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he Most Wonderful Place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픈 계절이다. 혼자도 좋고,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라면 더욱 좋다. 자신의 삶에 누구보다 충실한 각계각층 액티브 시니어 7인에게 물었다. 살면서 자신이가 본 최고의 여행지, 그리고 함께 떠나고픈 그 혹은 그녀.
Question
①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 2곳만 꼽는다면?
② 그 이유는?
③ 여행에 동반하고 싶은 이가 있다면?
국립발레단장 최태지
① 태국 푸껫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② 푸껫은 가족과 함께 가는 휴양지로 최고인 것 같다. 시차도 없고 바쁜 일정을 뒤로한 채 따뜻한 날씨 속에서 푹 쉬다 올 수 있는 곳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예술적인 영감과 지성을 느낄 수 있는 도시다. 지난 2010년 국립발레단 ‘차이코프스키’ 공연차 갔었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아름다운 공연장과 박물관이 나를 예술가로 만들어준다.
- ▲태국의 푸껫
③ 푸껫에 함께 가고 싶은 이는 따로 없다. 굳이 꼽으라면, 정말 푹 쉬다 오고 싶은 곳이기 때문에 가족이나 남편과 함께 가고 싶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함께 가고 싶은 이는 러시아의 천재 무용가 유리 그리고로비치이다. 그는 볼쇼이발레단 수장을 맡아 30년 이상 주옥같은 발레 작품을 선보이며 러시아 발레의 위대함을 보여준 인물이다. 공교롭게 그의 고향도 상트페테르부르크다. 이곳의 역사와 예술에 관한 얘기를 나누면 함께하는 내내 많은 예술적 교감과 지성으로 충만할 것 같다.
서울성모병원장 황태곤
① 백두산 천지와 체코 프라하
② 백두산 천지는 1988년 중국 지린대학병원장의 초청으로 병원을 방문한 후 가 보게 됐다. 민족의 영산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장춘에서 12시간 이상 버스를 타고 갔다. 백두산 아래에서 맛본 귀한 음식과 별이 총총한 밤의 추억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백두산 정상에 올랐을 때는 구름 한 점 없이 날씨가 맑았다. 당시 천지의 풍광은 너무나 감동적이라 지금도 컴퓨터 바탕화면에 올려놓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북한땅으로 가서 천지연에 손을 담그고 싶다.
그리고 프라하. 부다베스트를 떠나 프라하로 향하는 작은 비행기 안에서 내다 본 경치가 기억에 남는다. 이전에도 두 차례 프라하에 다녀온 적이 있다. 하지만 포스터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경치를 하늘에서 직접 본 것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맑은 날씨와 함께 시가지를 선회하는 비행기에서 본 그 경치는 걸어 다니면서 보았던 건물과 작은 길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③ 나는 여행의 동행자에게서 느끼는 설렘보다 여행이 선물해주는 일상을 벗어난 삶의 편안함을 더 느끼고 싶다. 유명인사나 연예인과 동행하기보다는 늘 함께 있기에 편안한 아내와 함께 여행하고 싶다.
㈜리솜리조트 대표이사 서환석
① 인도네시아 발리
② 정확히 말하자면 발리의 포시즌스 짐바란 리조트와 헤븐리 리조트다. 두 곳 모두 발리 출장 중 둘러본 곳이다. 포시즌스 짐바란은 제천 리조트를 기획하며 둘러 본 십여 개의 리조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 제천 리조트와 흡사하게 개발된 곳이기도 하다. 외부인을 철저히 차단하는 엄격한 관리가 인상적이었고 자연을 최대한 보존하며 경관을 잘 살린 건축물과 부대시설은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 ▲인도네시아의 발리
③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님과 함께 여행하고 싶다. 가식 없이 여행의 순 재미를 나눌 수 있는 CEO일 것 같다. 평소 궁금해하던 도전과 열정의 원천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으니까.
AIA생명 대표이사 댄 코스텔로
① 레바논의 베이루트와 러시아의 모스크바
② 20대 초반 AIA의 자매회사였던 중동의 ALICO로 발령을 받았다. 레바논 내전이 진행 중이었고 레바논 사람들이 중동 전역에 흩어져 일할 무렵이었다. 그들은 모국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고 베이루트와 그를 둘러싼 산에 대해 얘기하곤 했다. 1996년 전쟁이 끝나고 재건이 시작됐을 때 나는 마침내 베이루트를 여행할 수 있었다. 아름답게 재건된 건물들뿐만 아니라 총알 자국이 남아 있는 아파트 주변을 거닐었고, 저녁에는 레바논 친구들과 함께 지중해를 바라보며 음식과 술을 즐겼다. 이 여행이 더욱 기억에 남는 이유는 힘든 역사를 지닌 레바논 사람들의 긍정적인 자세와 강인한 회복력 때문이 아닐까 한다. 모스크바는 2007년 우수사원을 위한 포상여행으로 다녀왔다. 모스크바가 갖고 있는 20세기 역사가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밤에 발레 공연을 보고 극장 밖으로 나왔을 때 여전히 밝은 모스크바 시내에서 새벽까지 연회를 가졌다. 낮엔 유명 목각인형 공장과 크렘린궁 등을 방문했는데 그 환상적인 모습을 잊을 수 없다.
- ▲러시아의 모스크바
③ 1순위는 아내. 그 외에는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 그의 투철한 직업의식이 감탄스러웠다. 그는 “나는 누구보다 더 많이 실패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시도함으로써 많은 실패를 겪겠지만, 그 각각의 실패들이 성공을 향한 계단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는 매우 쿨한 사람이기 때문에 함께하면 즐거울 것 같다.
평창동계올림픽대회조직위원장 김진선
① 설악산 백담계곡과 중국 사천성 구채구
② 백담계곡은 순수 그 자체를 간직한 곳이다.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자연. 만해 한용운이 백담사를 오가며 불후의 명작 ‘님의 침묵’을 창작한 오세암과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봉정암이 자리하고 있다. 그 계곡을 생각하면 가사장삼을 걸치고 바랑을 멘 수도승이 주장자를 짚고 표표히 걷는 뒷모습이 그려지곤 한다. 나는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봉정암 적멸보궁을 찾았고 백담사에 며칠씩 기거하면서 마음을 다스렸다. 마음을 정돈하고 새로운 일을 도모하는 곳으로 이만한 곳이 없다.
구채구(九寨溝)는 중국의 대표적인 자연관광명소로 오색찬란한 물빛이 신비로움을 더해주는 곳이다. 이과수나 나이아가라의 웅장함과는 성격이 다른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산을 보려면 황산을 가고 물을 보려면 구채구로 가라”고 할 정도로 중국인들이 자랑하는 제1의 관광지다.
- ▲중국의 구채구
③ 백담계곡에 다시 간다면 나의 멘토인 신흥사 조실 무산스님과 단둘이 걸으며 스님께서 깨달은 말씀을 전해 듣고 싶다. 구채구엔 친구 몇 명과 부부동반으로 다녀왔는데, 다음엔 아내와 자녀들을 동반하고 싶다.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① 브라질 이과수 폭포와 페루 마추픽추
② 나는 이과수 폭포에서 자연이 위대하다는 느낌을 가장 크게 받았다. 물안개속 피어오르는 무지개를 보며 이과수 폭포가 또 다른 세계로 향하는 문인 듯 느껴졌다. 시각·청각·촉각 등 오감으로 물안개를 느끼며 큰 감동을 받았다. 폭포를 넘나드는 새가 부러워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마저 솟았다. 아마 뛰어내렸더라면 새처럼 날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마추픽추에서는 인간과 자연이 가장 잘 호흡하고 어우러진 여행을 했다. 인간이 자연을 영위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것. 아침 안개가 속살을 벗어 던지는 듯한 광경에 사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프레임을 벗어나 전체를 마주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깊은 원추형 산과 폭포, 밀림처럼 우거진 초목 안에는 인간의 위대함과 자연의 위대함이 공존하고 있었다.
- ▲페루의 마추픽추
① 제주도와 인도 델리
② 제주도엔 20대 초반 신인 탤런트로 활동하던 시절, 촬영차 처음 가 봤다. 성인이 된 후 간 첫 여행이다. 당시 제주도의 이국적인 풍경은 신선한 충격을 줬다. 공항 근처에 줄지어 서 있던 키 큰 야자수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구나, 이런 예쁜 곳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첫 여행에 대한 각별함 때문일까. 지금도 가끔 공연 때문에 제주도에 갈 일이 있지만 갈 때마다 무척 좋다. 인도 델리는 4년 전 교포 위문 공연 때문에 간 곳이다. 가기 전까지는 ‘가난한 나라’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도착해 보니 인도 특유의 모습이 나쁘지 않았다. 거리에는 황사처럼 뿌연 먼지가 가득 흩날렸고 사람과 자동차, 동물이 마구 뒤섞여 있었다. 그 무질서 속의 묘한 질서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삶의 모습 자체가 우리와는 완전히 달라서일까. 꼭 한번 다시 가 볼 예정이다.
③ 여행은 당연히 사랑하는 사람과 가야 한다. 우리 신랑이 1순위다. 배우중에서 택하라면 평소에 팬인 김상중 씨. 영화 속 김상중 씨를 보면 지적이면서도 적절한 위트를 지니고 있어 함께 여행을 하면 즐거울 것 같다.
첫댓글 백담사와 제주도 말고는 가본데가 없구만...
난 거의 없는데
이번 방학때 아들오면 발리에 딸하고 둘이 2주 보낸다.
사진발이야 ... 막상 가보면 그저그래...
사진빨,..,ㅎㅎㅎ
맞어 대다수 사진빨~~특히 여자들~~빨 화장빨 조명빨 사진 각도빨 목소리빨~~조심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