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 정도면 집에 가야 하는 것 아닌가.
천리길 안걸어 봤으면 절대 이해 못 하는 모습
물, 모래, 뻘, 자갈돌, 바위, 조수 간만의 차 그리고 35도의 무더위가 판을 깔아 주었고
그 길에서 스스로 즐겼지만 절대 쉬운 길이 아니다.
깽이님이 걸은 길은 바다가 만든길이기에 똑같은 조건은 두 번 다시 만들지 못하니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신에게 주는 가장 강렬했던 선물이며 행복일것이다
고통은 있겠지만 정신은 맑게
후반전 이어 갑니다.
우리나라 해안선중 전체 46%에 달하는 서해안은 7,030km
군부대, 공장 ,개인 사유지로 모두 다 가볼 수는 없겠지만 그나마 경치 좋은 구간은 물때시간만 맞으면 구경할 수 있고
어은돌 해수욕장 이후에는 군부대(ud*)가 있어 바다가로 가지 못하고
모항으로 들어와 아침 겸, 점심으로 한 끼 먹고 만리포해수욕장으로 가는 해안길
이곳 해안길은 바위가 거대하지만 조금만 조심하면 누구나 지날 수 있다.
거친 바위암릉을 지나
거친 바위길이 이어지니 조심해서 진행
바위 가운데 노송님이 계시고
오늘 가야 할 길이 먼데
꼼지락꼼지락...속터지게 만들어 주시고
모퉁이만 돌면 만리포해수욕장이고
해안 멀리에는 천리포, 백리포 십리포가 기다리지만
물때가 맞지 않을 것 같아 도로나 산으로 진행해야 할 것 같다
만리포에 들어와
시원한 물 잔뜩 사서 보충하고 천리포 해수욕장을 지난다
도로 따라가며 진행
백리포 소초도 보이고
해안길에 군부대를 자주 만나기에 가능한 피해서 진행
의항 해수욕장
자연에 시간을 더하면 계절이 되는데
이 계절도 비 한번 뿌리고 나면 금방 찬바람 불어오는 계절이 될 것 같고
그늘, 그늘, 그늘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터
오늘 흘린 땀방울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며
무더운 여름에 땀 한번 실컷 흘려보며 걷는 길
그러다가 만나는 그늘의 값어치는 얼마나 될까?
소근진성으로 가는 길에 노송님께 제 보따리 한번 매고 가보라며
소원면 소근리 마을에
마을 주민한분이 갯장어와 막걸리, 라면 그리고 버너와 프라이팬까지 가지고 찾아오셨습니다.
이곳 어촌마을의 이야기와 다른 어촌과는 다르게 뻘에는 조개 종류가 거의 나지 않아 특별한 체험문화가 없다고...
그건 어장 관리를 잘못한 어촌 마을분들의 문제가 아닐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모처럼 달달한 막걸리 한잔하고 초저녁에 잠을 청한다.
신두리 해수욕장에 들어와
물을 보충해야 하는데 이른 새벽이라 문을 연 곳이 없어 학암포까지 가야 할 것 같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걸음을 걸어야 할 때
눈이 즐거워야 할까? 아니면 발이 즐거워야 할까
짧은 걸음에서는 눈이 즐거워야겠지만
긴 걸음을 두고 간다면 발이 즐거워야 만사가 편안하다.
하지만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대부분 첫날에서 3일째 사이에 물집이 하나,둘 생기며
이후에는 정신마저 무너져 내려 감당이 안될 정도다
그럴 때 반듯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걸어갈 사람은 흔하지 않다.
구례포 해수욕장 가는 길
학암포해수욕장 가는 길에
학암포애서 아침 겸 점심 식사하고
얼음부터 시원한 물까지 잔뜩 사서 보충
만대항까지 가야 하니 제 배낭은 20kg가 넘어섰고
깽이님은 발바닥 치료 중
상처는 피부에 새겨진 훈장인지 고통 속에 피어난 꽃인지
더운 건 참을 수 있는데 발바닥 고통은 참을 수 없나 봅니다.
먼 걸음을 걸을 때 찾아오는 물집도 자기 관리를 못해서 생긴 것이니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겠죠
이런 고통은 당해봐야 아는데 작은 물집 한, 두 개로 물집에 대해서 논할 수 없으니
고통은 깽이님만 아는 걸로...
학암포에서
각 얼음은 이렇게 사용하는 것
뜨거운 열기에 저 얼음이 얼마나 갈지
시원함은 좋은데 결국은 저것도 무게라 느껴질 것 같다.
덥다 더워
배낭 안에는 생수 8개 그중에 두병은 어지간해서는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꼭 필요할 때 딱 한번 쓰기 위한 물이며
그러다 보니 집에 올 때도 두병은 고스란히 남아있다
3km 이원 방조제를 건너가며
가지고 온 각얼음은 몇 시간 견디지 못하고 미지근한 물이 되었고
흐르는 땀...
내가 흘린 땀방울에 빠져 죽기 직전처럼 흐른다.
살이 탈까 하여 싸매고 다니지만
직선길에 뚜껑 열리기 직전이고
서해안길에서 두번째라고 하면 서러울 경치를 자랑하는 이원면 내리 해안가
이곳부터 만대항까지 이어지는 경치는 너무 아름답다
훗날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한번 더 와보고 싶은 곳으로 메모를 해두고
구멍바위를 지나며
지나온 구멍바위와 가야 할 해안길이 보인다.
끝없이 이어지는 갯바위 구간
모래를 가로질러가며
다행히 진흙뻘이 아닌 고운 입자의 모래가 펼쳐져
진행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물이 들어오는 시간
하천이던 해안이던 물과 친해지지 않으면 나만 손해보는 게임
고운 모래를 지나 다시 나타나는 갯바위구간
갯바위에는 날카로운 굴이 달라붙어 있어 자칫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갯바위 구간이 끝나고 다시 모래길
미역 양식장에도 물이 가득 밀려와있고
다시 나타나는 바위구간
꾸지나무골 해수욕장이 보이고
거친 바위 암릉이 기다리니
칼날 같은 바위를 넘어가며 발바닥이 얼마나 아플지
누구나 이 바람에 흔들리고 저 바람에 흔들리니
집에 가자고 하면 어떻게 설득을 시켜서 천리를 마무리시킬까 생각도 해보고
끝이 어딘지 알수없고 물이 많이 밀려와 있어 걱정이 앞선다.
모퉁이 돌아가면 끝날까
그러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물이 많이 들어와있어 저 모퉁이 돌아서 산으로 갑시다며...
매바위 앞에 서서
물이 들어와 더 이상의 진행은 무리라 판단되어 산으로 오른다.
태안군 이원면 솔향기길
절벽 위로 만든 길이며 경치가 아주 좋은 곳
그러나 해안길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경치이다.
솔향기 길을 따르며
물이 다시 빠져나가자 해안가로 진행하며
50여 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해안 용난 동굴
멀리 태안 화력 발전소가 보이고
고만 구경하고 갑시다.
여섬 바닷물이 들어왔다가 빠져 나가는곳인데
물살이 상당히 쎄다.
물집으로 터진 발바닥이 어떨지
찡그리거나 아프다는 말씀이 없고 즐거워 하시는 모습
전망대에서
훗날 기회가 된다면 다시 와보고 싶은 이원면 해안길
지금은 비록 솔향기길로 가지만 마음은 해안길이다.
멀리 서산의 황금산이 보이는데
저는 내일 오전까지만 걷고 깽이님은 내일 저녁에 저곳으로 가야
고된 이틀이 될 것 같다.
마지막 봉에서
만대항으로 가는길에 삼형제 바위가 있는 곳
깽이님과 멀리 황금산
만대항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즐거운 표정인데
아직 끝이 보이지 않은 길 위에 지친 듯 서 있지만
언젠가는 스스로 길을 찾아 갈날이 오지 않을까?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에 또 다른 누군가에게 "스스로 해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것 같다.
시골에 사랑스러운 아기가 태어났다며 축하 현수막을 걸어 두셨네요
이원면 내리 3리 마을 회관 옆 정자에서 노숙 준비를 하며
생수 2개로 땀만 씻어내고 모기장 치고 잠잘 준비 하는데
깽이님은 늦은 밤까지 물집 치료 중이다
새벽 3시에 일어나 다시 면도날 같은 길위에 서며
8월 3일-7일까지 사리때라 물이 많이 빠지지 않고 차 오르니
마을에서는 연신 조심하라며 방송한다.
이원면 당산리 마을에서
마을 어르신께 "마을 회관에 라면 있으면 끓여 먹어도 되는지" 부탁드리니
라면 끓여 먹고 가라고 하신다.
깽이님이 끓이고...
감사한 마음으로 막걸리 값으로 5만원 드리고 나온다.
물이 빠져나가는 시간이라 태안군 원북면 청산리부터 해안길로
멀리 서산의 팔봉산이 보이고
질퍽질퍽
천리길을 걸으며 이정도는 돼야 하는가
터지고 또 터지고
땡볕에 미친 듯 걸으면 이길 듯 하지만 결국은 피해는 사람이 보는 것
"천리길에 이 정도면 훈장 아닌가!" 하시는 깽이님
ㅎㅎㅎ 여기도 터졌군요
아참 저는 말짱합니다.
저는 땡볕에 살 태우러 왔지 발바닥에 물집 공사하러 오지 않았습니다.
반계 저수지 부근에서
진흙뻘에서 발바닥 머드팩도 좀 하고
깽님은 어떨지 상상해 보세요
태안읍 산후리
태안읍 어은리
낙지 잡으러 나오신 어부님께 시원한 물 한병 얻어 깽이님께 드리고
어부님은 티브에 한번 나오셨던 분이신데 낙지 사냥꾼이라고 하신다.
태안땅을 지나고 서산땅에 들어와
구도항으로 가는 길에
지칠 대로 지친 깽님
오늘은 어제보다 더 더운 듯
물이 다시 찾아오니 구도항까지 갈 수 있으려나
구도항에서
공주에 사시는 팔개님께서 점심값을 내주셨구요
팔개님께 감사드립니다.
냉면으로 배를 채우고 바로 옆에 슈퍼에 생수 사러가니 주인장께서 흑인인줄 알았다며...ㅎㅎㅎ
배는 부르고 마실물도 많이 보충하고 마침 물도 가득찰 시간이라 호리길로
떡하나주면 안잡아 먹지 호랭이 있는곳에서
전망대가는길에
호리마을에서 밧대리 충전겸해서 택시를 불러 서산시내로 나갑니다.
이곳에서 택시 하시는 전국 나그네님을 만나서 며칠동안 도움을 받았는데
나그네님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저는 오늘이 마지막이라
새벽 3시무렵에 다시 해안길로
아침부터 후덥지근하니
가야할 해안길은 멀리 보이고
팔봉면 덕송리에서 멀리 보이는 대황리로
대황리 마을을 지나는길에 마을 주민분과 이야기 나누다가
마을 이장님도 피부가 까만데 제가 더 까맣게 타있습니다.
세상 사는 이야기 잠시 나누다가 생수와 커피를 주셔서 받아들고 가며
전국 어디를 걷던 많은 분들이 먹을것과 마실걸 주시는데 제가 아주 불쌍해 보이나 봅니다.
더운날 제정신 아니니 미친날에는 미쳐야 그게 제정신이죠
그러다 보니 염소와 이야기 한다며 쪼그리고 앉아 ...
저는 320km지점까지 걷고 집으로 옵니다.
이제 남은길은 스스로 가야하는길
눈이 침침하여 길게 쓰지 못하고 짧게 써서 마무리 하오니 널리 이해하시고
진짜 후기는 깽이님 글로 보시기 바랍니다.
이번길에 도움주신 콜리님, 동강 누님.지음님, 산이지부장님,보라님,전국구님,팔개님께 감사드리며
일부구간 걸어주신 노송님
아직도 방바닥에 기어 다니시는 깽이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첫댓글 진료는 의사에게
처방은 약사에게
ㅎ디게 아프겠습니다
ㅎㅎㅎ 저만 아니면 되구요
깽이님은 아직도 걸어 다니지 못하고
기어서 이방 저방 다닌답니다.
디게 아프겠죠
일주일 지나니 겨우 두 발로 서서 집 안 이동은 합니다.
주방으로 화장실로 안방으로~
조금만 몇 발작 움직이면 얼굴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네 발로 기다가, 두 발로 서는 아기가 된 듯
아기가 왜 기어코 서는지 알겠더라고요
무릎이 너무 아파~요~ 긴다는건 힘들어~
ㅎㅎㅎ
방장님 해안기인지 깽이님 고생담인지 살짝 햇갈리네요. 발바닥 물집도 타고나는것 같습니다. 많이 생기는 사람이 있고 그도 아닌 사람도 있으니...
이런길에서 최고의 선물은 물일거 같습니다. 머리에 물을 부어가면서 가는게 최고더군요.
더운여름날 해안가 걷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게 아니고 내가 좋아 하는거라 다행입니다.
무더운날 사서 고생 하시느라 진짜 고생 하솄습니다.
나는 꼴랑 100키로 걷고 물집생겨 울면서 집에 왔어요
진짜요. ㅎㅎㅎ
아시다시피 옆지기가 태안녀자잖어유.
나는 미안하지만 이 글 대~충 읽었는데
옆지기는 아주 정독을 하네요.
그리고선 하는 말이
지명이나 그 땅에 얽힌 걸 오째 이리 다 꿰신댜?
더운날씨에 해안길과 암릉길 발바닥이 말해주네요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저 발바닥은 강철발바닥이 되겠죠
부러워질것 같습니다 ㅋㅋ
여름날 해안길이 부러울듯 하며 산보다 더 험할듯한 느낌이 오네요
노송 큰형님,방장님에 든든한 보디가드..
깽이님 발 보니 마음이 찡 합니다.
남은 서해안 길 잘 걷기를 마음속으로 빌어 봅나다^^
수고와 고생 마니 하셨습니다
나보다 남을 위해 헌신한다는게
쉬운일이 아니고요. 또한
남을 배려한다는것 쉬운일이 아니지요
~~~~~~~
걸음 걸음 줄거운 걸음 되시길 바랍니다