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맞이하는 가을의 화려한 색잔치는 늘 아쉬움으로 가득했었다.
보름 남짓 길지 않은 붉은색의 향연들
단풍으로 유명한 곳은 다 가보고 싶은 마음 간절했지만
주어진 시간은 언제나 짧았다.
가을..
이맘때면 항상 가볍게 마음이 들뜨는 자신을 발견한다.
책 한권 끼고, 카메라들고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걸으며 만끽하는 시간..
가을이 오면 난 그 시간을 기다린다.
가을에 가면 좋은 여행지는 어딜까?
지난 여행을 다시 거들떠 보면서 내마음의 가을여행지 다섯 곳을 골라 보았다.
일. 귀여운 양과의 조우 평창 양떼목장
이곳에 가면 누구나 양치기다.
거짓말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은 다름 아닌 양들의 온순함을 보고 나서인데..
양들은 먹기만 할 뿐 침묵으로 일관한다. (양들의 침묵....;;;;)
내 생각엔 늑대가 설령 나타난다고 해도 이 양들은 심드렁하니 먹기만 할 것 같다.
양떼목장이 좋은 이유는 동화속 같은 풍경도 있지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 있다는 것.
다만 가벼운 옷차림은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고산지대라서 날씨 변화가 심하고 정상 부근은 심한 바람으로 서 있기 조차 힘들 때도 있으니
미리 여벌의 옷을 준비해 가는 것이 달달떠는 여친을 위해 추워도 겉 옷을 벋어야 하는
낭패를 당하지 않는다.
주변에 대관령 삼양목장, 진부 방향으로 월정사와 전나무숲, 한국 자생식물원 등이 있고
봉평에 가면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을 만날 수 있는데 올해는 메밀농사 작황이 좋지 않다고
하므로 참고하시길~
대중교통 : 동서울터미널->강릉행 버스를 타고 횡계 터미널에서 하차.
횡계터미널->택시이용(편도 7,000원)->양떼목장
자가용 : 영동고속도로(강릉방면)->횡계 IC->456번지방도->구 영동고속도로
옛 대관령 휴게소 위 주차장->도보로 500여 m
양떼목장 관람시간 : 하절기(5월~10월) 09:00-18:00, 동절기(11월~4월) 09:00-17:00 명절 휴무
관람료 : 성인 3,000원/학생 2,500원 (티켓은 건초로 바꾸어 양들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이. 애기단풍이 화려한 장성 백양사
백양사 입구에서 부터 쌍계루 까지의 길은 내가 여태 가본 단풍길 중 최고의 길이었다.
울긋불긋한 색의 숲 터널을 걷는 느낌은 바로 선계로 가는 길이라 할 만큼 무거운 배낭조차
가벼워지고 발걸음도 가뿐해 진다.
단풍놀이를 갈때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정보다. 단풍놀이 최적기는 언제냐고 물으면
"기상청에 전화해봐" 라고 한다...;;;
대체로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후 전체의 8할 정도가
물들었을 때 가장 보기 좋고 그 해 기온의 차가 클수록 단풍이 화려하다.
그러나 그 시기가 되면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온다.
개인적으로는 주변에서 하루 머물며 아침 일찍 단풍을 보러간다.
사람이 북적데는 곳에서는 사진도 혼자만의 시간도 말짱 꽝이기 때문이다.
* 만약 연못에 비치는 쌍계루와 단풍을 촬영하고 싶다면 연못의 둑에 가서 촬영해야 하는데
상당히 미끄럽다. 따라서 제대로 찍을려면 매우 조심하기를~
대중교통 : 서울센트럴터미널->장성버스터미널(하루 3회 운행 3시간15분소요)
장성에서 백양사 (사거리 경유)(20~30분 간격운행)
정읍->사거리터미널에서 직행버스이용(30분 간격운행, 35분소요)
광주->사거리경유 백양사행 직행버스이용(40분 간격운행, 1시간소요)
(사거리터미널에서 백양사 입구까지 20분소요)
광주->백양사행 직행버스이용(40-50분 간격운행, 1시간20분소요)
자가용 : 호남고속도로->백양사 I.C->1번 국도로 진입->장성방면->북하면 소재지
->891번 지방도->복흥방면->백양주유소 맞은편 길을 따라 4km->백양사
문의 : 백양사 - http://www.baekyangsa.org/
내장산국립공원 백암사무소 : 061-392-7288
축제 : 백양단풍축제 매년10월말-11월 초
삼. 산책하는 즐거움이 가득한 함양 상림
신라 고운 최치원이 함양 태수로 있을때 조성한 상림은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림이다.
2006년에 처음 숲을 찾았을 때 부터 난 숲에 반해 매 년 찾아가곤 한다.
아무것도 필요없다. 다만 음료와 책 한 권만 있으면 된다. 그마저도 귀찮다면
그냥 걷고 벤치에 앉아 쉬어보자. 숲의 진한 향기가 가슴속으로 들어오며 10년은 젋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테니..
콘크리트로 제방을 쌓고 국적불명의 다리와 최신식 조명을 밝힌 요즘의 하천을 바라보면서
거대한 구조물의 품에 안겨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에 슬픔을 느끼고
그것이 마치 현대 문명이 주는 멋스러움이라는 것에 동의 하고 싶지않은 마음이다.
뭐랄까? 일종의 안타까움을 넘어선 문화의 경박스러움 그 자체를 보는 것 같았다.
상림 얼마나 근사한가..
다른 건 몰라도 선조들의 자연을 가까이 두고자 했던 마음..
상림숲길을 걷다보면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가을의 묘미 중 하나는 낙엽이다.
상림숲에서 사부작 사부작 낙엽을 밟으며 연인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걸어보자.
말이 없어도 발걸음 가벼워지고 마음 따뜻하게 데워질 것이다.
* 함양에서 가까운곳에 지안재가 있다. 꼬불꼬불 뱀이 지나간 것 같은 길
가보면 무척 재미있는 길이다.
대중교통 : 서울남부터미널->함양버스터미널(하루 7회 운행)
동서울터미널에서->함양버스터미널(하루 10회 운행)
함양버스터미널에서 도보로 20여분, 택시 이용(기본요금)
자가용 : 1. 대전/통영간 고속국도 함양분기점->함양IC->함양읍내->상림
2. 88고속도로->함양IC->함양읍내->상림
문의 : 함양군 문화관광 : http://tour.hygn.go.kr/
사. 사색과 낭만의 공간 청송 주산지
이른 새벽 동이 트기 전 작은 저수지는 나에게 침묵을 강요한다.
아니 침묵하는 것만이 이곳에서 해야할 일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이지도 모른다.
왕버들과 함께 수면 위에 서서히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바라보며
나도 왕버들 처럼 묵묵히 서있는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로 알려진 것 보다 훨씬 이전에
사진작가들 사이에 유명한 출사지였고 거슬러 올라가면 500년의 역사를 가진 주산지는
가을이면 꼭 한번은 찾아가야만 하는 명상의 장소다.
그러나 대부분이 그렇듯 이른새벽에 주산지를 찾기란 쉽지않다.
하지만 욕심을 내어 새벽에 찾아가보자. 어쩌면 환상적인 물안개와 고운 단풍이
맞이 할지 모른다. 물론 날씨가 받혀 주어야 하지만..
매년 시즌?이 되면 하루 방문객300명에서 주말 방문객이 1000여명에 이른다.
그많은 사람들이 대 낮에 그 좁은 공간에서 대체 뭘 보고 느끼고 간다는 것인가..
증명사진이라도 제대로 찍으면 몰라도 사람이 많이 몰리면 아쉬움만 커져가는 것이다.
따라서 꼭 멋진 풍경과 근사한 시간을 맞이하고 싶다면 평일의 새벽을 추천한다.
인근에 주산지 민박등이 있어서 조금만 부지런 떨면 된다.
그리고 새벽이면 추우니까 두터운 것 옷을 준비하는 것도 잊지말자.
사진을 찍는다면 삼각대는 필 수!!!~
* 주산지를 둘러보고 난 다음 주왕산 입구의 얼음골 막걸리와 정구지찜(부추 부침게)
을 맛보면 금상첨화 ~
대중교통 : 청송읍에서 부동면행 버스를 타고 주왕산국립공원까지 간다.
공원 입구 버스터미널에서 주산지가 있는 이전리까지 가는 시내버스이용
(1일 7회 운행)
자가용 : 청송에서 포항쪽으로 가는 31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청운리에서 이전 방면
914번 지방도를 탄다. 상이전리에서 주산지와 절골 계곡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 갈림길에 있는 다리를 건너 약 1km가면 주차장이 나오고, 여기서 도보로
900m가면 주산지 전망대가 나온다.
문의 : 청송군 문화관광 : http://tour.cs.go.kr
오. 갈대와 철새들의 보금자리 순천시 순천만
남도 여행의 일번지..
매년 순천만을 찾아가지만 한번도 멋진 비경을 만나지는 못했다.
황홀한 해넘이도 우아한 철새들의 몸짓도 만나지 못했지만
그래도 찾아가는 이유는 놀라운 풍경에 있다.
갯벌과 갈대, 그리고 칠면초 군락과 철새들..
우리가 이시대에 잘 품어야 할 대표적인 자연 유산들이 있기 때문이다.
순천만을 제대로 즐기려면 때를 잘 알고 가야한다.
환상의 S자 물길은 언제 열리는지 붉게 물든 칠면초와 가을걷이가 한창인 논,
그리고 갈대가 활짝 핀 때를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생태 탐방로를 따라 용산전망대에 해넘이 30분 전 까지는 도착해야한다는 것 까지..
대체로 10월 중순 이후에 가장 보기 좋으며,
물때는 순천만 닷컴 http://www.suncheonman.com 에서 확인하자.
또 한 인근에 천년고찰 선암사, 송광사와 더불어 낙안읍성과 사랑과 야망 세트장이 있어
볼거리 또한 풍성하다.
순천만! 남도 특유의 맛과 질퍽함이 여행자를 즐겁게 해주는 곳이다.
대중교통 : 강남고속버스터미널센트럴시티->순천고속터미널(5시간 소요)
용산/영등포역->순천역 (4시간 10분소요)
순천고용터미널이나 순천역에서 67번 버스이용 순천만 하차(1일31회 운행)
자가용 : 서울->청주->회덕분기점->호남고속도로->순천IC->22번국도->남교오거리
->순천만
문의 : 순천만 사이버 자연생태공원 : http://www.suncheonbay.go.kr
축제 : 순천만갈대축제 10월 중순경 http://www.reeds.co.kr/
스페샬 보너스. 가을을 알리는 소식 선운사 꽃무릇
선운사의 꽃무릇은 다른지역에 비해 규모가 가장 크다.
선운사 일주문에서 시작해 도솔천을 따라 피어난 아름다운 꽃무릇..
이 꽃무릇이 지고나면 붉은 색의 단풍이 세상에 드러난다.
이 땅엔 너무나 아름다운 여행지가 있고 그 중에서도 가을에 갈만한 여행지는 많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중 하나가 아닌가..
내가 뽑은 여행지는 누군가에게는 그저그런 곳일 수 도 있고,
아직은 가보지 못한 곳이 있을 수 있다.
아무려면 어떤가 어디든 올 가을 향기에 듬뿍 취해 보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더구나 가을은 여행을 하기엔 너무나 좋은 계절이다.
* 모두에게 즐거운 가을 여행길 되기를 바래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