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물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송다미
철 지난 계절이 운다
나무에 매달린 뒤늦은 쓰르르 소리에
멀리서부터 길 잃은 먹구름이 몰려온다
내 스물의 계절은
잔뜩 달아오른 아스팔트 냄새로
가득했다
낯선 도시의 언어는 습기가 되어
팔뚝에 들러붙었다
쏟아져 내렸다
소리 없는 장마에
뜨거워져만 가는 내 스물은
녹아내렸다
낯섦으로 도배된 계절은
익숙하지 않은 장마에
겁을 먹었는지도 모른다
겨우 숨만 붙어 나무에 매달린
매미, 열기에 쓰르르 울음마저
흘러내린다
내 스물의 계절은 그런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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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물셋의 계절은 여름이다/송다미
지나간 계절이 운다.
나무에 매달려 있는
쓰르라미의 울음소리에
멀리서부터
길 잃은 먹구름이 몰려온다.
내 스물셋의 계절은
잔뜩 달아오른
아스팔트 냄새로 가득하다.
낯선 도시의 언어가 습기로 변해
팔뚝에 들러붙는다.
쏟아져 내린다.
소리 없는 장마에
뜨거워져만 가는 내 스물셋
자꾸만 녹아내린다.
낯설게 도배된 계절은
익숙하지 않은 장마에
겁을 먹고 있는지도 모른다.
겨우 숨만 붙어
나무에 매달려 있는 쓰르라미
불타는 열기에
울음마저 흘러내린다.
내 스물셋의 계절은
이런 여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