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의가 대도독으로 등장함에 따라 위군의 군기가 확립되고 군사들을
재정비하지만 정작 본인은 두문불출합니다. 그런 만큼 공명은 더욱 면밀이
그를 끌어낼 계책을 세우지만 여기에 당할 사마의가 아닌지라, 손례를
페이크 지원군으로 보낸 후 곽 회를 다시 보내어 제갈량에게 당한 척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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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란시킵니다. 이 과정에서 사마의는 책사로서의 면모뿐만 아니라, 상벌을
확실히 하고 군기를 확립하는 등 일단의 군 장교로서도 모범적인 인상을
심어주어 제장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이는 후에 대도독으로 복직하는
조진을 향한 군심을 앗아가는데도 일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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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마의를 꾀어내는 미끼로 제갈량 본인이 나서자, 이를 사마의에게
보고합니다. 장포와 장합의 일대일 대결 장면입니다. 제갈량이 자리를
비운 본진을 취할 목적으로 나서는 이는 다름 아닌 장합, 그러나 제갈량은
사마의의 수를 간파하고 위연을 본진에 매복시켜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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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습은 실패하고 수세에 몰린 장합은 후퇴를 거듭하며 백병전을 치릅니다.
여기서 오랜만에 등장하는 장포와 일대일 대결을 펼치지만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정상에서 내려다보던 제갈량은 감탄을 금하지 못합니다.
여기서 장포에게 일갈하는 장합의 대사가 인상적인데, "네 할애비 장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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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보느냐!". 이번 전투신은 드라마가 95화 완결임을 감안할 때 거의 최후
이자 최고의 일대일 대결로 남지 않을지. 아무튼 제갈량은 장합을 이대로
살려두어서는 안된다고 결심, 강유로 하여금 매복 작전을 펼치는데, 드라마
표현을 빌리자면, 장합은 스물일곱발의 화살을 맞고 장렬히 전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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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위나라 3대를 걸친 최후의 맹장 장합은 떠나고 장합의 장례를 사마의
가 치러줍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아직 사마의와 조진이 힘을 합쳐 함께
싸우는 대목이 아니니 장합은 실제 시점보다 훨씬 빨리 사망한 것입니다.
때문에 '목문도 일화'는 없어진 셈인데… 그간 이와 비슷한 사례들을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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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며 다소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았으나, 미디어 매체의 한계를 생각해 볼
때 훌륭히 재해석했다고 볼 수도 있으리라. 지난번에 언급한 것처럼 사마의도
장합 만큼은 우대하였고, 또 그만큼 89화에서 장합이 보여준 존재감은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설 속에서 장합이 보여준 여러 전공과 사마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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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각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패전 등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보이기에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재미있는 점은 지난번에 이르길 '장합은
첫 등장'이라 하였으나, 찾아보니 여러 번 등장하였는데 놀랍게도 1인 다 역
이었어요. 그러니 이번 편에서의 장합이 더 기억에 남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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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조진은 여전히 꾀병 중입니다. 조진의 농간에 결국 사마의는 패전을
이유로 강등되고 조진은 대도독으로 복직됩니다. 사마의는 내쳐질 때마다
왜 성은이 망극합니다. 라는 말을 반드시 할까요?
2022.12.16.fri.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