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이글스 테마공원·역사홍보관
조국 하늘에 바친 헌신·영광의 순간 ‘파노라마’
순직 조종사들 추모 위해 원주기지에 조성
군-가족 휴식 공간으로도 인기
특수비행 선보인 항공기 모형
테마공원의 가장 큰 볼거리로
대한민국 공군의 자부심, 공군53특수비행전대 블랙이글스가 펼치는 화려한 에어쇼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꿈과 동경의 대상이다. 블랙이글스 에어쇼 현장이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블랙이글스의 팬이라면 꼭 한번 가봐야 할 명소가 있다.
블랙이글스 역사와 발전상을 조망하고 순직 조종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원주기지에 조성된 블랙이글스 테마공원과 역사홍보관이 바로 그곳이다.
● 숭고한 추모의 공간이자 편안한 휴식의 공간
블랙이글스 테마공원은 지난 2012년 안타깝게 순직한 블랙이글스 조종사 김완희 소령을 비롯한 모든 순직 조종사를 추모하고자 만들어졌다.
테마공원은 원주기지 정문에 들어서면 바로 만날 수 있어 부대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이 반드시 거치게 되는 곳이다. 블랙이글스 팀원들은 물론이고, 일반 방문객들에게도 순직 조종사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2013년 장장 10개월에 걸쳐 총 2억8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 원주기지에 7200㎡ 면적의 테마공원을 처음으로 조성했다. 이후 2차 개선 공사를 통해 추모 조형물을 설치하고 2014년 8월 12일 개장식을 열었다. 이날 개장식에는 블랙이글스 전 대원과 순직자 유가족, 대대원 가족 7명이 참석했다.
공원 가운데 자리 잡은 추모비 주변에는 ‘향’을 상징하는 긴 장대가 다수 설치돼 있다.
이 장대들은 지대가 약간 높은 곳에서 바라보면 블랙이글스의 상징인 T-50B 항공기 형상을 띠고 있어 그 의미를 더한다. 특히 추모비 위에는 차인숙 작가의 추모문 ‘블랙이글, 기지로 돌아오라’가 아로새겨져 방문객들의 눈시울을 적신다.
블랙이글스 전 대원은 국군의 날을 비롯해 주요 기념일이면 이곳 테마공원을 찾는다.
순직 조종사들의 넋을 위로하고 안전한 임무수행과 완벽한 에어쇼를 다짐하기 위해서다.
블랙이글스 문현웅(대위) 홍보과장은 “이곳은 숭고한 공간이지만 결코 무겁고 슬픈 곳만은 아니다”라며 “올해 3차 개선 공사를 거쳐 벤치와 꽃, 잔디로 단장하는 등 장병과 군 가족들의 휴식 공간으로도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 블랙이글스 역대 주요 기종이 눈앞에
테마공원의 가장 큰 볼거리는 역대 블랙이글스가 특수비행을 선보였던 대표적인 항공기들의 모형이다. 이 모형들은 실물과 거의 흡사할 뿐만 아니라 조종석에 조종복을 입은 마네킹까지 탑승해 있어 당장 에어쇼가 펼쳐질 것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공원 앞쪽에는 1956년부터 운용된 초창기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의 애기(愛機) T-33A가 보인다. 1953년 F-51 항공기로 처음 특수비행을 선보인 공군은 1956년부터 1961년까지 이 T-33A를 타고 특수비행의 서문을 열었다.
그 오른편에는 1962년부터 운용한 F-86F 항공기가 날렵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이 당시 블랙이글스의 전신인 블루세이버(Blue Sabre)가 창설돼 F-86F를 타고 공식 특수 비행팀으로 활약했다. 블루세이버는 화려한 특수비행을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공군의 전투 기동 개발에도 큰 공헌을 했다.
그 옆에 진열된 F-5 항공기는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기체다. 1966년부터 블랙이글스가 운용한 이 항공기는 현재 동북아 최강 전투기로 불리는 F-15K처럼, 그 당시 동북아 최강의 칭호를 부여받은 기종이었다. F-5와 함께 블랙이글스라는 팀이 정식으로 만들어졌고, 지금까지 팀 이름의 변화 없이 특수비행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만큼 특별히 의미 있는 기종이다.
마지막으로 A-37B를 발견할 수 있다. 이 항공기는 미국산 훈련기로 블랙이글스 해편 후 재창설된 1994년부터 2007년까지 운용했다. 당시 우수한 조종사가 특히 많이 배출돼 T-50B 항공기 시대의 비행대장, 대대장 등이 나왔고, 현재의 블랙이글스 명성에 초석을 다지는 데 크게 공헌했다.
● 블랙이글스 발자취를 한눈에 조망하는 역사관
53특수비행전대 건물 2층에 있는 블랙이글스 역사홍보관 역시 테마공원과 함께 블랙이글스 역사의 산실이라 할 수 있다.
이곳에는 블랙이글스의 발자취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물이 마련돼 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홍보관 가운데 전시된 십자수다. 이 십자수는 블랙이글스 팬클럽인 ‘이글윙’에서 지난 2003년 부대의 고유 마크를 십자수로 만들어 준 것이다. 십자수와 수많은 감사패, 국민들의 팬레터까지 소중히 간직된 모습에서 블랙이글스가 팬들을 얼마나 아끼는지 느낄 수 있다. 이 밖에도 2007년 이전까지 블랙이글스 조종사들의 이름이 새겨진 현판도 방문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블랙이글스의 역사가 담긴 사진도 시대순으로 배치돼 있다. 1962년 F-86 기종을 탄 블루세이버의 사진부터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오륜 마크를 그리는 블랙이글스의 모습까지 특수비행에 바친 헌신과 노력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해외 에어쇼에 참가한 영광의 순간들도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처음으로 출전한 영국 에어쇼에서 당당히 대상을 거머쥔 지난 2012년의 블랙이글스와, 수많은 태극기와 교민들이 관객석을 가득 메운 싱가포르 에어쇼 사진 등을 바라보면 당시의 흥분과 감동이 그대로 재연되는 듯하다.
블랙이글스 역사홍보관을 안내한 문현웅 홍보과장은 “검은 독수리를 한자로 하면 흑취라고 한다”며 “블랙이글스는 앞으로도 검은색이 상징하는 고귀함과 독수리가 상징하는 용맹함을 국민에게 선보이며 이곳에 새로운 역사를 새겨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윤 국방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