걸리지 않게 휴대용 난로부터 켜주고 다른 캠퍼님들 보기 전에 후다닥 정리하려 하는데 하필이면 그때 사진기 들고 나타난 오토캠핑 이사님.
우리 아지가 꼬질꼬질한 목장갑 끼고 노는 것 보시더니 두 컷이나 찰칵.
앙~! 우리집은 매일 이런 사진만 찍어가시나.
저번 양양캠핑때 멋모르고 별 장비도 없이 갔다가 비 피하려 비닐 쳐놨더니 그 사진을 올려놔 우린 경악을 금치 못했었는데. (다른 사진들과 무척 대조됐음. 캠핑과 노숙?)
오늘의 행사는 족구. 그러나 난 개발.
구경만 하려고 했더니 땡벌님 급하게 뛰어오시더니 일등은 침낭을 준다고 빨랑 나오란다. 침낭 준다는 소리에 ‘자기야! 자기 회사에서 매월 축구하니까 족구 잘 하겠네 빨랑 나가’ 처남 한수 더 떠 누나 운동화 없나? (어젯밤 슬리퍼 차림으로 나타났음)
그래도 어림없지. 절대 출전금지!!!
그러나 여론은 이미 기울었다. 그놈의 상품 때문에...
자고 있는 친구까지 깨워서 선수 집합.
그래도 요즘 운동좀 했으니 그럭저럭 되겠지 했지만 웬걸.
힘조절 불량! 조준불량! 내몸이 내의지대로 움직여 주질 않다니. 다됐나?
안되겠다. 머리를 쓰자.
결국 머리로 공격해 (여기서 머리란 헤딩을 의미) 힘겨운 일승을 얻었다.
그디어 결승.
연이은 세 번째 게임에 몸은 지쳐 안 움직여지지만 우리아지 ‘아빠 이겨라! 삼촌 이겨라!’ 열심히 응원을 하기에 죽어라 뛰었지만 통제불능의 사지 때문에 결국 패배...
시상식이 열리고 1등은 침낭을 세 개나 주는데 이등 삼등은 물 한 컵씩.
울 마나님 우리 신랑 때문에 졌다고 난리가 났다.
나 안한 데니까 하라고 등 떠민게 누군데...
에고 2등도 뭣 좀 주시지 침낭 한 개라도. 상복은 지질이도 없지...
개발 임을 (내가 개발부에서 근무해서 그런가? 이 기회에 부서 옮겨?) 온 캠퍼님에게 고하고 망신만 가득한 캠핑이었지만 다른 캠퍼님들과의 즐거운 시간은 패밀리아에서의 또 하나의 추억을 안겨주었다.
캠핑의 매력 두 번째. 사람들과의 만남.
결혼 후 30년을 살아온 동네를 떠나온지라 친구들도 만나기 힘들고, 매일 대하는 사람이라고는 직장 동료들과 업체 담당자들. 별다른 활동이 없기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세상이 되어버린 지금 그러나 울타리 없이 이집 기웃 저집 기웃해도 누구나 반갑게 맞이해 주는 캠핑은 정말 사람사는 정을 느낄 수 있다.
“자연과 정다운 이웃과의 만남의 장 오토캠핑!!!”
앞으로도 우리의 캠핑은 쭉~~~ 계속되어야 합니다.
참고로 다음에 가실분들을 위해 정보 올립니다.
위치
경춘국도 춘천방향으로 달리시다 청평시내를 지나면 바로 고개를 내려가고 고개를 내려가자마자 포천 현리 방향으로 좌회전 하셔서 조금만 올라가시다 보면 패밀리아파크 표지판이 나옵니다. 예전에 코레스코콘도 가평지점이고 지금은 현대패밀리콘도 청평지점 입니다.
첫댓글 재밋게 잘~봤습니다...^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