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가이자 전략가인 장량 선생
장량은 영화나 소설의 가공 인물이 아니고, 초한지(楚漢志)에 나오는 실존인물이다.
탁월한 전략으로, 항우보다 세력이 약한 유방을 도와 승전하여 한(漢)나라를 건국했음에도, 권력에 초연하여
시골에 은거하는 인품을 지닌 분이다.
그런데 은거한 그곳은 원래 원주민 ‘토가족’ 의 땅으로, 그들은 처음에는 외인부대 장량 선생을 완강하게 거부했다.
하지만 차츰 선생이 ‘거꾸로 도는(?) 물레’나 연자방아 등 일상생활에 편리한 기술을 많이 가르쳐주면서
서로 화합하게 되어, 끝내 힘을 모아 토벌군을 물리쳤다.
선생의 창의적인 과학기술과 화합하는 마음이 독특한 전술전략으로 뭉쳐서 토가족을 포함한 일가 족속을 지키는
군사력으로 강하게 발전하였고, 정부군과의 100전 전투에 모두 승리함으로써 얻은 이름이 장가계 무릉이다
(사진: 장가계 토가족 박물관 정문 장식).
대단하지? 역시! 무릉은 이런 거였어! 무릉에는 이런 심오한 의미가 들어 있었어.
무엇보다 무릉도원이라는 사자성어에서 드디어 무릉의 소중한 역할이 분명히 드러난 것이 너무 좋아.
역시 ‘힘으로 확실하게 평화를 일궈야 한다’는.
“장량 선생은 사후에 신선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던 조선족 가이드의 말이 생각났다.
신선이 사는 곳. 그 장소는 보통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
내 생각에 아마도 굉장한 경관을 지닌 장가계 약 12만 개 필봉(筆峰), 즉, 마치 큰 붓처럼 생긴 약 300~400 미터 높이의
길쭉한 암석 덩어리로 이뤄진 돌 숲 그 어느 곳에 신선의 공간이 존재하는 것으로 상상하고 싶다.
여기서 엉뚱한 질문 하나를 던진다.
“물레방아의 물레는 어떻게 돌지요?”
사진은 水량이 적은 도랑물로 여러 대의 물레를 쫄로리(한 줄 나란히) 설치하여 실제로 돌리고 있는 장가계 풍경이다.
대체로 사람들은 수차 ‘위쪽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아서 아래로 도는 것만 알지.
그러나 선생은 놀랍게도 도랑에 쫄쫄 흘러 가는 적은 양의 물로 물레를 ‘아래쪽에서 위로’, 즉, 통념과는 정반대로
돌리는 기술을 가르쳐 주셨어. 즉, 장가계 땅은 종전개념으로 물레를 돌리기엔 불리한 지형이었지만,
도랑물의 유속(流速)을 빠르게 만들어 이를 돌리게 해 준 거지.
물론 도랑 뿐 아니라, 큰 강물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다.
그게 방앗간이 되어 생활에 큰 도움을 받은 것이고. 과장이 아니고, 장량은 삶을 편리하게 만든 발명가이기도 한 것이다.
내 고향집에서는 방축을 넘으면 거랑이 있었지만, 낙차 있는 물레방아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